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가물더니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네요..

남녘에서는 꽃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는 것을 보면

오래지 않아 음성에도 노루귀가 피겠지요.

 

노루의 귀를 닮아 노루귀라는데

작고 앙징스럽고 예쁜 꽃을 보면

어디가 노루의 귀를 닮았는지 알길이 없습니다.

 

약간 그늘지고 촉촉한 산계곡의 높은 곳에서

다소곳이 꽃을 피우지만 잎보다 꽃이 훨씬 먼저 핍니다.

주로 가랑잎 사이를 비집고 살며시 꽃대를 내미는데

보송보송한 솜털이 덮인 턱잎속에서

꽃잎과 꽃술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가히 환상입니다.

 

가랑잎을 살짝 헤집고 보면

아기 노루의 귀를 닮은 잎들이

고사리 손처럼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잎이 노루의 귀를 닮은 것이지요..

어째서 노루귀인지 알길이 없는 이유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지 않은 때문입니다.

 

꽃의 색도 보라색과 흰색, 연보라색, 연분홍색 등

피우는 지역과 장소에 따라 여러가지로 나타나고

꽃잎의 수도 여섯잎에서 열한두잎까지 다양하여

다른 종류가 아닌가 살펴보게 하기도 합니다.

 

노루귀는 줄기가 없는 로제트 식물입니다.

뿌리에서 잎줄기가 곧바로 나와 잎을 피우고

꽃줄기도 뿌리에서 직접 나오고  가지가 없습니다.

그 끝에 한송이씩만 피우는데

꽃잎이 없이 암술과 수술만 나타납니다.

실제로 꽃잎으로 보이는 것은 꽃밭침잎으로

벌나비를 유인하기 위한 방편으로

진화된 것이지요.

 

노루귀를 닮은 놈으로는 섬노루귀가 있습니다.

대부분 노루귀와 비슷하지만

잎이 억세고 크며 엽맥이 뚜렷하게 보이는 특징과

꽃이 잎보다 먼저 피지만 잎이 펴질때까지

시들지 않아 잎과 꽃을 같이 볼 수 있는 것이 다르지요. <해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