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마스터하면서 연인캐를 받은 적은 이거 한 번밖에 없는 쪼렙이라 연애플이 항상 잘 풀린다고 주장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닌데

그 한 건이 좋은 분위기로 끝난 적이 있어서 그냥 이런 경우도 있었다 소개하는 기분으로 기억나는 대로 써봄.


한 5년 됐고 룰은 소드월드 2였어.


소드월드가 소위 라그나 만들기 쉬운 룰에, 연애캐도 소서러 인남캐에 펜서 엘프녀라는 조합이라 

지금 여기의 밈 기준으론 완전 파멸의 신호였지만 그 때의 나는 별 생각 없이 허용했었다.


아무튼, 쟤네의 연인 플레이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단순히 '상대한테 잘 보여야 한다' 였는데 

이게 이렇게 된 이유는 이 놈들이 처음엔 왜 연인이 됐는지도 설정 안하고 들어갔기 때문임


그러다보니 초면에 멋모르고 고백하고 받았다는 설정이 생기면서 멋진 모습을 보이려고 온갖 연출을 넣는데,

반대로 판정 실패할 때마다 얘들이 상대한테 잘 보이려다가 실패했다는 설정을 중간중간 끼워 넣기 시작하더라구.

남캐가 수영을 멋있게 하려다가 쥐가 나서 떠내려갔다던가, 딸피 남은 적한테 명중 판정 하려다가 펌블 뜬것도 3회전 용사 베기를 하려다가 미스한거라든가.


글로 쓰니 으레 있을법한 평범한 플레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지금 회상해도 그 평범한게 재밌었음 ㅋㅋ


나중가면 다른 파티원들도 쟤네 연애사업에 동참해서, 한 쪽이 6;6 같은거 뜨면 미리 짠 것처럼 띄워주고, 

남캐가 1;1 뜨면 "엘프인 넌 모르겠지만 인간은 원래 중요할 때 바닥을 핥는 습성이 있어" 하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로 커버쳐주고, 

엘프 캐릭터는 그걸 믿는 RP를 했다가 다음 세션에 써먹고..


ㅅㅌㅊ 씬을 꼽을 수 있을 정도의 드라마틱한 전개는 없었는데 저런 훈훈한 분위기가 잘 풀려서 캠페인도 평범하게 마무리되었음. 

쟤네들 엔딩 이렇게 해달라고 다른 플레이어들도 적극적으로 제안해주고 쟤들도 그거 받고..


말하고 나니 연애플보단 썸플에 가까운 것 같지만....


암튼 연인플 썰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연인플 자체가 문제라기보단 그걸 어떻게 풀어내는지 플레이어 센스가 더 중요한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