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무수한 분야의 지식들은

대중들에게 교양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들만큼 복잡함

보통 사람이 당연하다고 짚고 넘어가는 것들조차도

전문가들이 보면 너무 문제있는 정보가 많음

예를 들어서 모험가를 국왕이 제재하지않는 이유가

강력한 무력집단인데다가 상권형성에 도움을 줘서

세금은 직접적으로 거둘 수는 없지만

나두면 이득인데다 건들면 손해가 크다

라고 설정하면 이건 얼핏 생각하면 맞는 것 같아보임

그런데 사실 세금이 안걷혀도 상권형성만으로

국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신선한 개념임

애덤 스미스 이전의 세계에서는

세금으로 걷혀들어와 창고에 쌓인 돈이 국부였음

국민들이 부유하면 그걸 강탈하는게 국부임

그러니 그런 상식속에서 국왕이 바라보는 모험가는

돈도 안되고 자기 말도 안듣는 불순분자임

물론 나는 이쪽 지식이 얇팍해서 틀릴수도 있는데

내 말이 맞다고 해도 첫 예시의 국왕이 잘못된건 아님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모험가를 풀어두는 국왕이란건

왕국에서 활약하는 모험가가 존재하기 위한 도구고

핵심이 되는 모험가의 이야기가 재밌으면 되기 때문임

적당히 그럴싸하다고 여겨지는것만으로 충분함

이렇듯 여러방면의 고증을 두루 따지기에는

현대 지식이 너무 방대해서 일개 개인이 따라가기힘듦

다른 쪽으로 예를 들자면

배경을 결정론적 우주로 만들었다고 가정해보면

결정론적 우주구조는 현대 과학에서 틀린 가설임

그리고 결정론적 우주관이 깨진건 양자역학때문이니까

물질이 양자화되어있지않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보라색으로 갈수록 자연상에 존재하기 힘들고

자외선이 발생하기 힘들게됨

왜냐하면 물질이 양자화되었다는걸 의미하는

플랑크 상수가 사라지게되면

자외선 파탄이 현실화되기 때문임

레일리-진스의 복사법칙에서 나온 말인데

고전적인 과학법칙에 따르면 물체의 진동수가 증가하면

파동의 에너지는 진동수 증가의 제곱만큼 더 증가함

그래서 자외선은 존재하기 힘들어진다는게 자외선파탄이고

이것이 현실화되지 않은 건 물질이 양자화되어있기 때문임

다시말해 단순히 결정론적 우주관을 만들고 싶으면

빛 에너지의 분포형태부터 바로잡아야한다는거임

그런데 그런걸 따져가면서 설정잡는 사람이 어딨겠음

결정적 우주론을 쓰고싶은건 결정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풀고싶어서 쓰는거지

흑체복사니 자외선 파탄이니 하는걸 따지고 싶어하는게 아님

결국 완전한 고증을 위해서는 희생해야할 것이 너무 많고

고증은 어디까지나 즐길 거리의 일종이 되어야지

주객이 전도되어 고증을 재미보다 우선시해선 안된다는 것

물론 고증퍼거들이라면

PC들을 현대에서 난데 없이 판타지 세계로 전이된 이세계인으로 설정하고

합리적인 이유로 PC들을 놔줬다고 생각했던 국왕이

사실은 군사를 모으고 있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모르다가

나중에 충분히 군사를 모은 국왕에게 통수맞고

그와 현대인간의 사고방식의 차이때문에

대화가 성립안하는 플레잉을 할 수도 있지만

그건 그 팀 이야기고

고증은 어디까지나 플레잉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되어야한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