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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습하고 어두운 정글 바닥은 수많은 식물들이 경쟁하며 번성하는 난잡한 곳이다. 이런 환경에서 번성하는 단단하며 강인하고 아름다운 주름진 반광택의 잎을 가진 이 안스리움의 이름은 안스리움 데빌리스, Anthurium debilis.......

잠깐, 처음부터 다 틀렸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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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데빌레.........)
모두가 데빌리스로 알고 있는 이 종의 정명은 안스리움 데빌레, Anthurium debile 다.

Debile는 라틴어로 "허약하다"라는 뜻이다. 이에 걸맞게 안스리움 데빌레는 심히 허약하다. 기본적으로 주름이 있는 천남성과는 키우기 까다로운 편이다. 럭셔리안스같은 예외도 있지만, 스플렌디덤같은 종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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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재배자들에게 검증된 까다로움의 이유 중 하나는 바닥이 축축한 서식 환경이다. 유통되는 많은 착생성 안스리움들은 절벽이나 암벽에 붙어서 자라기 때문에 건조를 어느 정도 견디고, 지생성 안스리움도 어느 정도 건조는 견딜 수 있다.

그러나 물가의 축축하고 그늘진 곳에 주로 서식하는 데빌레는 건조를 잘 견디지 못한다. 즉 물이 유의미하게 마르는 순간 피해를 입는다. 겉흙이 마를 때 물을 줘야 하는 가드닝의 관례와는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동시에 안스리움이기 때문에 통풍이 좋은 흙이 필요하며 따뜻한 온도, 높은 습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잎이 얇은 것도 한몫할 것이다. 데빌레의 잎은 럭셔리안스, 비타리폴리움, 크리스탈리넘, 베이치 등 유명한 종보다 확연히 얇다. 이것이 물을 많이 요구하는 특성과 결부되면 잎이 상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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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런 다이소 저면관수 화분 바닥 남은 걸로 상시저면을 만들었다)

아마 이 종에 이름을 붙인 크로앗 박사조차 이 종의 끔찍한 허약함에 감격해 종명에 약하다는 것을 붙여주었을 것이다.

너무 덥든 춥든 온도 유지 실패하면 녹고, 조금 건조하면 잎이 말라서 바스라지며, 뿌리에 물을 충분히 주지 않는 순간 성장이 느려지고 잎이 마르기 시작한다. 이 모든 걸 다 지켜도 감염이나 영양 문제로 간혹 돌연사하려고 든다.(강광 환경에서는 마그네슘을 잘 챙겨주는 게 좋다고 하고, 자생지에서 주변 하천 수질에 민감하다고 함)숙련된 재배자의 관리 또는 우수한 환경이 아니라면 크기를 키우는 것은 제쳐두고서 잎을 아름답게 유지하거나 최소한 크기가 줄어들지 않게 하는 것조차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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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신엽이 났는데 온실에 숨어있던 손톱보다 작은 달팽이가 먹어서 구멍을 냈다. 개색기들)

안스리움 데빌레라는 이름은 2004년에 세계 천남성 학회의 저널인 아로이데아나에서 출판된 종명으로, 채집 기록 자체는 1955년부터 존재하며 모식표본은 1990년에 채집되었다.

콜롬비아 초코 주와 바예달카우카 주에 한정적으로 서식하며 해발 고도가 매우 낮은 저지대의 그늘지고 습한 개울가 주변에 서식한다. 중형 지생종으로 위로 곧게 자라는 편이며 보통 잎은 50센티미터까지 자란다고 하고, V자거나 겹쳐서 닫히는 사이너스와 큰 잎을 지탱하기 위한 각진 줄기가 특징이다. 유사한 종으로 스플렌디덤이 있고, 유전적으로 상당히 가까운지 토마스 크로앗 박사의 안스리움 스플렌디덤 종 복합체 연구에 데빌레에 관한 내용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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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스리움 데빌레의 뒤쪽 잎은 대부분 상하고 있다. 전문 재배자들도 모든 잎을 깔끔하게 자라게 하는 건 어렵다.)

마지막으로 안스리움 데빌리스라는 이름에 관해, 트로피코스나 미주리 보타니컬 가든의 정보에는 이런 설명에 짤막하게 각주가 붙어 있다
-"안스리움은 성별중립적으로 표현되는 속이므로 debilis가 아닌 debile가 옳다"

가끔은 이상하게 부르던 식물의 제대로 된 이름을 찾아서 불러주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