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걸려 도착한 한 아파트 입구엔
단정한 반 백발의 단발머리의 여성분이
내 앞을 지나가는 여성분에게
혹시 꽃 갖고 오시는 분? 하고 묻고 계셨다.
한눈에 봐도 꽃님 같았다.
나는 잰걸음으로 꽃님께 다가가
당근 구매하시는 분..?하고 말끝을 흐렸다.
꽃님은 오전 n시의 맑은 하늘처럼 기쁜 표정으로 날 반기며
"어느 정류장에서 내렸어요? 요 앞도 되고 저 앞도 괜찮은데!"
하시며 나는 알지 못하는 어떤 정류장들을 손끝으로 가리켰다.
연이어 관리소 건물 맞은편에 긴 사기 화분에 심겨진
클레마티스 앞으로 날 안내하곤,
"며칠 전 강풍이 불어 으아리가 많이 꺾였어..
훨씬 꽃이 많이 피어있었는데 다 망가졌어. 지금은 볼품이 없어.."
라며, 이전 전화 통화 중 들었던 내용을 다시금 설명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얼핏 화분을 살피며 그래도 많이 꺾이진 않았네요. 지금도 충분히 예뻐요. 라고 말했고 꽃님은 기뻐하며 남편과 저 무거운 화분을 강풍에 집안으로 들이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날 집안으로 안내했다.


60대 이상의 부부가 살고있단 실감이 물씬 드는
중후하고 어두운 호박색 나무 가구들이
맑고 강렬한 오전 햇볕과 대비되어 둔탁하게 눈에 쏟아져 들어왔다.
현관 왼편에는 3자 쯤은 될 법한 긴 대형 어항이 있었고
나비고기 비슷하게 생긴 아기 주먹만한 열대어들이
형형색색 이 집의 중후한 분위기를 좀 더 밝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꽃님은 고수가 온다 해서 윗집 꽃친구도 나를 기다리고 있다며
내게 친구들 불러도 되는지 물었고
나는 흔쾌히 네 좋아요! 라고 답하며 미지의 베란다로 시선을 옮겼다.
그 사이 꽃님은 친구에게 얼른 전화를 걸었는지 수화기 너머로
그 꽃 들고 온다는 젊은 엄마, 내가 베란다에서 봤지!
그 사람일거 같더라 금방 내려가~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구축 아파트의 베란다가 그리 좁진 않을텐데,
이상하게도 더 좁아보이는 베란다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무위 자연.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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