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몇 차례 취미 생활을 하며 비슷한 경험을 했다. 

20대 초반에는 게임을 할인하는 족족 마구잡이로 구매하기도 했고, 자취를 시작하고서는 매주 위스키를 한 병씩 사는 바람에 집 한 켠이 술병으로 가득 차기도 했다. 


막상 쌓아놓은 게임 중 10시간 이상 한 것은 3분의 1도 되지 않고, 종류별로 마셔본 위스키 중 마음에 든 것은 엔트리급의 저렴한 버번 위스키였다. 그 외로도 여러 취미가 있었는데 대동소이하다. 


풀을 키우는 동안에도 비슷했다. 개운죽, 스킨답서스, 바질, 아스파라거스, 민트, 로즈마리, 애기모람, 하월시아, 벌레잡이제비꽃, 장미허브, 기키이. 늘어놓고 보면 제법 많다. 그러나 정말 마음을 주고 애착을 갖고 키우는 것은 몇 안 되고, 해충에 시달리는 꼴을 보다 보니 조금씩 관심이 시들해진 것을 느낀다. 


아마 새로 풀을 사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이미 쌓아놓은 바질 씨앗만 해도 대여섯 종이고, 냉장고에서 천천히 죽어갈 것이다. 새롭게 풀을 들이고 싶어진다면 죽어가는 그 씨앗을 키울까 한다. 


지금은 키우던 풀도 반 이상 정리해서 제주애기모람 두 상자, 기키이 둘, 파인애플민트 하나, 무늬박하 하나, 스킨답서스 실버레이디 하나, 아스파라거스 나누스 하나, 에셀리아나 둘, 개운죽이 끝이다. 이렇게 늘어놓고 보면 아직 제법 많다. 아직 남은 건 잘 키워보려고 한다. 


식물 갤러리에서 많이 배웠고, 덕분에 잘 키웠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