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룰북은 쌓이고 OR은 못해봤음
2월인가 3월인가 운동이 취미인 인싸 지인 모아서 겨우 캐릭터 메이킹 했음.
하이엘프 마법사, 다크엘프 도적, 인간 전사, 그리고 GM 캐인 인간 사제까지
뭔가 안정적인 파티를 만들었음.
그리고 다들 시간이 안맞아서 6개월 간 못하다가
얼마 전에 시간을 잡기로 함.
그래서 나는 부랴부랴 준비하게 됨
퇴근 시간 이후에 비품실에서 미니어처 만들고 맵 인쇄하고
중국에서 주사위 세트를 다량으로 구매하고
여튼 두근두근 준비한 당일
도적(애아빠)이 현실 게이트 열려서 불참소식을 알림
4인팟 난이도로 미니어처를 준비한 나는 너무 아쉬워서 와이프를 억지로 참여시킴.
펠그레인 프레스 공홈에 멀티어택 레인저 빌드가 있기에 거의 그대로 가져다가 씀.
그렇게 모험을 떠남.
PPT랑 브금이 나름 도움이 되었는데 이게 실감나서 도움이 되었다기 보단
'이게 뭐라고 이놈이 이렇게까지 준비하냐, 아이고 그래 좀 적극적으로 해주자.' 같았음.
출발 전 마을에서 잡다하게 이런저런 진행하는데
마법사는 동생에게 선물을 전달해달라니까 그걸 반지에 끼워도 되냐고 대놓고 NPC에 물어 봄
전사는 예쁘다고 묘사한 NPC에게 수작을 걸고 레인저는 이런걸 하는 나를 좀 한심스럽게 보는 듯 했음.
여튼 그렇게 출발해서 고블린과의 첫 전투
확실히 고조주사위가 낮으니 황금거룡의 피를 물려받은 위대한 전사가 허공에 칼질하더라.
마법사는 왜 나는 마탄만 날리냐고 어이없어 했고
도적이 들어오는 줄 알고 신앙의 망치 주문을 뺐던 사제는 별 도움이 안되었음.
근데 멀티 어택 레인저가 생각보다 세어서 그런지 초반에 활약했고
고조주사위 올라가니까 다들 안정적으로 딜링했음.
내가 일부러 후방에서 증원군을 불러서 마법사를 공격했는데
위대한 혈통의 순간이동으로 휙 도망가버림...
그러고 탑에 도착하고 이런저런 RP 시켰는데
초보자들도 그렇고 다들 RP를 쑥쓰러워하고 부끄러워 하더라
이게 좀 실책이었음.
그리고 녹색마당 도착하자마자 마법사가 '이거 함정이네, 볼 거 없다. 바로 가자.' 라고 그래서
사제 캐릭터로 억지로 남게해서 좀 더 조사를 시켰음.
근데 이미 여기까지 오는데 2시간 넘어버림
그리고 다시 탑으로 도착에서 청룡이랑 싸우는데
체력도 높고 하니까 1레벨 캐릭터로는 확실히 무리가 가는 것 같더라
다들 쟤 언제 죽냐 갑갑해 하다가 마법사의 산성화살로 마무리
마법사는 드래곤 잡았으니까 드래곤 하트달라고 징징거림.
그렇게 첫 날 세션이 끝남.
다음 번 모인 날에는 와이프가 빠져서 그냥 셋으로 진행했고
다들 전투 룰을 아니까 굉장히 스피디하게 진행되었음. 남은 부분도 전투밖에 없었고.
전사가 한 번 의식을 잃었는데 사제의 치유로 되살아나긴 했음.
마법사는 고조주사위 올라갈때까지 존버하다가 창성학 걸고 마법화살 날림.
참고로 마법사는 RPG 자체 경험이 이게 처음.
여튼 그렇게 2레벨 도달하고 내 운명은 내 손으로 떡밥 깔고 끝-...
여러모로 느낀 점이 많은데
1.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2. 내가 재밌다고 다 재밌는 건 아니다.
3. 준비를 많이하면 재미없더라도 정성을 보고 열심히 참여해 준다.
4. 마법사가 중간에 너무 개드립을 많이 쳐서 짜증났음. 내가 짜증내니까 너무 자유도를 제한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함.
5. 마법사랑 사제가 주문을 고르는데 전사는 그런게 없어서 조금 답답해 하는 것 같았음. 이야기의 포커스를 전사로 맞춰줘야겠음.
6. 레인저는 그냥 심드렁하게 하다가 공격이 잘 들어가니까 재밌어 했음.
7. 비시머 룰은 정말 정말 간단하다. 배우기는 쉬운데 벌써 익숙해지니까 전략 필요없고 고조주사위 올라갈 때 까지 기다렸다가 마법갈기더라.
8. 너무 PL이 할 수 있는 걸 제한한 듯. 마법사 개드립도 받아주고 전사가 RP할 내용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9. RP를 연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플레이어가 전투 외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겠음. 판을 잘 깔아줘야 겠음.
그래도 한 번 해봐서 좋았고, 비시머가 정말 쉬운 룰이라는 것도 알았음.
이제 13시대 전권 지른거 후회 없습니다 ㅎㅎ
말을 잊지 못하는...
썰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