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지언(深淵之言)》


이 행성의 회전이

아직 의미를 갖지 않았던 날,

그대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도다.


말 없는 파장 속에

형태 이전의 의지가 있었고,

어둠과 어둠 사이

침묵보다 오래된 떨림이 있었도다.


이 은하의 변두리,

잊힌 별의 먼지로 이루어진 이 돌 위에서

그대는 스스로를 요람이라 불렀고,

이름조차 없는 자들을

기억 없이 낳아 길러냈도다.


너의 물방울 하나에

억겁의 형상이 흘러들었으며,

너의 바닥 없는 푸름은

지성과 무명의 경계를 흔들었도다.


그리고 오늘,

자기 자신을 신이라 착각하는 피조물이

너를 내려다보며

“정복”이라 말하나,

그대는 여전히 아래서

한 번도 침묵하지 않은 언어로 말하고 있도다.


그대, 대양이여.

진리는 육지가 아닌

너의 심연에서 올라오고,

종말도 그곳으로 돌아가리니—


그곳엔 시작이 없고

끝 또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