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가 너무 커져서 삭발 비슷하게 강전정 후에 실내로 들였던 함박자스민이 요즘 다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실외의 태양 아래에서 굵직하고 빳빳하게 내밀던 새 순 끝에 폭발하던 꽃망울과는 달리, 식물등에 의지한 채 좀 가느다랗고 휜 가지 끝에 오종종하게 달린 꽃들이라서 상태가 완전 만족스럽진 않음.
하지만, 계절이란 핸디캡을 진 채로 이만큼이나 열일 중이니.
함박자스민에게 응원을 보내는 중.
우리 집 유일한 다육이는 또 출산을 했다.
잘 보면 쪼꼬미 자구가 쏙 나와있다.
분명히 이름을 알았었는데..... 월동자?
손이 덜 가다 못 해서 알아서 사는 수준으로 방치해도 잘 사는지라 이름도 낯설 지경임.
식물등 하나를 온전히 내줬지만, 끝이 웃자라는 게 눈에 띈다.
큰 로즈마리도 얘와 상태가 비슷한 수준.
뭐, 하는 수 없는 거라서 눈 질끈 감고 웃자란 거 못 본 체 하다가 따뜻해지면 다듬어서 야외로 내보내야지.
꽃바람이 한 차례 지나가고 싹 데드 헤딩 후에 다시 꽃망울이 생기기 시작한 목마가렛.
요즘 얘를 보면, 저 화초조차도 나보다는 갓생을 사는 건 아닌가? 이거, 나도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맘이 이따금 든다.
나는 그냥 적당히 살다가 적당한 나이에 죽는.
무난한 을남을녀의 인생이면 그만이고, 길가의 돌멩이마냥 남들과의 상호 작용을 최소화하고 살아가는 중이었는데.
그리고 특히나 나이 먹고 나니 어쩌다 우연히 이만큼 이뤘으니까.
뭐, 나도 여태 적당히 노력했으니 이제는 좀..... 루즈하게 살아도 되지 않나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그럭저럭 무난하던 인생이 몇달 전에 예상 밖의 일로 돌부리에 탁 걸려버렸을 때, 그걸 핑계로 자신을 스리슬쩍 놔버렸었음.
절제하던 간식, 식단 조절 다 갖다버리고 먹고 싶을 때 마구 먹고, 진짜 달달하고 고소한 거 시도 때도 없이 마구 주워먹었고, 낮밤을 가리지 않고 배가 찢어지겠다 싶을 만큼 퍼먹었음.
그리고 싫지만 꾸준히 하던 운동도 때려쳤고, 헛짓거리(만화 보고, 소설 보고, 폰겜 하고, 유튜브 시청 등) 하느라 늦게 자고, 늦게 잤으니까 또 늦게 일어나고, 딱히 돈이 필요해서 일을 하던 건 아니었어서 일도 때려치움.
그렇게 뭐, 대충대충, 방만하게 몇달을 살았더니.
생긴 건 고개를 멀쩡하게 들고 있어도 생기는 두 턱에 커다래진 얼굴, 늘어진 오겹살, 전신 피부 트러블과 약간의 우울증에다 지루성 피부염, 시력 악화, 약간의 탈모 등등.
..... 좋은 게 하나도 없네.
샤워하고 바디 로션을 바르려다가 거울 속의 나를 보고 놀랐어.
그리고 순식간에 구려진 자신을 마주 하니 다시 정신이 좀 든다.
일단 병원 좀 다니면서 망친 건강을 추스르고 새벽에 한시간 수영 가고 오후에 러닝머신 한시간 타던 예전만큼 열심히는 못 하더라도 최소한의 운동은 다시 시작해서 구려진 몸도 약간은 재정비해야 겠다..... 들어가는 바지가 없어. ㅋㅋ
짜증나서 거울을 못 보겠네.
두턱이랑 두꺼워진 모가지가 너무 눈에 거슬려서. ㅋㅋ
나는 급격히 찐살 15kg 을 뺏다가 이만하면 되겠지 했었지...근데 아직 두턱에 고르지 못한 피부 등등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아서 다시 다욧에 돌입하려구...걷기도 다시 시작하고...피부과도 다녀볼까...생각중
살이 찌니까 나 스스로 놀랄 만큼 늙어졌더라. 애초에 남한테 관심 없는 인간이었어서 남이 나를 돼지 새끼로 보는 건 아무 상관이 없는데. 내가 보기에 나 자신이 너무 구려서 참을 수가 없음. ㅋㅋㅋ
'달달하고 고소한거 마구 주워먹었고' ㅋㅋㅋㅋㅋ 동질감이... 잠시 행복을 느꼈음 된거지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한 시간동안 러닝 머신 위에서 걷고, 사이클 탔는데 땀이 별로 안 난다. 큰 일이다. 운동 더 하기는 싫은데 왜 땀도 시원하게 안 나고 난리임..... 기본 플랭크랑 레그 레이즈라도 몇세트 더 해야 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