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때 팥키우기 였나 그런걸 수행평가 했던게 기억남
집에서 팥씨앗을 물에다 불리고 또 그걸 흙에다 심는게 걍 과정 자체가 행복했던거같음
그때 뭔가 내가 생명을 다룬다는게 엄청난 특권이라 생각했거든
걔 이름도 지어주고 하다가
몇일 지나니까 학교에서 가져오라는거

난 먹으려고 가져오라는건가 싶어서 개쫄았는데
성장과정 찍어야한다고 학교에서 키우라는거임
그래서 학교에서도 물 잘주고 착한말도 열심히함
이름표도 달아주고 싹나고 계속 쭉 자라고
오늘은 얼마나 컸나 확인해보니까

아예 싹 자체를 누가 가위로 잘라버렸더라
꺾였다 라던가 시든게아니라
누가 나한테 악의를 품고 잘라버렸다는게
충격이 겁나컸음
더충격인게 쌤이나 친구들이
별 반응없이 콩 하나를 더주는거였음

그때 어떤애가 잘려도 물 계속주면 재생한다길래
딴들 팥수확하고 할때 난 울면서 걔 포기안하고 계속 물줌
그래도 결국은 시들더라
싹이 잘린애는 끝까지 재생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