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년 전 이야기네요.
반을 꾸민다고 선생님께서 각자 화분 하나씩 가져오라고 하셨어요. 다들 예쁘고 무난한 꽃이나 평범한 선인장 것들을 들고왔는데 부모님께선 저한테 꽃기린이라는 걸 주셨어요. 아이들이 와서 제게 이건 뭐냐고 하길래 저도 잘 모른다고 했어요. 인기 있고 무난한 선인장들과 평범하고 유명한 꽃들 사이에서 제꺼만 유독 인기도 없는데 별나게 선인장인지 꽃인지도 모르겠는 것이 튀긴 또 엄청 튀어서 부끄러웠어요. 이름이 꽃기린인 것도 생소했어요. 웃기다며 놀림도 당했구요. 부모님께서 과거에 꽃농원을 하셨는데 예쁜 꽃도 많았으면서 왜 나한테는 꽃기린이었던 거였는지 당시엔 미웠어요. 저는 부모님과 다르게 꽃이나 나무, 식물에 대한 것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어요. 지식도 부족하고 그다지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그래서 저한테 꽃기린을 주셨나봐요. 방학이 시작되고 화분은 다시 도로 집에 가져다놨는데 꽃의 상태는 학교에 가져온 날이랑 모습이 똑같았어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스치듯 꽃기린만 보면 이때 생각이 나서 그냥 적어봤어요.
돌이켜보면 제 꽃기린이 반에서 하나뿐인데다가 제일 예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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