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나눔을 받았다.
a라는 식물을 나눠준다기에 냉큼 손을 들었는데.
대화를 나누다가 b라는 식물이 있냐기에 없다고 했고,
b까지 받게 되었다.

택배가 도착했고, 택배 상자 안엔 세장의 잎이 달린 b의 탑부분이 들어있었다.

나한테 주려고 가위를 든걸까?
스킨답서스 계열에 속하는 b는 커팅을 하면 옆쪽에서 새 눈이 트여서 자란다.
바질 같은 식물은 가지치기를 하면 자른 자리에서 두개의 새순이 나오고, 예쁜 수형을 만들기 위해선 오히려 가지치기를 해주는게 더 좋다.
하지만 b는 아니다. 대부분의 스킨답서스가 그렇듯.
커팅없이 길게 쭉 키우는게 수형이 더 이쁘다.

이런 경우를 알고 있다.
나 또한 내가 아끼는 식친들을 위해서 기꺼이 탑을 자른적이 여러번 있었으니까.

어차피 자라니까. 라는 말로 망가지는 수형을 외면하기에는 식물을 키우는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
이뻐서 키우는 식물이니까.
이왕 키우려면 예쁘게 키우는게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위를 들었다.
어차피 자라니까 괜찮다는 말로 내가 아닌 상대방을 안심시키며 소매에 방금 자른 식물을 비집어 넣었다.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아낌받는 기분이 드는 밤이다.
고마움을 가슴이 잘 새겨뒀다 또 다른이에게 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