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크로니클 오브 다크니스 어디에서도 영혼이 뭐라고 구체적으로 안 적음. 다만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토대로 영혼이 무엇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음.
가장 영혼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온 메이지부터 살펴보자.
메이지가 마법으로 영혼을 만들 때는 다음 다섯 아르카나, 즉 다섯 미묘한 아르카나가 모두 필요함.
운명, 정신, 죽음, 근원, 정령. 하나하나 뜯어보자면...
운명: 운명에 대한 가장 적합한 비유는 메이지 책에도 나온 "시간의 화살을 조준하는 궁수"임. 근데 궁수가 쏜다고 화살이 다 맞는 건 아니지? 궁수가 실력이 더 높으면 높을수록 과녁에 더욱더 가까이 다가가겠지만, 센 바람이 불거나(초자연적 간섭)/궁수를 죽여버리는 방식으로(메이지 및 체인질링 등이 운명에 직접 간섭) 화살의 궤도를 크게 틀어버릴 수 있음.
정신: 메이지에서 정신의 대칭쌍이 물질이나 육체가 아니라 공간이라는 점을 생각하자. 공간은 어센션 시절부터 Correspondence, 즉 상호연결로 쓰였지? 그리고 뉴쨍에서 모든 지성체의 정신은 아스트랄계를 경유해서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음. 그렇다면 정신은 공간처럼 상호연결성/분리 불가성을 의미하는가? 그건 아님. 그런 식으로 세상을 거대한 유기체로 보는 싸이러스 메이지들이 제일 못 다루는 게 정신이거든. 실제로 정신을 다루는 마스티고스가 강조하는 게 공간의 환상을 벗기고 개인의 자유 의지를 펼치라는 걸 보면, 정신은 연결 속에서 스스로를 유지하는 주체성으로 봐야 함.
죽음: 죽음은 영혼을 이루는 모든 아르카나들을 한데 묶는 실이라고 하지. 물질과의 대칭쌍을 중점으로 보면, 물질이 세계의 뼈대이듯 죽음도 인간을 이루는 뼈대라고 해석할 수 있겠음.
근원: 메이지적 관점에서 근원은 진리의 파편이지. 초월계가 무너지면서 각 인간에게 남은 초월계의 유일한 흔적, 한 때 세계의 법칙을 쥐락펴락 했다는 증거가 근원임. 그렇기 때문에 근원은 세계에 대한 인간의 우월성과 특이성을 나타내는 요소이기도 함. 힘과 대칭쌍으로 보면, 물질이 세계의 뼈라면 힘은 그 뼈를 움직이고 묶어주는 인대이자 근육임. 마찬가지로 근원은 나머지 넷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
정령: 정령은 생명이 드리우는 그림자임. (물론 실제로는 개념이나 물체 등도 그림자계에 정령을 생성함, 하지만 메이지들은 보통 이렇게 해석하는 듯.) 여기서 생명은 말 그대로 원초적인 본능과 욕구를 의미한다는 것을 보면 정령이 어떤 성질인지 알 수 있겠지? 지성체는 원래 그림자계에 정령을 생성하지 않는데 영혼 생성 과정에서 정령을 요구하는 건 흥미로운 점임.
자 그러면 영혼이 어떻게 움직이냐?
죽음은 영혼이 담기는 외피임. 그렇기에 영혼이 결국 해체되어도 죽음은 그대로 남음. 결국 유령은 영혼의 빈 껍데기임.
이 껍데기를 움직이는 힘은 근원과 정령임. 근원은 세상을 지배하려 하고 정령은 세상과 동화되려 함.
영혼이 움직이는 목적은 운명이 결정하지만 정신이 여기에 저항함. 정신에서 나온 비스트들이 운명을 뒤집는 능력을 다수 보유한 걸 보면 이 둘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음.
그럼 이제 프로메테안을 보자. 얘네는 영혼이 없고 근원에 해당하는 신성한 불꽃이 영혼을 대신하지. 무슨 뜻이냐면 운명, 죽음, 정신, 정령이 없음.
운명이 없기에 목적이 없음. 사람이 되는 건 섭리라고 하는 유사 갓머신이 인도해 주는 거지 개개별 프로메테안이 각자 가진 운명이 아님.
죽음이 없기에 죽어도 재조립하면 다시 일어날 수 있음. 내 해석을 따른다면, 근원을 붙들어줄 껍질이 없기 때문에 틈만나면 폭주함.
정신이 없기에 타인의 의견에 독립적이지 못함. 그래서 역할을 만들어서 억지로 순응함.
정령이 없기에 세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함. 당연히 웨이스트랜드 터지지.
물론 이런 식으로 영혼을 해석하면 데몬이 쓰는 영혼 계약 같은 건 잘 이해가 안 되는 문제가 있음.
최근에 내 글에 뉴쨍 영혼 관련 글들이 나와서 써 봄.
각 아르카나에 철학적인 고찰이 있는거 재밌네. 어느 서플에 나오는 거임?
메이지 2판 코어 룰북을 보고 내가 해석한 거
근데 메이지 임페리얼 미스터리 서플 보니까 죽음의 아크메이지는 영혼을 부여할 수 있다고 적혀있던데 다섯가지 아르카나로 영혼 만드는 거랑은 다른건가
신쨍에서 죽음 아르카눔은 디앤디 네크로맨시와 비슷하게 언데드 만드는 마법으로만 여겼는데 실은 근원을 붙들어 매는 껍질이었다니... 죽음술사님 강령술사 나부랭이 취급해서 죄송합니다 정신과 공간이 짝을 이루는 것이, 개발자가 그냥 아무렇게나 설정한 것이 아니라 상당히 고심해서 설정한 것이었나...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