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키우다보면 해충은 반드시 나타난다. 농업이든 원예든 단순한 생물들로 이루어진 단조로운 생태 환경을 형성하는 것이기에, 이런 환경에서 번성하는 해충은 언제나 골칫거리가 된다. 농약을 쓰는 것도 답이 되겠지만 농약은 사용하기 까다로운 편이며 단점도 존재하기 때문에 많은 상황에서는 농약 없이 해충을 방제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 효율이 좋은 것은 당연히 생물학적 방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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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쓰는 게 토양에 서식하는 포식성 응애 종류인 마일즈응애다. 

토양에 서식하며 표면 1~2센티미터까지 기어들어가 총채벌레 번데기, 토양선충, 다른 토양응애, 톡토기, 뿌리파리 애벌레 등을 잡아먹는다. 따뜻한 환경을 좋아하고 먹이가 있는 환경에서 빠르게 번식하고 짧은 수명을 마치고 죽는다. 잡아먹을 벌레가 없다면 곰팡이, 조류나 식물 잔해를 먹는다. 


경험담으로 활동성이 굉장히 좋고 온실 내부 환경이 적절하면 온실 내부를 타고다니며 작은 벌레를 사냥하며 응애류나 총채벌레류나 3~4주 이내에 박멸하고 거의 1년 이상 잔류한다. 최근에 다시 총채벌레가 생기기 시작하여 구매했는데, 기존의 오래된 화분에는 아직까지도 총채벌레가 관측된 적 없는 것을 보면 방제 효과가 상당히 좋은 듯 하다. 이리응애를 풀어놓은 뒤로 잎응애는 아예 본 적도 없다. (포식성 응애 중 아직도 간혹 살아있는 개체가 보임)

잎에 사는 이리응애 종류도 풀어놨었기 때문에 만약 잎에 총채벌레나 응애가 많은 식물을 키운다면 칠레이리응애나 지중해이리응애같은 것을 같이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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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생물학적 방제는 왜 필요할까? 


일단 응애류와 총채벌레류는 약제에 대한 내성을 빠르게 얻는다. 한 가지 약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고, 이내 방제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서로 다른 작용기작을 가진 두 가지 약제를 교차살포해야 한다. 특히 세대교체가 빨라 약제에 내성이 강한 종류는 3~4가지 약을 사용하여 교차살포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해충은 천적에 내성을 얻기 어렵다. 농약을 분해하는 효소의 양을 늘리는 돌연변이는 쉽게 발생하지만, 천적의 행동에 맞춰서 방어하는 돌연변이는 쉽사리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방제를 위해 풀어놓은 천적 또한 생물이기 때문에, 천적의 개체수를 유지시키고 지속적으로 번식하게 할 수 있다면 천적 또한 해충에게 적응하게 된다. 

애초에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대량의 천적을 일시에 풀어 특정 개체군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일종의 생물적 재난 상황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방제한다면 내성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한 온실 환경에서는 생물학적 방제를 활용할 여지가 매우 많다. 일반적으로 온실에서 발생하는 뿌리파리, 가루이, 총채벌레, 응애 등의 생물은 포식성 응애로 방제가 가능하다. 나방 애벌레나 굴파리가 희귀한 상황에서 포식성 응애를 잘 관리하면 이런 해충을 방제하기 쉽다. 덥고 습한 환경에 잘 적응하는 포식성 응애를 고르면 응애가 세대를 이어가며 번식하면서 자연적으로 해충이 통제되는 환경을 형성할 수 있고, 그 수준이 되면 더 이상 약을 사용할 이유가 크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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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선인장나방 기념비. 퍼져나가는 생태계교란종 선인장을 막기 위해 1926년부터 뿌렸던 선인장나방들과 선인장의 박멸을 기념하는 비석이다. 호주는 화학적, 물리적인 방법을 활용했음에도 선인장을 박멸하는데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선인장나방 알을 선인장 군락에 뿌려서 단 7년만에 모든 대규모 선인장 군락을 파괴하는데에 성공했다.)


농약의 단점도 생물학적 방제의 중요성에 한몫한다. 농약은 벌레를 박멸하기 위한 약이 아니다. 적절한 개체수로 유지하기 위한 약이다. 농약을 주로 쓰는 노지 환경에서는 끝없이 주변에서 해충이 유입되기 때문에 농약은 해충을 완전 박멸하기보다 적절한 수로 유지하여 최선의 효율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몇십년 전에나 쓰던 박멸을 위한 아주 독한 농약은 박멸해서는 안 되는 생물까지 없애고 해충을 잡아먹는 생물마저 죽여 결과적으로 더 많은 농약 사용을 낳았고, 그래서 현대의 농약은 독성이 그나마 적고 다른 생물에게 해를 끼치기 힘들도록 빠르게 분해된다. 독성이 상당히 약하기 때문에 농약을 일일히 치기 까다롭거나 지속적으로 교차살포하며 사용할 수 없는 경우 해충을 완전 박멸하기 힘들고, 노지 환경과 다르게 자연적인 포식자가 없는 온실 내에서는 해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농약이 100%의 역할을 못 하는 상황에서도 농약을 아예 흡입하지 않게 충분한 보호를 갖추고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시적으로 피부 발진, 가려움, 안구 점막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리 단순하게 사용할 수 없다. 독성이 낮은 것 뿐이지 독성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독성에 민감한 어류, 갑각류, 무척추동물 등을 같이 키우는 경우 농약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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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포식성 응애를 사용하는 생물학적 방제에 몇 가지 팁을 주자면 빠른 방제를 원할 경우 많은 양의 응애를 빠르게 투입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원할 경우 마일즈응애 큰 통 같은 걸 사서 나눠서 뿌리는 걸 추천한다. 생물학적 방제를 사용하는 동안은 따로 포식성 응애까지 죽일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고(비오킬같은 건 딱히 안 통하지만 잎에 물을 뿌리면 악영향이 있음) 잎에 서식하는 포식성 응애를 사용할 경우 물샤워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아주 가늘고 조그마한 벌레가 번식해있거나 방부제가 없는 물고기 사료같은 게 있다면 응애를 직접 키워볼수도 있다. 굳이 높은 밀도를 유지하지 않을거라면 일반적인 반밀폐 통에 톡토기가 서식할 습한 환경을 만들고 톡토기가 먹을 나무껍질과 낙엽을 넣어서 톡토기를 잔뜩 불린 뒤 응애를 풀면 된다.(이 방식으로 톡토기를 키우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대신 이리응애가 잔뜩 불어나서 실패했다. 이리응애 사육에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굳이 전문적인 방법을 쓰고 싶다면 먹이용 진드기나 초소형 곤충을 데려와서 먹이로 주고 바닥에 무비상토나 피트모스를 깔아서 키우면 된다. 

응애의 활동을 위해 온실은 따뜻하고 습하게 유지해주는 게 좋다. 다만 그렇다고 직접 분무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


이렇게 소형 온실이나 온실장에서는 포식성 응애를 풀어놓는 것으로 농약의 단점을 극복하고 다양한 해충의 방제에 간단히 달성할 수 있다. 만약 미래에 해충이 유입되더라도 포식성 응애가 퍼지기 전에 잡아먹어 개체수를 관리하기 때문에 편리한 점이 많다. 농약 사용이 꺼려진다면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생물학적 방제를 사용해보면 어떨까. 


오랜만에 살짝 생기기 시작한 총채벌레들을 좀 잡으려고 포식성 응애를 구매해서 적어봤다. 다만 사진은 전부 예전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