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태까지 만나본 마스터가 많았던 건 아니었지만, 소설가를 자처하는 - 당연히 출판된 소설은 없는 - 사람이 이런 경향이 없지 않았다.
당연히 일반화하는 건 아니고, 그런 경향을 보인 마스터가 대부분 소설가입네 했다는 소리지. 그리고 그 이유는 내가 정확히 알 수 없다.
물론 PL에게 혹은 PC에게 해피엔딩을 내줘야만 할 의무는 없다. 이야기에 따라서는 비극도 있을 수 있겠지.
그런데 플레이하고 있는 이야기에 어떤 전제가 없으면 그건 문제다.
영화로 비유하면 분명 나는 "어벤져스"를 보러갔는데, 보러 간 영화가 "엑소시스트"라던가 "실미도"라면 그건 성립 자체가 안 되는거거든.
최소한 무슨 장르인지 정도는 알려야하고, 급 반전으로 플레이어를 통수치는건 '잘 쓴 소설'이 아니라 그냥 '꼴리는대로 쓴 소설'임.
애초에 TRPG는 자기 혼자 써갈겨도 되는 양판소가 아니기도 하고.
개추여요
나도 소설을 쓰는 입장에서, 마스터링을 하며 비슷한 실수를 여러 번 했었는데.... 경험을 되새겨 보자면 '난 마스터로서 뭔가 신박하고 충격적인 반전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어. 그리고 보통 그런 건 비극적이거나 충격적인 이벤트로서 플레이 내에서 구현하는 게 가장 쉽고. 그래선 안 된다는 걸 깨달은 지는 이미 꽤 오래됐지만 지금도 아직 옛 버릇이 남은 듯해 찔림.
공동 창작이 뭔지 모르고, 팀 작업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