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식물갤도 잘 모르고, 디씨도 잘 모르는데, 이런 건 이쪽에 묻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왔습니다.
혹시 룰에 어긋나는 점이 있어도 양해해주세요.
엄마가 얼마전에 돌아가셨고, 엄마 집 정원의 나무들을 옮겨 심고 싶어요.
저는 선인장도 죽이는 여자인데.. 엄마가 얼마나 예쁘게 관리해왔었는지 알아서... 누군지 모를 이 다음 집주인에게 그 나무들의 운명을 맏기고싶지가 않아서요.
혹시 뽑아버리거나, 함부로 하면 너무 싫을 거 같아서 엄마가 특히 예뻐했던 나무들만 데리고 가고 싶습니다.
이 나무들은 전부 엄마가 모종 구해와서 심어서 키운 귀한 아이들입니다.
저희 집은 마당은 없는 집이라 마당으로 옮겨 줄 수는 없고...
챗지피티한테 물어보니까 지금이 추워서 옮겨 심기에는 그나마 적격이라고 하는데,
원래 마당에 살던 애를 화분으로 옮겨 심는 건 사람으로 치면 대동맥 수술이라 위험한 거라고 하네요.
그럼에도 꼭 해보고 싶어서요...
저희 엄마가 특히 예뻐하던 나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철쭉
한 30cm 정도 되는 철쭉이 두그루 있는데, 하나는 잎이 좀 실하고 크고 색도 진하고, 하나는 상대적으로 작아요.
하지만 둘다 건강해보입니다
장미
한 일곱 여덟그루 있는 것 같고, 키는 한... 1m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제일 작은 게 한 70cm 정도?
수국
두그루 있는데, 높이는 장미보다는 낮은데 사방으로 좀 넓어요.
외에도 배나무와 등나무가 있는데, 이건 전 주인이 키우던 건데, 거의 죽어가던 걸 저희 엄마가 열매도 맺게 예쁘게 돌봤었어요.
배나무 기둥이 제 허리보다 두꺼워서 가져갈 수 없고, 등나무도 담타고 자란 거라 가져갈 수는 없겠네요.
아무튼 엄마가 키우던 것들을 전부 다 가져가긴 어려울 거 같고 튼실해 보이는 애들만 옮겨 심어야 할지... 아니면 다 옮겨보고 사는 애를 데려가야 할지...
아 진짜 아무것도 몰라서 뭘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화분도 몸의 1.5배 되는 걸 쓰라는데 (챗지피티 가라사대)
1미터의 1.5배 되는 화분이 있을리가 없을 것 같고 ㄷㄷ 있다고 해도 들고 옮길 수 있나 싶고..
아니면 찾아보니 공중취목이라는 것도 있던데 그걸 시도해 볼까 싶기도 하고..?
어차피 집은 4월에 뺄거라 그 때까지 시간은 좀 있어서...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챗지피티 말을 어디까지 믿어도 될지도 모르겠고... 아 모르겠고 그냥 버려 했다가도 엄마가 아픈 몸 이끌고 나가서 관리하던 뒷모습 생각나서 그럴 수도 없고...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금 잎 져있을때 그나마 타격이 적으니 열심히 파서 배수 좋은 비료기 없는 상토에 심어주세요 물 올리기 시작하면 뽑지도 못해유 - dc App
의외로 뿌리가 깊어서 뿌리 다 캐지 마시고 어느정도 깊이에서 둥글게 단근하고 캐세요 어머니께서 기뻐하실겁니다 - dc App
@개구리 감사합니다! 둥글게 단근, 비료기 없는 상토.. 꼭 기억할게요
에고... 일단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어머님이 소중히 여기던 나무들을 자식분이 이어 보살펴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참 감동적이기도 하고 먹먹하기도 하네요. 먼저 제 생각부터 말씀드리자면 철쭉 정도는 옮겨심기를 시도해보고, 장미랑 수국은 좀 더 따뜻해진다음 가지 몇개만 잘라서 삽목으로 새 나무를 이어 키우는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어요. 하나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어머님이 키우시던 것이라고 해서 그 나무들에게 너무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식물이란 것이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잘 크는 것은 아닌데, 너무 의미를 부여해 놓으면 나중에 죽었을 때 괜히 마음이 찜찜하더라고요.
만약 어머님께서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으면 뭐라고 하실까요? 내가 열심히 키워놓은 것이니 너가 반드시 계속 잘 키워라, 이러실까요. 아니면 마음은 고맙지만 걔네들은 지금까지 내가 키우면서 충분히 즐거웠고, 나무들도 이사하는 것에 스트레스 받을 수 있으니 거기 그대로 두고 다음 사람이 보고 즐기면 다행이고, 아니면 또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러실까요. 만약 너가 키워보고 싶으면 시도하되 너무 부담갖지는 말고, 꼭 그 나무들이 아니더라도 뭔가 키우면서 너도 즐거운 느낌을 가져볼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히 기쁘겠다, 그러시지 않을까요?
@식갤러1(175.114)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제가 다 책임 질 수 없을 것 같아서 (제 깜냥을 제가 알아서ㅠ)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책임을 져야 할 것 같고 그랬어요.. 말씀대로 철쭉만 먼저 해보고 나머지는 찬찬히 생각해 볼게요. 엄마가 보면 저거 저거 안하던 짓 하느라 고생한다고 오히려 안쓰러워 할 것도 같고 그러네요
@글쓴 식갤러(38.61) ㅠㅠ 고생 최대한 덜 하셨으면 좋겠네요. 만약 철쭉 옮겨 심기로 결정하시면, 가족 중 힘 진짜 좋은 남자분 있으면 그분이든 아니면 전문가이든 꼭 사람 불러서 하셔요. 땅 속에 묻인 뿌리 끊으면서 파내는게 생각보다 힘이 정말 많이 필요합니다. 삽 말고도 전지가위 등 장비도 필요하고요. 그리고 4월에 집 빼신다고 하셨는데, 이미 매도든 임대든 계약이 끝난 상태라면 계약 후 나무 캐가는 것이 문제가 없는지도 계약 상대방과 한번 확인해보셔야 할 것 같아요.
@글쓴 식갤러(38.61) 집을 보러 온 사람이 예쁜 나무가 가득한 정원이 마음에 들어 계약한, 또는 계약하려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제법 커질 수도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