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자라는 선인장. 그 중에서도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된 월령리 선인장의 학명을 많은 사람이 Opuntia. ficus-indica 혹은 O. ficus-indica var. saboten Makino로 알고 있겠지만 아닙니다

2018년도부터 월령리 선인장이 O. ficus-indica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그 근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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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ficus-indica / 출처: Univ. of Ariz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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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리 선인장

첫째,  O. ficus-indica는 1~6 m 가량 자라는 교목성 식물입니다. 반면 월령리 선인장은 1m 이상 자란 개체가 없습니다. 사진으로는 판별하기 어렵지만 줄기의 형태와 크기도 차이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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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ficus-indica의 열매 / 출처: Garden Ora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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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리 선인장의 열매

둘째, 열매의 크기와 형태도 완전히 다릅니다. O. ficus-indica는 타원형이며 5~6 cm 크기의 열매를 맺고 색깔도 주황, 보라, 노랑 등 다양하지만 월령리 선인장은 서양배 모양이고 색상도 적색을 띤 자주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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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stricta / 출처: Wikipedia "Opuntia stricta"

월령리 선인장이 가진 형질은 O. ficus-indica보다는 O. stricta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줄기의 형태, 크기, 열매의 특징이 일치합니다.

일차적으로 외부형태 차이를 바탕으로 한 월령리 선인장이 O. stricta라는 주장은 (유전자 수준에서의) 계통분류학적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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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양영수, '한국 선인장속(Opuntia)의 계통분류학적 연구'.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 2023, pp. 30-31.

그렇다네요. 저도 전공자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고 그냥 같은 종으로 볼 정도로 유의미한 값이 나왔다고 합니다.


기존에 월령리 선인장은 선인장, 백년초, 손바닥선인장, 부채선인장, 보검선인장(O. ficus-indica의 국문명)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월령리 선인장이 O. ficus-indica가 아니라고 밝혀지면서 국문 이름도 상실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이 제기된 이름이 '해안선인장'입니다. 원산지인 멕시코에서는 물론 현재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월령리, 마라도, 우도 등의 지역 해안에 대부분 서식하니 나쁘지 않은 작명이 아닐까요.

그런데 왜 백년초라고 안 하고 굳이 해안선인장이라고 했을까요? 이건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생각나면 써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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