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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수박 고난기

1. 보통 5월에 모종 식재하는데 난 좀 늦게 6월 말쯤 심었어.
너무 늦게 심는 바람에 빨리 크라고 물 퍼부어, 비료 퍼부어, 아주 고생했다.

2. 장마 시작할때 쯤 옥상에 하우스 안세웠을때
비바람에 엎어진 다른 화분에 짓눌려서 줄기가 와장창 끊어졌음.
그래서 자라나던 덩굴 거의 다 잘리고 다시 곁가지로 키움

3. 하우스 세워놓고 안에 넣어놨더니 하우스 내부는 불가마 온도.
잎들이 막 찜쪄지고 있었다.
너무 뜨거운 온도에 뿌리도 구이가 되었다.
식린이는 그제서야 하우스 비닐을 다 걷어서 통풍을 해주기 시작함.

4. 모든 고난에도 불구하고 꽃이 막 피기 시작함.
하지만 고통은 끝나지 않았지. 이번엔 응애 대공격으로 잎 30여장이 몽땅 흡즙당함. 심지어 줄기도 빨아먹더라. 잎에 자리가 없었나봐.
그리고 나방인지 나비인지가 노란 알을 잔뜩 잎 뒤에 낳았다.
농약 3번 쳤더니 벌레 피해를 닙었던 잎들은 말라서 떨어져 나갔다.

5. 앙상한 줄기만 남아서 이제 죽는게 아닌가 하고
걷어내고 쌈배추 심으려고 했는데 줄기끝에 드디어!!! 암꽃이!!!
*수박은 수꽃이 여러 개 핀 후 암꽃이 피는데 암꽃은 수박으로 변하는 동그란 혹이 꽃 아래에 있어. 수꽃의 꽃가루를 암꽃에 묻혀주면 이 혹이 커져서 수박이 됨. 개화를 놓쳐서 수분을 못하면 그냥 그대로 말라버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해서 이미 말라붙은 암꽃도 두 개 있었지만 다행히 몇 개는 수분을 시켜줬어.

수요일쯤인가 출근 전에 몇 개 수분시켜준 게 성공했는지
오늘 보니까 열매가 조금 커져 있다.

별의 별 고난을 다 딛고 드디어 열매를 맺어줘서 너무 기특하다.
옆에서 잎이나 떨구고 물 준다고 짜증, 물 마른다고 짜증부리는 블루베리, 라벤더, 민트들 반성해라.

이 구역의 근성왕은 애플수박임.
9월 말까지 온도 유지 잘해주면 먹을 수 있게 될 것 같아.
과실용 비료를 더 줘야 할까?
지금 오스모코트 뿌린지 3주 됐고 주 1회 물푸레 양액 주고 있어.
동네 종묘사에 밭장군인가 하는 유기비료 사왔는데
이걸 지금 더 뿌릴까 말까 고민중임.

지난번 무화과는 비료없이 키웠더니 열매가 빨리 낙과하고 단맛이 없더라고… ㅜㅜ
과실류 키워본 선배갤러들 팁 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