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 소개 : 아리안로드 RPG 2E
어떤 룰?
아리안로드 RPG(이하 아리안로드)는 F.E.A.R 사에서 내놓은 판타지 TRPG 룰이야. 지금 나오고 있는 건 2판. 라그나로크 온라인 같은 MMORPG가 연상되는 시스템이 특징이고, 현재 F.E.A.R. 사에서 주력으로 밀고 있는 라인 중 하나야.
리플레이는 엄청 쏟아져 나오지만... 사실 플레이하는데 배경세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서 생략하고 시스템 소개만 할게. (아리안로드라는 이름은 배경 세계관에 나오는 “운명의 여신”의 이름이야. 켈트 신화에도 같은 이름의 여신이 나오지.)
캐릭터
종족
기본적으로 아리안로드의 세계에는 여섯 가지 종족이 있어.
휴린(인간), 엘다난(엘프), 네바프(드워프), 필보르(하플링), 바나(고양이귀, 토끼귀 등 수인), 두안(뿔이나 날개 달리고 체격이 큰 휴머노이드). 그리고 드라고네트(용인), 엑스마키나(오토마타) 같은 종족들은 서플에서 소개하고 있고. 최근에는 기본 룰북에 어시안(지구인)이라는 이고깽도 추가되었다고 들었어.
종족에 따라서 기본 능력치가 갈리고, 종족 고유의 스킬도 취득하게 되지만... 어차피 클래스를 중점으로 키울테니 취향에 따라 선택해도 큰 문제는 없어.
클래스
캐릭터가 취득하는 클래스는 메인 클래스와 서포트 클래스의 두 종류로 나뉘어.
메인 클래스는 캐릭터의 역할을 결정하고, 워리어(전사), 어콜라이트(성직자), 메이지(마법사), 시프(도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해. 이후에 변경도 할 수 없어. 10LV 이상으로 성장해서 <상급 룰북>을 사용하게 되면 자신의 메인 클래스에 따라 두 종류의 상급직 중 하나를 선택하게 돼(성직자라면 둔기로 사람 패는 팔라딘/주문 중심의 프리스트, 시프라면 회피 중심의 근접직인 익스플로러/원거리 무기 중심의 스카우트 등)
서포트 클래스는 고유한 개성을 가진 보조직이야. 연금술사, 사무라이, 레인저, 검투사... 흔히 생각하는 “직업”의 대부분은 여기에 해당되고, 딱히 메인 클래스에 따른 취득 제한은 없어(원한다면 전사/음유시인 같은 것도 할 수 있어. 성능이 제대로 나오냐는 별문제지만). 그리고 메인 클래스에 속하는 직업 네 종류도 서포트 클래스로 고를 수 있어(성직자/마법사, 도적/전사 등). 서포트 클래스는 레벨업을 할 때 스킬 취득을 1LV분 포기하는 대신 자유롭게 전직할 수 있어.
스킬
스킬 취득은 레벨업을 할 때마다 자기의 종족이나 클래스 스킬 중 원하는 것 3LV분을 골라서 취득하는 방식이야. (스킬마다 최대 레벨 제한이 있고, 대개 1레벨, 3레벨, 5레벨 중 하나. 특정 스킬을 5레벨 꽉 채워서 습득해야 취득할 수 있는 특수 스킬도 있어)
그리고 한 번 취득한 스킬은 이후에 전직을 하더라도 그대로 가져가게 돼(워리어/몽크가 전직해서 워리어/사무라이가 되더라도 몽크로 레벨업을 하면서 취득한 스킬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전직을 하려면 스킬 1레벨 분을 희생해야 하니까, 미리 자기가 취득할만한 스킬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전직하는 게 좋지.
그 밖에 전 캐릭터 공통으로 취득할 수 있는 일반 스킬도 존재하고, 개중에는 클래스 롤을 강화하는 특수 스킬이나, 사무라이/닌자 캐릭터를 위해 만들어진 무술 유파 스킬, 특정 종교를 나타내는 스킬 같은 것도 있어.
길드 서포트
길드 서포트는 아리안로드 룰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야. 기본적으로 PC들은 하나의 모험가 길드(MMORPG에서의 그 길드)를 만들어서 활동하게 돼. PC들의 활약(즉 경험치 벌이)에 따라서 길드 자체도 일정 비율로 경험치를 얻어서 성장하게 되고, 자기 경험치를 덜어서 길드 성장을 도울 수도 있어.
길드가 성장하면 길드 서포트라는 길드 고유의 능력을 취득하게 되는데, 행동 선언 없이 길드원 전체의 HP/MP를 회복시켜주는 긴급구호 능력, 특정 속성에 대한 내성을 강화시켜주는 패시브 능력, 전리품을 더 비싸게 팔 수 있게 해주는 능력 등 다양한 보너스를 받을 수 있어. “길드 하우스”라고 분류된 길드 서포트를 취득하면 말 그대로 길드 홈이 생기고, 옵션을 추가해서 보너스를 받을 수 있어.
시스템
판정법
기본적으로 2D6을 굴리고, 관련 능력치에 따라서 고정 보너스를 받는 시스템이야.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다이스 보너스를 주는 관련 스킬을 취득하기 때문에, 저렙이라도 3D, 고렙이라면 5~7D도 굴리는 일이 흔해(다만 회피 판정은 관련 계열로 특화한 시프가 아니라면 보너스를 잘 안줘서 힘들어).
크리티컬은 6의 주사위 눈이 2개 이상 나오면 터지는 걸로 보니까, 다이스 수가 늘어날수록 크리티컬이 터질 확률도 높아지지. 크리티컬이 나오면 대개는 대미지에 6나온 주사위 수만큼 d6 보너스를 받고, 효과를 따로 구하는 판정이 아니라면 MP 소모를 0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페이트
페이트라는 건 설정상 운명의 여신 아리안로드의 가호를 받아 운명을 개척하는 힘...이라는 것 같은데, 룰적으로 보면 다른 룰에 흔히 있는 히로익 토큰 같은 느낌. 판정을 재굴림하거나, 주사위 눈에 1D를 추가하거나 하는 효과가 있고, 페이트를 소비해서 발동하는 특수 스킬도 간간히 존재해. 여러모로 같은 이름을 가진 FATE 시스템의 운명점과 비슷하지만, 면모 규칙이 없기 때문에 활용할 방법이 위에서 써놓은 걸로 딱 정해져 있어.
특징
일본식 RPG 플레이에 좋은 규칙
물론 다른 룰로도 못하는거 아니지만, 아무래도 D&D 하면 위저드가 타임 스톱을 걸고, 겁스 던판하면 ST 21의 바바리안이 양손도끼로 몬스터의 두개골을 찍어버리지 않겠어? 그에 비해서 아리안로드는 상대적으로 밝은 분위기로 진행하기 편한 편이야. 게임으로 따지면 영웅전설이나 테일즈 시리즈 같은 거. (알디온 대륙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한 군웅물 세팅도 있는데, 이쪽은 SRPG 하는 느낌...)
단순한 메커니즘
룰 구조가 단순하고, 캐릭터 제작이 크게 어렵지 않은 편이야. 아이템 가이드나 에너미 가이드 같은 (D&D에서는 당연하지만) 일본 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데이터 정리 서플도 있기 때문에 마스터나 플레이어나 큰 부담 없이 룰을 익히고 플레이를 준비할 수 있어.
다만 이건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클래스 고유의 매커니즘이랄게 별로 없기 때문에 계속 보다 보면 클래스의 스킬이라는 게 다 거기서 거기야. <공격력을 올린다><방어력을 올린다><명중을 높인다><대미지를 줄인다> ...한 10몇가지 말만 알면 일본어 모르는 사람이라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스킬 설명이 비슷비슷해(하긴 전투 중심 RPG의 캐릭터 데이터는 궁극적으로 거기 귀결되지만).
마찬가지 맥락에서 비전투 상황에 대한 규칙도 좀 부실한 편. "~~한 상황에 +1D를 준다"는 일반 스킬로 대부분을 때우고 있고, 마법 같은 것도 거의 다 공격용 마법(과 소수의 방어, 보조계 마법. 일반 스킬로 배울 수 있는 라이트 마법 같은 건 전사도 쓸 수 있지)이라서, 남는 부분은 마스터와 PL의 재치로 보충해야지.
끝없는 서플 러쉬
이건 빼도박도 못하고 명백한 단점인데. 서플 상술이 너무 심해. 클래스 데이터만 살펴보면, 우선 {기본 룰북, 상급 룰북, 초상급 룰북}에서 기본 데이터를 다루고, {에린딜 서방 가이드, 알디온 레볼루션, 디스커버리 가이드}라는 서플에서 각각 대륙에 따른 추가 클래스나 아이템 등을 소개했어. 그런데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야. 그 다음에는 {스킬 가이드 I, II}를 내면서 기존에 냈던 클래스들 데이터를 슬쩍 고치고 새로운 스킬 몇 개를 추가해서 새 책으로 내버렸고, 이번에는 다시 종족으로 이고깽(지구인)을 추가해서 기본 룰북을 신판으로 버전업했어.
그것만으로 끝나는 것도 아냐. 길드원들이 협력해서 사용하는 연계기 규칙은 별 관계도 없어보이는 {아이템 가이드}에 끼워넣고, {아이템 가이드 II}에는 블랙스미스라는 신 클래스 데이터를 끼워넣었지. 요즘 나오는 서플의 대부분이 새로운 내용은 없고, 이런 식으로 예전 데이터를 살짝 판올림해서 다시 사라고 하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그닥 탐탁지 않아.
총평
이러니저러니 해도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게 즐겼어(내가 있는 팀에서 D&D 같은 걸 잘 손대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내 첫 번째 장편 마스터링도 아리안로드로 했고.
저번에 아리안로드 글 올라온 걸 보면 적어도 브레카나나 도쿄노바보다는 덜 마이너한 것 같고. 기회가 된다면 플레이해봐서 후회하진 않을 거라고 봐.
다만 새로 룰북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한번에 지르지 말고, 우선은 새로 개정된 코어 룰북 I, II만 사서 돌리면서 간을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코어 룰북은 문고본 판형이라 별로 비싸지 않아. 아마도 각 권당 만원 미만). 상급 룰북도 새로 개정판이 나올 수 있으니까.
p.s. 쓰는걸 까먹었는데, 아리안로드 2E는 스타터셋이 공개되어 있어. http://www.fear.co.jp/ari/startset.htm
저번에 아리안로드 리뷰 올린다는 사람은 말이 없고... 권두 코믹스 번역만 올라왔길래 내친김에 올려봄.
신판 샀다 혹시 메탈릭이나 카미가카리도 리뷰해줄수 있어? 이미 했다면 찾아볼께
ㅇㅇ/메탈릭은 딱 한번 해봤고 카미가카리는 해본 적이 없어서... 메탈릭 가디언은 헌홀에서 돌리는 사람이 있었던 것 같으니 그쪽에 한번 물어봐.
일단 개추준다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