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는 꽃을 참 좋아하시면서도 꽃선물이 세상 쓸데없는 사치라고 애기때부터 날 세뇌시키셔서 꽃 선물을 한번도 안 드려봤어.
꽃이 필요한 날엔 초딩때는 종이를 접었고 쫌 더 커서는 이쁜 꽃사진 몇 장으로 때웠고 돈벌고 나서는 꽃 만발한 곳으로 같이 가서 사진찍는 걸로 대체하곤 했지.

어제, 직장에서 원데이클래스처럼 신청해서 하는 꽃바구니 만들기를 해봤어.
미적 감각없고 손재주 없는 쫄보가 반쯤 울며 만드느라 고생이었다.
강사분이 겨우 수습해주신 게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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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덜렁덜렁 들고 본가에 갔어.
공짜였으니 잔소릴 안들을 거란 자신감을 갖고.
안예뻐도 공짜니까 좋아하실 거란 생각으로.
식탁에 툭 던져두고 "이거 싹 뽑아다 엄마 취향으로 물병에 꽂으셔" 그랬는데 생각보다 좋아하시더라고.
의외네? 라고 생각하고 자취방에 돌아왔는데 오밤중에 엄마한테 톡이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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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방팔방 돌려가며 사진을 찍으셨더라고.
사실 사진 똥손이시거든. 맨날 초점 나가있고.
저정도 남기시려면 다섯배는 셔터 누르셨을걸 ㅎㅎ

그리고 오늘 저녁 저 못난이 꽃바구니를 소중히 안고 아빠랑 외할머니 뵈러 가셨대. 
저래 좋아하실 줄 알았으면 공짜로 받은 거라 뻥치고 진작 사다드릴 걸 그랬네. 엄마의 거절은 거절이 아닌 걸 또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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