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에는 곤충 사진이 나옴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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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우리집 초피나무야. 

이래보여도 15년부터 키운거니 10살이 넘었어. 

그런데도 이렇게 쪼꼬미인 이유는 얘는 늘 세력을 키울 여력이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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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매년 5월쯤이면 이렇게 초피나무에 누군가가 알을 놓고 가.

이 노랭이 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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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까만 점 같아 보이는 듯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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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커지고서는 새똥같아 보이지. 

얘는 호랑나비의 애벌레야. 

호랑나비는 운향나무과의 나무에만 알을 낳는데

도심지에서 초피나무는 드문편인지 매년 꼭 우리집에 찾아봐서 알을 낳고 있고 호랑나비니까... 얘쁜니까 그냥 봐주고 있어. 

애벌레 초기에는 이렇게 새똥같이 생겼지만 조금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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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연두연두하게 귀염진 모습이 됨. 

그리고 톡 하고 건드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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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엥! 하고 냄새뿔을 내밀어서 위협을 해보지만.. 

뭐 그닥 고약한 냄새가 나거나 그렇지는 않아... 귀엽기만 할 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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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워낙 식성이 좋으셔서 초피나무잎은 남아나질 않음. 

엄마나비가 알을 하나만 붙이고 가는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 

이렇게 늘 호랑나비의 식사가 되는 지라 초피나무는 성장을 잘 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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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면 허리에 실을 묶고 번데기가 되어 자리를 잡는데 가장 공격 받기 싶고 취약할 때라고 하여 베란다에 넣어 보호해주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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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가 깨어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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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채로 살며시... 밖으로 내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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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날개가 덜 말라서 말리는 중...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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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해... 

애벌레때부터 지켜보다가 기다리던 번데기가 되었고... 

난 베란다에 넣어 놓고 언제 깨어 나려나 지켜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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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뭐지????

뭐야??????

너... 뭔데 나랑 눈이 마주치는거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에 깜짝 놀란 나는 일단 얼른 화분을 밖으로 내놓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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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끼쳐하면서도 계속 지켜봤더랬다.... 

너무나 서운하고 속상하고 슬픈 마음이 먼저 들었는데... 

그 후로 또 드는 생각이... 저 벌도 태어난 건데....

그냥 태어나는 과정인데 태어나자 마자 미움 받을 필요는 없을 텐데 싶기도 하더라....

쟤도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형태가 기생일뿐. 

세상에 나비만 있을 순 없잖아. 파리도 벌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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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찾아보니.. 쟤의 정체는 두색맵시벌.  

호랑나비 애벌레에 기생하는 기생벌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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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떠나고 남은 번데기는 유난히 쓸쓸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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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는.... 

애벌레가 번데기를 만들어도 굳이 챙겨 실내로 들이거나 하지 않아. 

알아서 잘 우화를 하거나 기생벌에게 당해 기생벌이 태어나거나... 뭐든... 어떻게 되겠지.. 라는 심정... 

살아남을 놈들이 살겠지.... 라는 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