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계모에게 아동학대를 당하고 자랐거든. 그래서 온전히 사랑을 주고 받는 방법을 잘 몰라.


그래도 어쩌다 20대에 사고쳐서 결혼을 해서 아이도 낳게 되었고


가진 것 하나 없이 시작해서, 열심히 일만하고 안쓰고 안입고 생계만 목표로 살았다.


나는 그냥 내가 배운대로 부모자식관계대로, 밥 잘 챙겨주고, 노는 시간 없이 공부나 일 시키고, 그 외에 감정적인 교류는 하지 않았다.


나는 나를 좋은 부모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어떠한 아동학대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건 내 실수였지. 나는 좋은 부모를 본 적이 없고, 나쁜 부모만 보았기 때문에, 나쁜 부모가 하던 가장 나쁜 행동 몇가지만 하지 않는 나쁜 부모가 된 것이었다.


그러더니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자마자 나를 극혐하기 시작하더니 이젠 사실 거의 연이 끊겼다.


아내도 나와 대화하기가 힘들다며, 나를 멀리하고 결국 별거하고 혼자 살게 되었다.


비슷한 무렵에 경력을 살려 내 가게를 차리게 되었고, 직원들을 잘 뽑아서 운 좋게 사업은 잘 되게 되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먹을 땐 맛있다는 기분이 들지만 먹고 나면 가격을 생각하며, 왜 내가 이렇게 비싼 음식을 먹었을까 하며 후회하게 되고, 좋은 여행을 하는 것은 계획 단계에서 수십만원씩 지출이 생기는 걸 보면 속이 상해서 계획 단계에서 포기할 때가 많다. 그래서 혼자가 된 이후로 한 번도 여행을 가지 않았다. 밖에서 외식을 한 적도 없다. 차를 몰고 가다가도 돈이 아까워서 돌아온다. 집과 내 가게만 반복하며 매일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음식만 먹는다.


나같은 사람은 삶의 행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단 한번도 인생의 정말 행복한 순간을 겪어본 적도 없이 40대가 된 사람은, 80세라고 치고, 남은 40년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는 게 의미가 있을까? 죽을 생각은 없다. 죽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삶의 의미도 행복의 가치도 이젠 모르겠다.


무엇이 맞는 것인지 무엇이 틀린 것인지 궁금하다.


나를 이렇게 만든 계모는 여전히 남편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고, 나에겐 사과 한 마디 제대로 한 적 없는데


내 삶은 왜 이렇게 부서져있을까


정의가 없는 세상 속에서 행복의 가치를 잃어버린 기분이야.


빙글빙글 도는 나침반.


나침반은 그대로인데 나만 빙글빙글 돌고 있던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