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보고 잔디도 밟으면서 공원내 매점에서 식사도 하고 멍때리고..

또 다시 잔디 밟으면서 알록달록한 화단에 감탄하면서 나오는 길이었거든

그땐 꽃 이름에 관심이 없어서 알록달록 예쁘게 피었다는 것만 기억남

근데 초 1쯤 돼 보이는 어린 남자애 둘이

화단에 핀 꽃을!! 한창 피어나는 꽃들을!!!! 신나게 밟으면서 노는 거야!!!! 하필이면 화단 중에서도 제일 예쁘게 핀 꽃들을!!!!!

지나가던 나이 많으신 분은 '어유' 하면서 그냥 지나가시고

다른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상하게도 지나가기만 바빠 보였어

나는 '그걸 왜 밟어, 예쁜 걸...' 하고 한마디 해버렸지 뭐야

날이 좋아서 그런가 보호자는 따로 쉬러 갔는지 안 보이는데

애들은 내 말을 듣더니 '왜?' 라는 표정이더라

그냥 신나게 놀다가 방해 받은 표정으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나는 보호자도 없이 애들한테 가르치기도 뭣하고 해서

억지로 화단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도 아닌 거 같아서

아쉬워하면서 그냥 왔음

근데 좀 의문이더라

내가 명확하게 딱 한마디만 해야 했다면 뭐라고 할 수 있었을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너른 잔디밭을 밟으면서 걸어왔는데

아이들 눈에는 잔디보다 알록달록한 꽃들을 밟는 게 더 재밌어 보였던 거잖아?

그러면 안 된다고, 예쁘니까 안 된다고 말해야 했을까?

밟아도 되는 식물과 밟으면 안 되는 식물은 뭘까?

잔디밭과 화단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게 정말 가치가 있는 일이었을까?

'왜?' 라고 묻는 것 같은 아이들 표정에 오히려 내가 설득당해 버렸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