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양해 구할게. 하소연 해서 미안해. 근데 너무 속상해서 여기에라도 익명으로 풀어야겠어. 진짜 미안해.


있잖아... 아버지께서 물을 퍼부어 가지고 과습 온 다육이, 건조한 흙으로 분갈이 하고 몇주간 햇볕에 두고 물 굶겨서 겨우 살려놨더니... 또 아버지께서 물을 퍼부어 놔가지고 다시 죽어간다...


사실 이게 한두번 반복된게 아니야. 우리집 다육이는 내가 전담해서 돌볼테니 아예 손대지 마시라고, 아버지께 매번 말씀을 드려도 소용이 없었어.


그럼 다육이를 안 키우면 되질 않느냐? 희한하게도 아버지께서 자꾸 사오셔. 그리고 또 과습 오게 만들고 내가 살려놓으면 또 과습... 그렇게 우리 집에서, 내 손으로 살릴 뻔하다가 그냥 식물별로 보내버린 애들이 한둘이 아니야.


그 중엔 내가 정 들어서 엄청 아끼던 애도 있었는데ㅠ도대체 왜 이러시는거지? 어차피 죽일거면 그냥 아예 사오지도 마시던가!!!!!!!!!!!!!!!!!!!!!!!!


우리 집은 다육이 말고 다른 식물들도 있거든. 고무나무,동백,알로에 등등...걔네들은 아버지께서 일주일에 한번씩 물을 엄청 퍼부어도 수년을 살아온 애들이야. 생각 해보면, 걔네한테 물을 대충 퍼붓는 것처럼 다육이한테도 계속 퍼부으시는 모양인데...그러면 다육이가 꼭 죽어버리는걸 봐 놓고서도 안 멈추신다. 다육이는 그렇게 키우면 안된다는걸 당신이 겪어놓고서도 계속 반복하신다.


내가 며칠 집을 비우거나 방심 하면 꼭 다육이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으셔. 이번에도 내가 일하러 나갔다가 돌아오니까 또 퍼부어 놨더라고.


이럴 때마다 왜 또 물을 퍼부어 놨냐고 따지면, 실실 웃으시면서 "안 부었는데?" 하시기도 해. 화분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다육이 이파리에 물방울이 맺혀있는게 떡 하니 보이는데도 말이야.


이게 반복되다 보니까...이런 생각은 좀...정도가 지나친 것 같긴 한데, 혹시 일부러 나 괴롭히려고 이러시는건가?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미치겠다. 


그냥 손 땔까? 이젠 다육이 아예 신경쓰지 말까? 과습에서 살려놨을 때 초록빛 돌아오는거 진짜 좋았었는데... 이젠 지쳐. 지금 내 눈 앞에서 죽어가는 애도 신경이 쓰이긴 하는데 더는 신경을 쓰고 싶지가 않아.


모르겠어. 힘들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