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토요일의 카페코이 오후 1시.
해도 중천에 떳겠다 슬슬 턀팀 하나 둘 모여들며 '잘 지내셨어요?' '이번에 결혼하신다면서요' '저 캐릭 또 짜왔어요~' 이런 저런 잡담 나누는 현장에
본인도 대망의 던ㅡ전월드 27회차 장기세션을 앞두고 30분 일찍 대기하고 있었다.
본좌의 소개를 먼저 하자면 던전월드 도적 플레이 82회, 던월 띠프협회 입회아래 선정된 최고의 도적 3회 수상, 이달의 우수 던월도적 플레이어(MVTP-DW) 7회 수상, 태권도 검은띠의 준비된 도적 플레이어로서.
하플링 도적으로의 메소드 RP를 넘은
내가 하플링 도적이고 하플링 도적이 나인
몰아일체의 개방만을 눈앞에 둔 ㅇㅇ 그런 플레이어라고도 할 수 있다.
여튼, 본인 그런 친목과 사담엔 관심없는 힙스터인 척
콜드플레이의 불세출의 역작 "Viva La Vida"
들으면서 시크하게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는데
카페 입구쪽에서부터 불규칙한 박자감의 발소리가 들리더라.
적의 습격인가 싶었지만, 이미 본인의 도적 레벨은 무려 11.
선수필승이 마스터링 되어 있었기에 차분히 고개를 돌렸는데 아뿔싸.
ㄹㅇ..
한 손으로 지팡이를 짚었음에도 부들거리는 얄상한 두 다리 , 누가봐도 방년 일흔은 넘었을 할아버지 한분 들어오시는거..
얼핏봐선 '영감탱이 늙어가지곤ㅋㅋ 기원인줄 착각하고 들어오셨나' 싶겠거니 했겠지만..
본인, 던월 띠프협회 입회아래 선정된 발롱도르 3회 수상자로써
노인의 허리춤에서 따닥이는 주사위 마찰음..
ㄹㅇ 그 미묘한 소리 듣자마자 간파했다.
'이건 스댕으로 도금된 d20이다. '
호사롭지 않은 늙은이의 포스에
본인 바로 trpg 전설의 6070세대
태고의 D&D 플레이어임을 알아채고
그 자리에서 귀에 꽂고있던 이어폰 뽑아던지고 기립박수쳤다.
사람들 갑자기 본인의 행동에 벙찌더니
뒤늦게 한 두명 박수 따라치기 시작하니까 ㄹㅇ..
군중심리에 끌려서 너나할 것 없이 기립박수 치는데
그 노인.. ㄹㅇ
지팡이 짚던 손 바꿔쥐고, 주름지고 마른 입 한번 적시거니
" 오늘도 안전rp합시다.. "
ㄹㅇ..
그 한마디에 카페코이.
티알러 말고도 그냥 소모임 회의하러 왔던 사람들 마저 기립박수치고.
카페코이 사장도 이 역사적인 현장에 감동했는지, 아이스티 한잔씩 무료제공하겠다며 만화책 읽던 알바생 돌리기 시작하고..
ㄹㅇ..
이날따라 주사위도 펌블 하나 없이 스무지하게 흘러가더라..
이게 고인물의 포스가 아니었나 싶다.
한 사람이 무언가에 30년 이상을 몰두하면
그 배경마저, 아우라를 바꿔쥐는 힘이 있다던데..ㄹㅇ..
본인 이 일을 계기로.. ㄹㅇ..
나도 한 번 턀판에 뼈를 묻어보자 다짐하는 오늘이었다.
?
나이 많아봤자 60대 아닌가...
안전 알피 합시다! 보플요망 - dc App
보플하면 개추박음
노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