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4편


5편


6편


좀 더 높아서 볕이 잘들어 식물이 잘 큰다는 꽃님 친구분 댁은 여기가 아파트가 맞나 싶게 천장이 높았다. 특이하게 천장이 한옥집처럼 나무로 된 대들보 같은 구조물이 있어 거실이 더 넒어 보였다. 이곳 역시 꽃님의 동갑내기 친구답게 아기자기하고 오래된 레이스 커튼이나 작고 알록달록한 도자기 피규어등이 여기저기 놓여있었다. 베란다 확장공사가 되어 커다란 통창 앞에는 단정하게 거대한 나무의 단면을 잘라 만든 원목테이블이 놓여있었고, 그 위엔 스트렙토카르푸스 이삼십 포기 정도가 각각 컵이나 그릇 따위에 담겨 기다란 꽃대 끝에 프릴이나 겹겹의 스커트를 뽐내며 다소곳하게 앉아있었다. 다 아는 얼굴이구만. 나는 몇몇 가지의 꽃들을 보며 그 출신지를 짐작해보고 있었다.


예상대로 어느 샵에 직접 방문해서 사오셨다는 nn어치의 꽃 화분들은 그 가격답게 대부분 대품에 꽃도 많이 피어있었다. 꽃님 친구분은 이거 보이차인데 들어요, 어머 젊은 엄마 왜 무릎을 꿇고 앉아있어 여기 앉아 하며 의자를 끌어당겨 오셨고 나는 어색하게 의자를 당겨 엉덩이를 붙이며 홀짝홀짝 차를 마셨다. 쭉 얘기를 들어보니 본인은 이제 70대고 언제 갈지 모르는데 비싸도 큰거 사서 꽃 이렇게 보는게 더 좋지 싸게 소품 사서 언제 키우나 하는 생각으로 꽁돈 생긴 김에 사오셨다 했다. 아아 그렇구나.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그런식으로 생각하실 수 있구나. 스스로의 편협함에 부끄러워 하며 여름철 나는 법을 설명하던 나는 근데 지금 몇 시지? 하고 슬쩍 시계를 봤다. 놀랍게도 예상했던 2시간은 이미 훨씬 지나 있었다. 꽃님은 아이고 젊은 엄마를 너무 오래 붙들고 있었어 바쁠텐데. 오늘 와줘서 너무 고맙고 좋은 인연 만나서 좋네. 다음에 젊은 엄마네도 가면 좋겠다 하고 운을 떼셨다. 꽃님의 친구는 아유 젊은 엄마들은 요즘 자기 집 초대하는거 싫어해. 어디 밖에 카페에서 만나자고 하지 주책맞게 제촉하지마 하고 주거니 받거니 했고 나는 진심으로 초대는 괜찮은데 젊은 사람도 헉헉거리며 땀을 줄줄 흘리며 들어서는 우리집의 고도가 과연 70대 여성 두 분이 감당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곤 저희집이 아주 언덕 위에 있고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초대하는건 괜찮은데 오시기가 정말 힘드실거에요. 허리 수술도 하셨다면서요 했다. 정말 진심이었다. 버스로 30분, 걸어서 15분 정도를 언덕을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는 코스는 정말 두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꽃님은 내 진심어린 걱정을 젊은 사람의 완곡한 거절로 받아들였는지 아쉬워하며 버스 정거장까지 바래다 주며 가게 앞에 자기가 가꾸는 화단도 보여주겠다 했다.


야생화가 심겨진 야외 화단은 정말 이것저것 갓 심겨진 식물들이 가득했고 마지막으로 꽃님은 내게 물었다. 있잖아 지금 내가 화분이 너무 많잖아. 젊은 엄마 보기에도 좀 정리해야 할거같아? 꽃님은 질문과는 정 반대인 표정이었다. 나는 정리하고 싶지 않으시죠? 했고 꽃님은 그렇다 답했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나는 꽃님께 체력이 허락하는 정도만 키우세요. 키우시면서 즐겁고 행복한게 좋으신거잖아요. 화분을 줄이시려면 합식하시면 돼요. 하고 비슷한 품종들을 한 화분에 심는 법을 알려드리며 이 분이 정말 힘들진 않을 정도만 즐겁게 취미활동 하시길 바랐다. 활짝 웃으며 응 그럼 되겠네 하는 꽃님의 얼굴은 어느덧 떨어져가는 태양의 쨍한 빛이 닿아 부서지며 눈부시게 빛났다. 나는 버스에 올라타며 작별 인사를 했고 그 사이 좀 더 묵직해진 가방의 무게를 느끼며 못났지만 맛있는 토마토를 닮은 그녀의 정원을 떠올렸다.

끗.

아 엠비티아이 그거 저는 INFJ입니다.
읽어줘서 ㄱㅅ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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