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렸을 때 우리 할아버지가 엄청난 드루이드셔서
식물 관리하는걸 그렇게 좋아하셨어…
잎을 구연산으로 하나하나 닦는것부터 해서
군자란같은거 꽃 피울 때 되면 우리 보라고
우리 집까지 화분을 가져오시고 그랬지.
할아버지 몸이 아프시고 나서도,
거동이 가능한 동안은 식물들이 있는 할아버지 집에 계시기를 고집하셨어…
마당에 의자 가져다두시고 하염없이 식물들을 쳐다보셔서
저게 뭔 재미일까… 싶었는데…
재밌더라고 ㅠㅠ 몇 시간이고 식물들 신엽 나는거 구경하느라 멍때리기 쌉가능…
베이치 신엽이 아주 아주 느리지만, 벌써 저만큼 올라왔더라…
저 뒤에가 신엽은 확실한데, 저 앞에 저 뿌리같은거 왜 자꾸 자라는지 아는 사람 없어???? 신엽이랑 다르게 생겼는데, 자꾸 기어올라와 ㅠ
파스타짜넘은 새순이 연둣빛이고, 맥도웰은 분홍색이라던데, 아무래도 우리 집 애는 맥도웰인거 같아. 파스타짜넘이라고 구매하긴 했지만.
한두달 전에 신엽 찢어진채 나와서 속상했는데, 지금 저 신엽 만져보니까…
완전 무기더라… 엄청 빳빳해. 어린잎이 굳기전에 신엽이 찌르면 찢어질만하겠더라구.
테뉴는 기형이 나왔어… 요즘 날이 좋아서, 신엽 막 뽑는거 같은데,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저래 나오더라.
버럴막스 바리에가타… 기대 쪼끔 했었지만 ㅋ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무늬는 두고오기로 했나봐. 너무 당당하게 버럴막스야. 첨에 데려왔을 때 너무 잡초처럼 잘 자라길래, 소홀하게 내팽겨쳐뒀더니 그런거 같아.
반음지, 반양지라고 그래서 내 딴에는 식물등 대충 달아주면 되겠거니했는데…
거 와트수 이런거도 영향있는거 같더라. 그리고 우리집 나름 빛이 잘 들어오는줄 알았는데, 내가 찐 남향집에서 안살아봐서 체감 밝기가 좀 안맞는가봐.
다육이 이런거는 저번에 하루 종일 식물등 틀어줘서 잘 자란다고 했더니 CAM 식물들은 재워줘야 한다고 그래서, 12시간으로 해줬더니, 지난 번보다는 덜 자라더라고. 그러면 우리 집 빛 총량이 좀 부족해서 그런걸까..?
핑크드래곤은 애간장 태우는 중이야…
저 그린벨벳 신엽이 훨씬 뒤에 나왔는데, 쟤는 이미 다 나오는 중에도, 아직 줄기 아래로 잎 밀고 올라오는 중이야.
저 분홍색 줄기가 먼저 나오고, 그 아래로 연두색 잎이 밀고 올라오는 모양이더라… 아주 기다리다 지쳐…
아마조니카 화이트핑크는 콧물 묻어나온게 아니라 콧물 범벅 얼굴에 초록지분이 빼꼼하게 나왔어. 그래도 데려온지 얼마 안되어 신엽 뽑아주니까 신기해.
프릴 알로카시아도 신엽이 엄청 천천히 올라오기는 하는데… 뭐 건강하게만 올라오면 되지모…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 식물들을 어떻게했는지 ㅠㅠ
물어보지 못했네… 그 때는 내가 식물에 관심도 없고, 사는거도 바빠서
잘 몰랐는데.., 요즘 식물 키우다보니 할아버지 생각 많이 난다…
할아버지 키우시던 군자란이나 고무나무 정도는 내가 데려올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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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예전엔 식물취미 무슨 재미지, 동물처럼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난 안할거같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람차고 평화롭게 재밌는 것이 없어!! 비록 빛수저가 아니어서 식물등에 돈이 꽤 깨졌지만 ㅠㅠ 식멍 꿀잼... 할아버지 생각날때마다 맘이 애틋하겠다 그 아이들을 데려오진 못했을지라도 할아버지처럼 식물친구들 잘 챙겨주면서 드루이드의 전통을 이어보자!!
ㅠㅠ 그러게 나도 할아버지한테 물어봤었지…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안통하는데, 뭐가 그렇게 재밌는거냐고…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식물도 말을 한대… 목마르면 목마르다, 더우면 덥고 추우면 춥다… 말한다고… 나 정확하게 그 이야기를 초등학교 2학년 때 듣고.. 할아버지 진짜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
니 글 보니 아빠 생각 나. 우리 아빠도 식물 되게 열심히 키우셨는데.. 정원에 온갖 꽃과 나무, 작물등이 흐드러져서 주말에 대문 열어넣고 소제하시면 지나가던 사람들도 구경해도 되냐 묻곤 했었어. 그때 지금만큼 관심가졌으면 아빠도 좋아하셨을텐데..
요즘 식물 잔뜩 키우면서 어릴때로 돌아가 아빠랑 같이 식물 얘기하고 관리하고 식멍하는 상상하곤 해. 근데 또 내가 식물 키우든 말든 관심도 없는 엄마나 동생들 보면ㅋㅋ아빠도 아무도 관심 안 가져줘도 좋으셨겠다 하면서 위안도 삼고ㅋㅋ좋은글 좋은사진 잘 봤엉
ㅠㅠㅠ눈물 폭발이다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