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A와 식물 B가 있습니다.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이곳 식물갤 여러분의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식물 A는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 때, 이 식물을 기르면서 저를 많이 치유해줬던 친구입니다. 크게 별다른 보호도 없었는데 햇볕에 두고 물 주었더니 떡잎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식물 A를 기르면서 저 스스로도 힐링 많이 받았고 이사갈 때에도 꼭 챙기면서 애정을 많이 줬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식물 A는 비료나 물을 주면 조금씩 시들기 시작하더라고요. 분명히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무언가를 도와주려고 손을 대면 내 마음과 달리 결과적으로는 점점 이 친구를 시들게 합니다. 열매를 미친듯이 많이 맺어라 따위의 기대나 욕심은 전혀 없거든요. 그런데도 나의 터치가 이 식물을 점점 죽이는 것 같은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한동안 물만 주고 멀리 냅뒀더니 정말 또 푸릇푸릇하게 잘 지내더라고요. 머리로는 식물 A를 버리는 게 맞다는 걸 알지만, 그동안 식물 A로 내가 얻은 추억과 기억들이 너무 생생해서 아직 버리지 못하고 아직 집에 붙들고 있습니다.



식물 B는 최근에 기르기 시작한 친구입니다. 마음이 헛헛하고 힘이 들지만, 그래도 소중한 씨앗이 고맙게 내게 왔으니 잘 길러볼 마음으로 씨앗을 심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식물 A와는 달리 성장이 꽤 느린 편입니다. 이제 막 떡잎이 나왔고, 아마 조금씩 식물 A처럼 굵은 줄기를 가져나가게 되겠죠. 햇볕과 물, 비료도 꾸준히 줄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를 볼 때 마다 식물 A가 자꾸 생각나서, 온전히 식물 B에 집중하지못해 미안함이 듭니다. 내게 와준 씨앗인만큼 성심성의껏 잘 길러보고 싶은데 마음이 온전하지 않으니 볼 때 마다 죄책감이 드네요. 뭐 물론 제 마음이 이렇다는 것이지, 식물 B 자체는 무탈히 잘 자라나고 있습니다. 조만간 줄기가 더 길어지면 나뭇가지로 지지대도 세워 줄 생각이에요.



분명히 머리로는, 현실적으로는 식물 B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자꾸만 마음에서는 식물 A에 집중하라고 말을 합니다. 

저는 다른 거 바라지 않습니다. A든 B든 건강히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둘 다 기르기에는 집이 사이즈가 작아서,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여러분들이라면 무엇을 선택하실 것 같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