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술했지만, 사실 창작자들의 입장에서 총기가 환영받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그냥 재미가 없어서에얌.

총기는 너무나 '현실적으로' 강하기에, 현실성을 따지고 들면,

총기 외의 모든 도구의 사용을 비현실적으로 만들고,

결국 작중 내내 현실성을 위해 총싸움밖에 안 나오게 만들어 버리는 거에얌.



아주 간단하게 생각해서, 올림픽 사격 경기랑 올림픽 유도 경기 중 뭐가 더 재미있을까얌.

밀덕들의 개인적 취향을 빼고, '대중성'이라는 시각에서 보자면,

현란한 격투 액션과 절제된 센터 액시스 리록 액션 중 뭐가 더 잘 팔리는지는 뻔해얌.



그리고 여기에 거품 무는 것도 무의미한 짓이에얌.(거품 무는 사람을 예전에 봐서 하는 소리)

냉정하게 말하자면, 총을 든다고 해서 창작자들이 '현실적'으로 액션을 짤 리가 없잖아얌.

이퀼리브리엄 같은 완전 판타지는 둘째치더라도, 존 윅 같은 초인이 등장한 이상 이미 반쯤 판타지인 것이에얌.

그리고 주인공이 권총 들면 그 때부터는 아무도 폭발물을 안 쓰던데, 이건 어디 현실적인가얌?

그냥 창작물 자체가 현실의 하위호환이라고 주장하는 게 설득력 있는 것이에얌.



워햄은 안 해 봤지만, 타우 아미는 사격전만 하다 보니 지루해져서 욕 먹는다고 하지얌?

RPG에서의 총기도 사실 비슷한 거에얌. 재미와 밸런스를 위해서 위력을 너프 먹이지 않으면,

분명 갱스터물로 시작한 세션인데 깡패들이 전부 택티컬 사격술을 하고 있는 비현실성이 생기는 것이에얌.




2.

방금 갱스터물이라는 단서가 나왔어얌. 이게 무슨 소리냐면,

사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모티브로 삼은 현실도 작중에서는 그닥 현실적이지 않다'는 거에얌.




예컨대, 일본 만화에 등장하는 SF/판타지의 폭력적인 세계는, 현실 일본의 야쿠자 항쟁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에얌.

그리고, 야쿠자들은 총을 밀수했다 하더라도, 항쟁에 마구 퍼붓지는 않아얌.


이유야 간단해얌. 다 같이 깜빵 갈 일 있나얌. 뇌물로 막을 수 있는 것도 정도가 있는 것이에얌.

그렇기 때문에, 야쿠자들은 작정하고 모으면 총 정도는 충분히 밀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쟁에서는 웬만하면 야구빠따와 일본도 정도로 타협을 하는 것이에얌.

사실 일본도가 쓰이는 것도, 일본도가 성능이 좋아서가 아니라,

일본도는 예술품으로 분류되기에 규제를 피해서 사 모으기 좋기 때문인 것뿐이에얌!



그리고 이 전개를 그대로 총이 널려 있는 세계에 대입하는 것이에얌.

일본도 든 주인공이 총 들고 오는 적대세력 야쿠자들을 일도양단...? 어라? 뭔가 이상한데?



네, 사실 문제는 여기서 생기는 것이에얌.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다면 현실적인 사이버펑크 싸움을 재구해 내면 되겠군!' 이라고 할 순 없는 것이에얌.


첫 번째 문제로, 아무리 창작자/플레이어들이 현대전을 제대로 묘사해 봤자, 창작물 세계는 반쯤 판타지라는 것이에얌.

냉정하게 말하자면, 중세 기사들이 2차 세계대전 지휘를 하고 있는 꼴이나 다름없어얌. 뭘 해도 비현실인 것이에얌. 


두 번째 문제이자 가장 큰 문제로, 시청자/플레이어들이 기대하는 것이 이 '야쿠자 항쟁'이라는 문제에얌.

그나마 SF 독자들이라면 모를까, 평범한 관객이나 RPG 플레이어들 중 '현실적인 사이버펑크 전투'를 재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에얌.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익히 들어왔던 야쿠자 항쟁틱한 싸움을, 멋있게 묘사해내는 것이에얌.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본도 들고 썰이는 것에 열광하지, 우리가 상상도 못한 기상천외한 장면 같은 걸 만들어봤자,

끝나고 나서 '기상천외하긴 했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어' 같은 말밖에 하지 않는 거에얌.

네, 밀덕들이 총 있는 데서 칼 들고 오는 주인공 보고 하는 욕을 순화한 것일 뿐인 거에얌.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필요한 건 '장면 설정'을 먼저 해 놓고,

그 장면들을 어떻게 합리화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거에얌.

사이보그들은 9mm 탄환 정도는 튕겨낸다던가, 휴대용 저출력 역장 발생기가 보편화되었다던가...

그리고 이런 요소를 어떻게 잘 살리느냐에 따라서, '사이버펑크적인 액션'을 어떻게 보여주는가가 갈리게 되는 거에얌.



그런 의미에서, 왜 사이버펑크에서 일본도가 나오냐고 묻는 건 의미가 없어얌.

어떻게 하면 사이버펑크에서 일본도가 나오는 걸 그럴듯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를 묻는 쪽이, 훨씬 생산적이에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