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사실 나노머신 아니면 자극제다. 연금술로 힐링 포션도 만들 수 있긴 한데 제한 사항이 많거든.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설명하자면, 섀도우런에서 HP 개념은 물리 내구도(Physical Track)와 기절 내구도(Stun Track)로 나뉘어. 이 중에서 물리는 HP, 기절은 스태미나 개념으로 이해하면 빠를 거야. 능력치가 평범한 인간은 물리와 기절 내구도가 각각 9-10칸(Boxes)이야. (SR5 CRB p.169, SR6 CRB p.38)

내구도 총량을 올리는 건 아주 어려워. (그 튼튼한 서양 드래곤의 내구도가 물리 17칸, 기절 12칸이야.) 그런데 공격의 위력은 10칸 정도는 한두방에 깎을 정도로, TRPG 업계 전체를 통틀어도 유독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투 1회는 1-4턴 안에 결정되는 게 보통이야. 잡졸들은 한번 맞으면 미니언마냥 픽픽 쓰러지는 게 보통이고, 보호장구를 걸쳐도 피해가 확정적으로 줄어드는 게 아니라서 극단적인 탱커나 슈퍼아머를 두른 보스급 적을 제외하면 피해가 누적되기 마련이지.

비전투 상황에서의 치료는 휴식, 응급처치, 치료 마법과 병실 입원으로 진행돼. (SR5 CRB p.205-209) 기절 내구도에 가해지는 기절 피해(Stun Damage)는 숏레스트에 해당되는 1시간 휴식으로 회복할 수 있어. 그리고 5판에서 방탄 장구는 공격의 물리 피해를 기절 피해로 전환시키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방탄복 성능이 좋으면 총알을 많이 두들겨맞아도 휴식으로 피해를 회복할 수 있지.

물리 피해는 회복이 비교적 어려워. 현장에서는 응급처치 (First Aid)와 치료(Heal) 마법을 사용해서 먼저 지혈과 회복을 하고, 이후에도 피해가 남아있으면 병실에 하루 단위로 입원해서 치료 굴림을 해야 해. 그래도 의학의 발달 덕분에 응급처치 속도가 늘어서, 응급처치와 치료 마법의 회복 속도는 1턴당 1칸, 즉 굴림이 잘 터지면 30초 안에 부상자를 완치시킬 수 있지.

전투 상황에서는 안타깝게도 응급처치와 치료 마법을 쓰기 힘들어. 치료 속도가 턴당 1칸이라면, 전투가 1-4턴 안에 끝나는 상황에서는 너무나도 느리지. 그리고 둘 다 실행하려면 치료 담당이 부상자 옆에 붙어서 치료에 계속 집중해야 해.

전투 상황에서 쓰이는 치료 방식은 두가지야. 기절 피해를 일시적으로 복원해주는 자극제(Stim Patch), 그리고 응급처치 나노머신인 세이비어 메드킷(Savior Nanites)이야. 자극제는 최대 6점까지의 기절 피해를 즉시 일시적으로 복구해주지만 최대 1시간 뒤에 회복량+1점의 부작용 피해를 입히고, 세이비어 메드킷은 메드킷처럼 턴당 1점의 도트 치료를 다른 사람의 관여 없이 자동으로 제공해줘.(SR5 CRB p. 451, Chrome Flesh p.154)

마지막으로, 섀도우런에서도 연금술로 힐링 포션을 만들 수 있어. 효과가 치료 마법과 동일해서 도트힐밖에 못주고, 치료 마법을 먼저 쓴 대상에게는 더 이상의 응급처치가 안되고, 시간이 지나면 포션의 약효가 떨어진다는 문제점은 있지만. 사실 포션으로 만들 필요도 없어. 비마법적 물건에 마법을 일시적으로 저장한다는 개념이라 나무 십자가 같은 자연적인 재료(텔레스마)에 치료 마법을 담으면 되거든. 다른 판타지 작품의 힐링 포션과 다른 점은, 연금술 치료 마법은 만든 연금술사가 직접 발동시켜줘야만 효과가 나타난다는 거야. (SR5 CRB p.304-305)

따라서 섀도우런의 힐링 포션은 자극제 패치, 나노머신 주사기, 메디킷 수액팩. 그리고 나무 십자가야. 깨지기 쉬운 유리병이나 부식되는 양철캔에 포션을 담지 말자구.

이렇게 길게 글을 쓴 이유는, 언젠가 10살짜리 여자아이 납치 목표가 젤리탄을 얼굴에 맞아 눈팅이 밤팅이가 된 걸 내 데커가 응급처치로 고쳐서 멍을 싹 없앴기 때문이지. 여자아이의 이혼한 엄마인 존슨에게 그냥 건네줬으면 성공보수가 반으로 깎였을지도 몰라.

그럼 총 맞고 다니지 말고, 목표물 멍은 잘 고치고, 다음에 볼 때까지 사요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