2년 언저리 키우셨던 것 같아요.

종같은건 잘 모르지만 가슴까지 오는 정도의 크기였던게 5개 정도,

미술실 석고상정도 크기의 선인장같은 것이 3개 정도.

잘은 모르지만 식물갤 여러분들처럼 사랑하는 느낌은 못받았던 것 같아요.

항상 누렇고 앙상하고...

잘은 모르지만요.

싫은 티를 많이 냈었어요.

그 주변은 쓸어도 쓸어도 흙이며 잎이며 난리고, 집에 벌레도 많고.

제가 벌레를 극도로 싫어하는데 식물 있으면 벌레 꼬인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딱히 충돌이라고 할 만한 사건은 없었지만, 아마 제사 때였던 것 같은데,

빛 잘드는 창가에 있던 식물들을 적당한 계기에 잠깐 안쓰는 차갑고 어두운 방에 꽁박아뒀다가 그대로 못나오게 됐죠.

원래도 상태가 안 좋았는데 얼마 안가서 완전히 맛이 가더라구요.

그냥 그러려니 뒀다가 마찬가지로 적당한 계기가 왔을 때,

아마 계절이 바뀌어서 집의 커튼들을 다 가는 날이었던 것 같은데,

좁고 성가셔서 조금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었어요.

얘들 이거 의미있어? 필요해? 그냥 다 버리지?

보통이면 작은 말다툼 쯤은 있을 법도 했을 것 같은데 그냥 딴청피우시고 지나갔어요.

순간적인 짜증이었을 뿐 평소엔 들어갈 일도 잘 없는 방이라 저도 그냥 그러고 말았죠.

어느 날 식물들이 안보이더라구요.

그날 그러고 보름쯤 후에 집에 이모가 놀러왔을 때 같이 다 버렸대요.

그래, 하고 말았어요.


엄마는 요새 누워지내요.

당뇨 때문에 뇌혈관이 터져 반신이 마비되셔서요.

아무 이유 없이 요즘 그 일이 부쩍 생각나요.


오늘은 특히 너무 사무치게 떠올라서 그냥 어디에라도 말하고 싶었어요.

같은 식물을 봐도 저같이 매마른 인간은 성가시고 짜증만 내는데

소중히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여러분같은 분들도 계시다는걸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답지않게 생각이 좀 많아지네요.

그... 식물 생활...? 용어는 잘 모르지만... 모두들 행복하게 보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래요.

쓸데없는 소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