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숫돌로 가는 건 너무 귀찮아서 편법을 쓴다.
소위 다이아몬드 숫돌이라는 걸 꺼내서 매년 분기별 이벤트인 가위 갈기를 시작함.
이번 태풍이 끝난 중순에 접어들면 장미들의 가을 개화를 위한 중간 전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제멋대로 뻣은 블루베리들의 덩치도 좀 줄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면 블루베리들은 가을 전정 말고는 손을 델 필요가 없지만, 우리 집 애들은 이미 덩치가 산만 한데 여름동안 정도를 모르고 위와 옆으로 불어나서 이맘때 전지를 해줘야 함.
(나이가 몇살인데 아직도 청춘마냥 도장지를 수십개씩 뽑아대서 힘이 든다.....)
여튼 봄 전지 전에 정비한 후에는 대충 알콜 티슈나 알콜 스프레이만 써서 소독하고 계속 쓴 가위들은 녹이 난 건 기본이고 날이 무뎌지고 이가 빠진 자리도 있다.
가위들도 때 빼고 광을 내줘야 더운 날씨에 일도 빨리 끝내고 가지 치기한 식물들의 건강 상태도 보장받을 수 있으니, 대규모 가지 치기 전에 가위를 정비하는 건 귀찮아도 빼먹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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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가 나서 재작년부터는 다이아몬드 숫돌에 무디고 이 빠진 가위날을 간다.
물을 먹일 필요도 없고 평탄화도 안 해도 되니까 확실히 일반 숫돌보다 편하긴 하더라.
가위날을 대략 갈아서 세우고 벌어진 상태로 과탄산소다 녹인 물에 입수를 시켰다.
한 2, 3분만 놔둬도 꼬질꼬질한 손잡이의 때와 얼룩덜룩 올라온 가위날과 고정 나사의 녹이 녹아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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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탄산수용액에 넣었던 가위를 흐르는 물에 헹구면서 철솔로 구석구석 닦아서 덜 빠진 때를 모두 걷어냈다.
그 후에 물기를 제거하고 방청제를 연결 부위와 스프링에 도포한 후 마무리.
다 꺼내놓고 보니 본업이 매국노도 아닌데 국산 가위가 하나도 없구먼.....
치카마사, 토야마, 다이와, 피스카스.....
영국이나 독일제 가위는 내 느낌에 좀 무거워서 이 놈, 저 놈 써보다 쟤들로 안착하게 됐다.
안타깝지만 국산 가위는 질이 아직은 내 눈에 찰 수준이 아니더라.
나는 가드닝 툴이 아니더라도 칼이나 가위 같은 건 처음부터 제대로 신경써서 만든 물건을 사서 내게 맞춰가며 길들이는 편인데.
국산이들은 내 기준에선 이도 잘 빠지고 녹도 잘 나는데다가 곧잘 헐거워져서 자꾸 품을 들여서 자주 손을 봐야 하니까 신토불이랍시고 사놔도 오래 쓰질 못 했다.
평화고 화신이고 공방제고 간에..... 투박한 외양과 무른 날때문에 좀처럼 정을 붙이기 어렵더라.
여튼 오래 걸리지 않는 작업이지만, 꼭 필요할 준비이고 하고 나면 깨끗해진 툴 덕에 뿌듯하기까지 하니까.
무뎌진 가위는 꼭 재정비해서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