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짤막하고 간단한 내용이지만 간혹 잘못된 방식으로 수경재배를 시도하는 식갤러 분들이 계셔서 짧은 글 남깁니다.
온시디움과 몇몇종을 제외한 많은 종의 활착성 난초들은 본래 사는 환경이 척박해서 건조한 기후를 버티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특히 반다족에 속하는 단경성 (monopodial) 난초 중에서도 반다와 호접란은 매우 가까운 친척관계이며 두꺼운 겉뿌리 (velamen)에 물기를 저장하고 버티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다만 이 실제 뿌리를 감싸는 벨라멘 또한 살아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물에 장시간 노출되면 썩습니다. 수태에 식재한 호접란이 과습으로 죽는건 물을 많이먹어서 죽는게 아니라 뿌리가 공기에 노출되지 못해 썩기 때문입니다.
난초의 수경재배는 그러기 때문에 사실 불가능한 방법입니다. 뿌리가 썩지 않고 꽃을 피워도 장기간으로 보았을때는 잎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피우는 꽃의 갯수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쇠퇴합니다.
그치만 불가능한 내용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빈 유리병에 초록색 뿌리 가득 자라는걸 보면 꽃이 피지 않은 여름철의 호접란이라도 관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도전할 만 하죠.
반다라는 종은 온실에서 키우기 용이한 이유로 맨뿌리로 걸어놓고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집안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키우기는 어렵습니다. 물이 뚝뚝 떨어지고, 물도 충분히 주지 못하거든요.
(온실에서는 그냥 분무기를 매시간마다 갈겨버리면 해결된다)
미국에서는 종종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리병에다가 놓고 키웁니다. 이를 vase culture 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호접란은 반다와 아주 가까운 친척이기 때문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이 가능합니다.
우선 수태 혹은 바크에 식재된 호접란을 수경재배 하고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뿌리를 완전히 털어내는 것입니다. 물을 주면 벨라멘 조직이 부드러워지면서 미디움을 털어내기 좋습니다.
바크의 경우 뿌리가 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털어내는게 첫번째입니다. 무른 뿌리가 있다면 가위로 잘라냅니다. 곰팡이가 핀 뿌리도 잘라냅니다.
그 다음부터는 물주는 방법으로, 이 과정은 사진으로 대체하겠습니다.
수경재배로 전환한지 두달가량 된 미니 호접이입니다. 처음에 수경재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뿌리상태가 좋지 않고 컵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줄기부분에 닿지 않는 선에서 물을 채워줍니다. 비료를 사용하는 경우 비료물을 쓰시면 됩니다.
이렇게 한시간 가량 그냥 둡니다. 만약 물 주는 과정에서 잎 생장점 (crown)에 물이 들어갔다면 휴지를 돌돌 말아 묻혀가며 물을 빼면 됩니다.
단경성 난초들은 생장점에 물이 들어간 채로 세균감염이 되면 식물 전체가 죽거나 모체를 포기하고 고아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주의합시다.
한시간 가량 지났다면 물을 "전부" 따라냅니다. 그리고 원래 있던 자리에 두면 됩니다.
하루 또는 이틀에 한번식 이 과정을 반복하면 됩니다. 만약 일주일 이상 집을 비우는 경우는 컵에 1cm 정도를 남겨둘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뿌리가 상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말라죽지 말라는 의도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물을 완전히 따라내야 합니다.
처음에 식재 화분에서 수경재배로 옮긴 경우 1주일에 한번씩 죽은 뿌리가 있나 관찰하고 있다면 가위로 잘라내면 됩니다. 두어번 하다보면 완전히 적응을 마칩니다.
이 사진들은 동일한, vanda를 키우는 경우에는 꽤나 흔한 방법인 vase culture을 통해 키우는 반다 친구들입니다.
수경재배 단점: 물낭비가심하다
정말 별거 아닌 내용이지만 의외로 "진짜 수경재배"를 실천하는 글들을 보기 때문에 짤막한 글 남겼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궁금한 내용 있으시면 지식이 닿는 선에서 성의껏 답변해드리겠습니다.
혹시 상한 뿌리 정리 직후에 베노밀이나 아그리마이신같은 살균제에 담궈서 소독해주진 않아도 괜찮을까요?
저는 처음에 식재한 수태나 바크를 털어낼 때 과산화수소수 3%로 뿌리고 몇분 뒤 흐르는 물에 헹궈줍니다. 뿌리 정리하는 가위날은 알콜 소독을 하긴 해요. 어차피 이런 vase culture를 이용하면 다음 물을 주는 주기가 되기 전에 바싹 마르기 때문에 세균감염의 우려가 덜합니다.
음...수경재배 관련 질문글이 아니라 조심스럽긴 한데.. 그렇다면 바크나 수태에 분갈이시에도 적응기까지 한동안 물을 좀 말리면서 스프레이만 하고 키우면 감염 위험이 덜할까요?
살균제는 소독용 알콜과 과산화수소수만 사용해봐서 잘 모르겠네요.. 식물도 어느정도 면역체계가 갖춰져있어서 괜찮을 것 같아요
얩 답변 감사합니다ㅎㅎ///
수경은 안하지만 유용한 것 같아 추천
온시디움은 물 더 자주 줘야됨?
온시디움은 가뭄에 대한 저항성이 약하고, 뿌리가 마르면 바로 pseudobulb가 쪼그라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통기성 좋은 화분에 수태가 마르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씩 적응시키는 거구나
반다나 호접란 외에도 수경재배가 가능한가요?
착생란은 자연에서 아무런 토양 없이 활착해서 살기 때문에 이론상 모두 가능합니다. 다만 이중에서도 단경성 난초가 뿌리가 발달해서 하루 이틀 간격으로 물을 줘도 충분하기에 특히 추천합니다. 반다나 호접란 외에도 에란기스 (Aerangis), 앙그레컴(Angraecum), 에리디스 (Aerides), 린코스타일리스 (Rhynchostylis) 모두 가능합니다. 다만 해당종의 원서식지에 따라 공중뿌리를 덜 만들고 뿌리가 마르는 것을 못견디는 난초들도 있으니 주의하시면 되겠습니다.
수경재배 신기하네
헉 나 잘 못 하고 잇엇네 당장 이 방법으로 바꾼다 ㅋㅋ 정보 고맙습니다
우와 정리 미쳤다ㄷㄷㄷㄷㄷㄷ 너무 유익해요! 정보추 - dc App
와 엄청 유익하다 정보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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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미디움이 물밖에 없다는 점에서 수경재배와 닮았지만 뿌리가 마르고 젖고를 짧은 주기로 반복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서 용어도 water culture 대신 vase culture 로 통용돼서 쓰입니다.
흠? 하고 비판적인 눈으로 클릭햇는데 맞말에 유익해서 개추 ㅇㅇ 수경이라고 매일 담가노면 안됨 일줄에 단 한번 30분 담그고 여름엔 10분 정도 글고 일줄간 말림 ㅇㅇ 호기성 뿌리라 공기 닿는걸 좋아함 전통적 수태 2개 탈각후 반수경으로 2개 키우는데 후자가 훨 초록뿌리생장점 마니 쉽게 냄 얼마나 호기성인지 알긋지 0ㅇ0 게이나 ㅎㅡㅎ 게이가 자주 알려주지
이 실험을 한후엔 비싼 노르웨이?산 수태나 일본 오키어쩌구 바크 안사기로 함 돈 굳음 개굿
근데 오래 키울수록 뿌리가 저 유리병에 붙어버린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혹시 그런 문제는 없나요 괜찮은가요?
매끈한 표면에 활착한 뿌리는 줄기를 살짝만 비틀어도 쉽게 떨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