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는 PC를 죽이지 않음
실패해도 전진함
이야기는 어떻게건 흘러감
이게 요즘 알피지의 대전제인데
이러면 무슨 긴장감이 있고 무슨 몰입도가 있어?
"오크 전투추장이 도끼로 PC전사의 가슴을 크게 가로벱니다! 피가 뿜어져 나오네요! 치명타 맞아서 전사는 HP가 2 남았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ㅇㅇ 뭐 어차피 안죽을거고... 이 전투 지면 뭐 진대로 스토리는 전진하겠지"
"ㅎㅎ 그러게 뭐 져도 상관없고 HP 0 되어도 상관없는걸 ㅎㅎ 제 성직자는 스태프로 오크 전투추장의 머리통을 가격합니다"
"스태프? 나 힐 안해주고?"
"스태프로 후려치는게 재밌을 것 같아섴ㅋㅋ 뭐 진다고 겜 오버될것도 아니고... 설마 뭐 마스터가 너 죽게 냅두겠냐"
이런 식이 됐을때 이걸 플레이어 잘못이라고 할 수 있나?
입밖으로 꺼내는건 예의 문제라고 치고, 이런 마인드로 플레이하게 되면 그걸 플레이어 잘못이라고 할 수 있나?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는 일정 수준의 위기감과 긴장감이 있어야 게임이 재밌다고 생각하는데
져도 별 문제 없고, 실패해도 이야기는 진행되고, 뭘 어떻게 해도 한 편의 재미난 이야기를 볼 수 있다고 한다면
흠.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아니면 애당초 알피지에는 위기감과 긴장감이 필요 없는건가?
전 그래서 죽일 상황이 오면 죽이거나 죽음에 준하는 패널티를 주죠. 요즘 rpg는 글쎄...
ㅇㅇ 알피지에는 긴장감과 위기감이 있어야 댐. 그러니까, PC를 죽일때는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상황에서 화려하고 영웅적인 활약상을 보인 끝에 애통하게 쓰러져 죽을 수 있게 해줘야 댐. 그냥 막 죽여버리면 안댐
진행이 막히는게 더 재미 없다고 판단한 사람들도 있을거고
나는 글쓴사람에게 동감하지만 이미 이게 대세인건 어쩔수가
근데 그럼 일반 잡졸과의 전투 장면은 다 뭐야? 위기감도 긴장감도 의미도 없는 전투씬은 결국 난관도 아닌 일종의 시간낭비 아냐. 그걸 왜 해? 절대 죽지 않을 것이고 져도 별 상관없는 전투를 하는게 재미있을까? 난 잘 모르게
겠어.
그 사이의 이야기를 어떻게 꾸미느냐가 또 재미있거든요. PC가 비록 생명은 붙어있더라도 어떤 꼴로 붙어 있는지도 플레이 과정에 따라 엔딩에서 결정될 수 있고요.
잡졸과의 전투에서 가운뎃다리를 잃는다든지요
그래서 요즘 룰은 잡졸은 아예 전투 데이터 자체를 다르게 짜게 하는 경우도 많은 모양임. 그런 경우, 잡졸과의 전투는 그냥 플레이어들을 의기양양하게 만들어 주고, PC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게 하는 수단?
글쎄 어떤 상황이냐가 문제지. 마스터가 PC를 막 죽이는거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서 죽이는건 확실히 좀 그렇지만...
적어도 던전크롤링에서는 HP가 바닥나면 죽는다는걸 확실히 해야함. 아니면 그에 준하는 마스터액션을 쓰든지. - 플래티넘 스타즈
ㅇㅇ 그니까 패배한 뒤의 이야기를 어떻게든 꾸며서 재밌게 한다는거잖아요. 그럼 PC는 패배해도 재밌을거니까 굳이 이기려고 (=패배하지 않으려고) 몰입하거나 긴장할 필요가 없단 얘기잖아요. 이겨도 재밌고 져도 재밌는데 왜 이기려고 노력하겠어요.
그새 덧글이 달렸네 요 위의 ㅇㅇ 그니까 패배한 뒤의 ~ 덧글은 미친오알님에게 한 말임
게임의 재미는 멋진 장애물과 그 장애물의 극복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실패도 패배도 죽음도 존재하지 않는 "어떻게 흘러가도 이야기는 전진해서 좋게 좋게 끝나는 알피지"는 결국 사실상 장애물이 없는거고, 장애물이 없으니 극복도 없고, 극복이 없는 게임이 과연 재미있을지? 이쯤 되면 게임이라기보다는 그냥 비쥬얼 노벨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근데 플레이어 성향마다 달라서 일반화시킬 순 없을 것 같아요. 패배해도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플레이어가 바라는 캐릭터의 삶과는 방향이 달라지니까요. 백전백승하길 바랐는데 비굴하게 감옥에서 목숨을 유지해야 한다든지. 결국 성향에 맞는 마스터와 플레이어가 만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요.
39// 개인적으로는, 패배한 뒤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반드시 플레이어 입장에서 기분 좋기만 한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함. 그러므로 해답은 텍-섹- 이다!
미친오알 / 그럼 전투에서 패배하거나 판정에서 실패했을때, 플레이어는 동의하지 않는 PC에 대한 마스터의 조작이 가능해진다 - 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건 너무 확대해석이 되려나.
물론 전 죽이기도 합니다. 이 선택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미리 알려준 뒤에.
39.117.*.*// 그렇죠. 그걸 미리 합의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행동엔 책임이 따라야 하니까요.
패배해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꼭 해피엔딩을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죠. 저는 영웅적 모험가들이 패배한 뒤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한다거나, 불구가 되어 길거리에 내몰려 자선과 동정으로 겨우 삶을 이어간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재미있는 결말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게 PC의 조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운명과 배경상황의 조작인 거죠. PC가 자살했다! 할 수는 없지만, 자살해도 이상하지 않은 주변환경을 주고서, 자살하든 말든 그건 플레이어 분의 자유의사에 맡기는 것...
PC 자체를 꼭 마스터가 조작하지 않더라도, 저런 결말을 마스터가 전달하고, 플레이어에게는 그 틀 내에서 플레이 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봅니다
그게 캐릭터의 사망과 큰 차이가 있을까요...? 불구가 되어 길거리에 내몰린다거나 하는건 스토리의 종료이고, 캐릭터의 사망이 문제가 되는 부분도 스토리의 종료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일반 잡졸과의 전투는, PC 자원을 깎기 위해서죠. 이기지 못하는 거야 당연하지만, 그 이후에 있을 전투에 대비하는 PC의 자원(주문, hp, 아이템)을 최대한 감소시켜서 보스전을 괴롭게 만들려는 배치에요.
예를들어 모험가 일행이 용을 잡으러 가는 스토리에서, 마을을 나오자마자 고블린 무리와 싸움이 나서 거기서 전원 HP가 0 이하가 됐을 때를 생각해 보아요.
39.117.*.*// 패배 자체로 바로 엔딩이 결정돼서 플레이가 종료되는 것과, 패배 이후...승리 루트가 아닌 감옥에서의 역경 그리고 탈출 동료의 희생..이렇게 다른 방향으로 플레이가 이어질 수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식으로 죽지도 않고, 실패해도 전진하는 방식대로라면, 모험가들이 고블린에게 사로잡혀간 뒤 고블린 주둔지에서 탈출하는 씬으로 이어지겠죠?
39.117.*.*// 저라면 그런 상황에서 중요 npc를 죽게 한다든지, 용 모험은 일단 접어두고 고블린 촌락에 끌려가 능욕당하기 전에 탈출하는 궁리를 하게 한다든지 그런 대안 루트를 탔을 것 같네요.
그러면 추가적인 씬이 발생했을 분 실질적으로 피해를 본 것이 있느냐.. 라는 부분이 의문스럽네요. 체력이나 아이템, 돈을 뜯겨서 자원이 소진된다고 해도, 그 자원이 소진되는게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타격을 주죠?
39.117.*.*// 그러다가 그 대안 루트에도 기승전결 구조가 마련되어 엔딩이 무르익었을 땐, 판정 하나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겠지요. 그 전에 이 결정으로 삶과 죽음이 갈릴 수 있다는 걸 경고해주고요.
게임을 왜 하나요? 상대방 빡치라고 하는 거에요.
자원의 소진은 결국 다음 전투에서 패배의 확률이 올라간다는 의미인데... 캐릭터의 패배가 플레이어에게 디메리트로 적용되지 않는다면 자원의 소진 또한 플레이어에게 타격이 되지 않는 셈 아닌가요?
ㅇㅅㅇ? / 상대방이 어딨죠
39.117.*.*// 거기서 취향이 갈린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데이터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바뀐 스토리 그 자체에 의미를 느끼고요. 저와 함께 플레이하신 분들의 많은 수는 고블린에게 패배하여 이런 상황이 된 것 자체를 패널티와 타격으로 받아들이시더군요.
음 그러니까 좀 러프하게 요약하면 이런 질문이 될 것 같은데...
저라면 보스전 이전의 전투에서 패배할 경우 사망은 아니라도 시나리오상 우울한 전개를 한다던지 하고, 실제 패널티를 줄땐 보스전에서 큰 패널티를 줄꺼같음, 그리고 보스전에서 지면 ㅂㅂ 할꺼같음.
1. 마스터와 플레이어가 사이좋게 합의하여 실패와 패배에도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나리오를 전진 시킨다 -> 긴장감이 없다
2. 마스터가 플레이어에게 실패나 패배의 대가로 패널티를 안긴다 -> 원망 및 불쾌감이 발생한다
1번에서도 긴장감을 느끼는 분도 계실 테고 2번에서도 만족하는 분이 계시겠지요. 저는 역시 취향의 문제라는 생각이 계속 드네요
미친오알 / 음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요. 저 역시 제 생각일 뿐 답이 뭐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