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저작권으로 불타고 있는 것 같길래 정리해보려 한다. 참고로 나는 trpg 룰의 저작권은 어디까지일지 질문했던 사람이다. 룰이 저작권에 속하는지는 판단하기 힘들어도 무엇이 저작권 침해인지는 안다. 그러니까 너도 모르잖아! 같은 말은 안 했으면 한다. 내가 판사도 아닌데.
일단 개념 정리부터 하고 시작한다. 다들 복제와 배포라는 개념을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대해서 알아야 다른 말이 안 나온다.
일단 저작권에는 복제권과 배포권이 포함되어 있다. 다른 권리도 있지만 지금은 상관없으니까.
복제란 저작물을 매체에 고정하는 행위이다. 저작물은 실체가 없잖아? 그러니까 그걸 실체가 있게끔 하는 행위가 복제다. 인쇄한다던가 PDF로 저장한다던가, 스캔을 뜬다던가, 필사를 한다던가 하는 행위는 모두 복제행위이다.
배포란 저작물을 공중에게 영리, 비영리인가에 상관없이 양도 대여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단 돈을 받든 안 받든 배포를 하는 건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여기서 공중이란 특정 다수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인을 말한다. 불특정 다수인이야 뭐 모르는 사람한테 주는 거고 특정 다수인이 뭔지가 궁금할 텐데 특정 다수인이란 동호회같은 모임을 말한다. 그러니까 trpg 모임도 특정 다수인이다.
여기서 그럼 내가 산 룰북을 팔거나 빌려주거나 할 수 없다는 것이냐! 는 말이 나올텐데 최초 판매의 원칙이 있기에 괜찮다. 최초 판매의 원칙이란 저작권자가 저작물을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한 경우, 그 저작물에 대해서는 배포권을 주장할 수 없단 원칙이다. 즉, 룰북을 샀으면 마음대로 그 룰북을 처분할 수 있다. 다만, 복제물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데 이는 뒤에 설명한다.
여기서 다시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서는 가정이나 이에 준하는 범위에서는 괜찮다는데? 라고 물을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건 말 그대로 복제한 것을 그 안에서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령, 집이나 사무실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룰북 PDF를 인쇄해서 읽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회사에서 업무에 사용하기 위해 PDF를 만들어서 하드에 가지고 있는 건 안 된다. 그랬다간 복제권이 계속적으로 침해당하게 되니까. 복제를 집에서 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다. 복제하고서 모임이나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사용해야지 그걸 가지고 대학강의 같은 걸 하면 안 된다.
이상으로 대충 개념 설명이 끝났다. 개념 설명을 읽느라 머리가 아프겠지만 뒤의 내용을 확실히 알아두어야 한다. 이 부분이 trpg 갤러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일 테니까
자신이 산 룰북의 pdf 파일을 인쇄하여 팀원들에게 빌려주거나 나눠주는 것은 위법인가?
위법이다.
왜 위법인지 알려 주겠다. 일단 복제에 대해서는 아까 말했듯이 집 안이나 자기 사무실에서 가능하다고 이야기 했다. 배포도 최초 판매의 원칙을 지켰다면 가능하다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원래 구매했던 저작물의 '복제물'은 최초판매의 원칙이 적용된 적이 없다. 즉, 배포권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PDF를 인쇄하여 특정다수인인 TRPG모임의 구성원에게 나눠주거나 빌려줄 순 없다. 가능한 것은 그 자리에서 읽고 쓴 다음 복제한 사람이 모조리 회수하는 것이다.
다시 요약하자면 이렇다.
TRPG 모임에서 마스터가 가져온 인쇄물을 돌려보고 끝난 뒤 모조리 회수한다 =합법
TRPG 모임에서 마스터가 가져온 인쇄물을 팀원들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해 준다= 불법
TRPG 모임 내의 카톡이나 페메에서 저작물을 공유한다.=불법
저작물을 온라인 상에 공유한다= 이건 당연히 불법
그러니 만약 캐릭터 시트에 저작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포함이 되어 있다면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인쇄한 그걸 가지는 건 불법이다. 그러나 저작권자가 쉽게 캐릭터 작성을 하라고 배포한 것이라면 괜찮다. 또, 누메네라나 D&D, 크툴루처럼 그 시트만 가지고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괜찮다.
아, 참고로 자신이 만든 캐릭터는 자신이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가령 울부짖는 사나이 그란델 같은 경우 그 캐릭터의 소유권은 그 룰북의 저작권자에게 있는 게 아니라 만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
다시 생각나서 말하는 건데 초여명 같은 데에서 PDF 파일 주는 건 별로 문제가 안 된다. 걔넨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은 거거든. 우리가 그걸 복제, 배포하는 게 금지되어 있는 것이지.
좋은 정리추
팀에서 돈 모아서 하드커버 룰북 1부 사서 팀 내에서 돌려보는 건? - dc App
됩니다. 돌려보는 건 문제 없음. 문제가 되는 부분은 그걸 복제해서 양도 대여하는 것
또 돌려본다고 PDF 떠서 카톡 같은데 올려서 보는 건 안 됨
즉 처음 구매한 형태를 유지하는 한에서 돌려보기 등이 되는 거라고 보면 되너 - dc App
그게 바로 최초 판매 원칙에 의해 합법이란 내용을 적어준 글입니다만
그렇지, 사실 그러긴 불편하니까 복제해서 돌려보는 것도 괜찮아. 룰북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양도, 대여가 아니라 착실히 회수한다면
아, 혹시 모임이 산 건데 소유권도 모두에게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할 사람을 위해.
저작권자는 모임에게 판 적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입장에서 개인에게 판 건데 모임이 전부 산 거라고 주장하면 황당하겠지?4
소유권이야 모임 전체에게 있을 테지만 내부적으로 소유권 따지는 건 저작권자에게 주장할 수 없으니까 다같이 샀으니 복제해서 나눠가져도 문제 없겠네! 하지는 말아주길. 그럴 거면 솔로몬 마냥 책을 찢어서 가져야 함.
껄껄 개판이군
한국룰에서는 파라노이아 말고 이북이 없어서 큰 의미는 없지만 계정에 묶인 이북 중고 판매 이슈도 저작권적으로 재밌더라, EU는 판매 금지가 위법이라는 거 같은데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됨
대학에서 E북을 중고거래할 때마다 저작권자에게 수수료가 떨어지는 구조를 주장했는데 교수님한테 개까였었음.
엥 왜까인꺼임? EU에서 실제로 advanced DRM으로 논의되고 있는 시스템인데 - dc App
아이디어가 까인 게 아니라 점진적 수수료 증가 아이디어가 까였어. 한 번 거래할 때는 500 원 그 책을 또 거래하면 1000 원 이런 식으로. 내가 발표를 이상하게 한 것도 있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면 장소가 가정안인 것은 맞지만 도서의 경우는 물리적 범위가 어니라 인적범위로 봐야지
사적이용에 대한 조문자체가 프로그램보호법에는 '가정'이란 '장소'로 되어 있는 반면 저작권법은 '가족'이란 인격단위임
저작권법에 가족이란 말이 나오는가부터 검색해봐
법에서 가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그 범위를 명확히 제시해둬. 친족법처럼
아 안나오네 ㅈㅅ ㅎㅎ 하지만 어쨌든 프롬그램쪽은 장소고 저작권법쪽은 범위임
프로그램 보호법은 잘 모르지만 둘 다 장소의 범위를 말하는 걸 거야. 가정이라는 말이 애매하지만 그건 주소지 등으로 확정지을 경우 문제가 많아서 그런 거고
가정이란 예시자체가 판단하기 위한 기준인 거지. 가령 대학교에서 교수의 강의를 녹음 필기하는 건 괜찮아
정확히는 꼭 가정에서 복제를 해야 한다는 게 아니고 복제한 걸 이용하는 게 그 안이면 괜찮아
그럼 요약본같은건 어떻게 됨? 2차 창작이니까 똑같이 걸리나?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았다면 저작권자와 2차저작권자이 동시에 권리를 가져. 그러나 대부분은 허락을 맞지않고 제작한 것이고 맡았다 해도 수익의 일부를 저작권료를 내는 게 맞아
글쓴이 아닌 비전문가 입장에서 아는대로면 주로 고유명사 사용여부가 문제됨, 특히 룰북에 쓰인 그림, 폰트 그대로 가져오면 저작권 걸림 그리고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해도 도의적 책임 면제는 아니니까 비난 받을 수 있음
오해 할까봐 덧붙이는 건데 그 요약본을 줘버리는 게 문제지 사용하는 건 아무 문제 없음
이런 논란이 매번 일어나는 거는 복돌이들이 열심히 그레이 존을 찾아서 자신들을 마치 합법인양 포장하려는 시도 때문에 생기는 듯. 그 외 악의 없는 의도가 도매급으로 같이 피해를 입는 거고.
법학도임? 질문 좀 하겠음. 최근 티알클에 대한 펀딩 지연 및 소통 부재로 인한 법적대응한 다는 글이 많던데 법적 조치 가능함?
펀딩이 기부 같은 것이라면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는데... 만약 펀딩이 계약이라면 가능해. 워낙 소액이라 소송까지는 힘들겠지만.
가능한 것은 2가지. 하나는 계약 취소, 하나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근데 계약 취소야 환불해준다니까 그냥 하면 되는 거고 나머지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인데...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놀기 위한 거라 그 금액을 제시하기가 힘이 들어서
구체적인 손해를 증명할 방법이 딱히 없을걸
본문에 오해에 소지가 있어서 조금 바꿨음. 복제를 가정 안에서 해야하는 게 아니고 복제를 할 경우 사적으로만 이용해야 된다는 뜻임.
굳이 더 쓰자면 인쇄소에서 복제하면 안 됨. 그럴 경우 사적 목적이 아니라고 취급됨.
이건 그냥 궁금해서 묻는건데 그럼 책을 사서 복사하고 판다음 사본을 자기가 쓰는건 합법이라는 얘기가 되나? - dc App
놀랍게도 환불이 아니라 중고 판매이고, 그 사본을 그 이상 복제하거나 배포하는 게 아니라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라이센스가 포함된 것이라면 불가능하고 또 양심 터진 것이니까 안 했음 좋겠다.
근데 원리 상 그렇다는 거지 판례까지 보진 않았으니 너무 믿지 마
애초에 복제권은 저작권자의 권리이지 구매자의 권리가 아님을 기억해두자
저작권법 자체는 친고죄라 저작인접권자가 특정해 고소하지 않는 이상 형사로 잡히지 않는지라, 회색지대일 수밖에 없는 것도 있을듯. 하지만 특정 용도 외의 경우엔 법적 절차를 할 것이라 확언한 곳과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곳은 대부분 당연히 고소할 생각도 하고 있으니 굳이 안 건드는 게 맞다.
여튼 깔쌈한 정리 매우 고마운 부분임니다
싸우지 말고 법인 세워. 내부에서 다 PDF질해서 행복 TRPG 하쟈
번역물의 경우는 어떻게 됨?
대신 답해주자면 번역은 저작권 침해로 기소 가능함. 번역물은 2차적저작물로, 저작권자는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남에게 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가없이(불법이긴 하지만 기소하지 않을 수 있다) 번역물을 만든 사람의 저작권이 사라지는 건 아님. 오히려 저작자와 번역자의 저작권이 쌍으로 적용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