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식물에 입문한 지 얼마 안되었던 어느 때, 8월 중순 쯤에 데리고 와서 기르고 있던 무명 풍란...
 그동안은 눈대중+물 주기 때려 맞추기로 물을 주고 있었는데, 요즘 너무 건조해졌는지 식물들이 전반적으로 물 주기가 엄청 빨라졌더라고.
 그래서 지금까지처럼 때려맞추면서 물을 주면 금방 물주기를 맞추기가 힘들어질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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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란이 살고 있던 토분에, 5미리 정도로 뚫려있던 물구멍을 더 크게 만들어주기로 했지.

 다른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까, 보통은 물구멍이 큰 토분을 써서 아래로 손가락을 넣어서 건조한 정도를 본다고 하더라고. 나도 그렇게 확인하면 좋을 것 같았거든.

 그래서 일단 집에 뒹굴던 박스 테이프로 토분을 싸매고, 커터칼로 뚫을 구멍만큼 금을 내준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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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박혀 있던 나사못과 드라이버를 준비해줍니다.

 나사못의 끝은 뾰족하고... 망치는 안 보였고... 토분은 약해보여서...
 나사못을 정으로, 드라이버 손잡이를 망치로 써서 뚫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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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잔!
 근데 하고 나니까 구멍이 조금 날카로울 수 있겠다 싶었지. 그래서 생각을 해보니까, 나사못은 나사선 때문에 울퉁불퉁하잖아?

 인간은 만물의 영장.
 나사못을 야쓰리로 써서 갈아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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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매끈하게 되었답니다~

 이제 우리 풍란이는 통풍이 더 잘 될 거야! 나도 물주기 편해질 거고!

 참.. 손이 많이 가는 친구야...
 이 친구가 처음 집에 왔을 때도 비슷한 걸 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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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9일에 찍은,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 모습이야.
 이렇게 왔었는데, 들어보니까 수태를 공동형으로 하는 게 좋다더라고? 그래서 뽑아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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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태가 꽉 차있었어.
 팔랑귀인 나는 무조건 공동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가 세워지고 말았지.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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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태를 불려서 촉을 뽑아줬었어. 근데 나는 수태망이 없었지. 하지만 어떡해. 나는 당장 공동형으로 만들어야겠는걸.
 수태망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봤지.

 인간은 만물의 영장.

 집에 굴러다니던.. 그 뭐시기... 전자기기 사면 케이블 묶고 있는 철사 있잖아. 표면에 고무 같은 거 코팅된 거.
 그걸 꼬으고 꼬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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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태망을 만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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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는 불려서 풀었던 수태들을 재사용해서 이렇게 만들었었지...
 복잡한 건 없었지만 은근히 시간을 많이 썼었어...
 그래도 저렇게 오른팔 들고 인사하는 거 보니까 기분은 좋더라.
 
아무튼 뭔가 항상 손이 많이 가는 친구야. 그래도 저렇게 초록초록해서 파릇파릇한 맛도 있었는데 말이지.

 근데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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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구멍까지 크게 뚫어주고 방금 찍은 샷.

 뭔가뭔가가 되면서 묵이 생기고 있는 요즘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