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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이어지는 내용.
데어 라그나르는 라그나와는 별 관련 없고, 레인저로 복무하게 되는 형벌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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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의 세월 동안 무수한 전설을 낳았던, 질버휘겔 최고의 전사이자 영웅이었던 모우란의 장례식에는 얼마 전에 있었던 축하연과 같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조른하르트 가문의 집안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지난 연회처럼 흥겨운 노래와 술상이 제공되었죠. 오크와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던 전사들과 마찬가지로, 모우란 역시 선조들을 뵈러 가야 했으니까요. 이번 연회는 더욱 크고 시끄러웠습니다. 그가 전사로서 상대했던 적의 원혼들이 혹시나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죠.
“수많은 위험과 고통을 겪으셨지만, 마침내 평안히 가셨다니 그래도 마음이 놓이네요.”
“영웅 중의 영웅이고, 즈베르그 중에 즈베르그였지. 선조들께서도 그분을 자랑스러워 하실게야.”
“그분과 함께 나섰던 전투가 바로 내 첫 전투였지. 그 때도 모우란 영감께선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와 수염을 하고 계셨지. 하지만 도끼질 한 번에 오크 서넛씩, 전열에 서서 베어 넘기시더란 말야. 마치 전쟁의 신이 즈베르그의 육체를 빌려 이 땅에 강림한 듯이!”
“그래, 요즘 젊은 것들은 직접 보질 못했으니 들어도 믿지 못할게야. 나조차 직접 보기 전까지는……. 아니, 솔직히 직접 보고서도 믿지를 못했으니까. 가빈, 이전에 8번 갱도가 무너졌을 때가 기억 나나?”
“그걸 내가 어떻게 잊겠나? 광부 십수여명이 달라붙어도 꿈쩍하지 않는 바위를 혼자서 들어올리셨어. 그 때 밑에 깔려 있던 사람들 중에는 내 조카도 있었다고.”
모우란이 살아있던 시절을 기억하는 산의 백성들이 모여들어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술병을 기울였습니다. 집안 한가운데에 조문객들을 대접하기 위해 쌓아둔 술통 중에는, 모우란이 생전에 즐겨 마시던 벌꿀술 통도 있었습니다.
시드그렉은 술에 취해 아버지와 형이 조문객들을 맞이하는 것을 바라보며 벽에 기대있었습니다. 조문객들은 줄지어 그의 관 앞에 서 명복을 빈 뒤, 작은 선물을 하나씩 그의 관에 바쳤습니다. 그런 후 술잔을 채우고 이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끼었죠. 시드그렉은 그런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다, 문득 입구쪽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난쟁이 셋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게 그 영감탱이는……. 맨날 그렇게 쓸데 없는 걱정만 하더니 결국 근심걱정 없는 곳으로 떠났구만.”
이들은 기술자 클랜의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시드그렉은 이들 중 하나가 대장장이인 슈탈허츠 가문의 삼남임을 알아보았습니다. 파르커스는 평소에도 성채의 어른들에게 예의바르지 않은 태도를 보이곤 했습니다. 아마 이번에도 자진해서 온 것이 아닌, 클랜의 어른들이 그 형제들과 함께 딸려 보냈던 것이겠죠. 그와 어울리는 둘도 하나같이 건방진 태도를 한 채 자기들끼리 소리죽여 웃으며 떠들고 있었습니다.
“지난 연회 때도 술에 취한 채 용이니 뭐니……. 내가 보기에는 용보다는 단상에서 미끄러지는 걸 더 걱정해야 했을텐데.”
“그래도 용케 벽에 뭐 칠한 건 없었네. 방이 보기보다 깔끔해서 놀랐다, 야.”
시시덕거리던 셋은 술잔을 하나씩 들고 테라스로 향했습니다. 시드그렉은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다 천천히 뒤따랐습니다.
테라스에서 셋은 역시나 그러한 모욕을 계속해 이어갔습니다. 시드그렉은 그들을 불렀죠.
“이봐.”
“어이쿠, 깜짝이야. 언제부터 거기 있었나?”
이윽고 파르커스가 시드그렉을 알아보았습니다.
“아, 그 친구로군. 연회 때 영감님을 업고 나갔던……. 할아버지 일은 참 유감이야. 왜, 테라스는 쓰면 안되나? 안에 사람이 너무 많기도 했고, 우리끼리 할 이야기도 좀 있었거든.”
“아니, 괜찮지.”
“아, 그럼……. 우리끼리 마저 이야기 좀 해도 될까?”
“아니, 내가 할 이야기가 있거든.”
“아, 혹시 우리끼리 이제껏 했던 이야기를 다 들은건가? 미안하군. 하지만 원래 장례식에선 돌아가신 분 이야기나 하는거잖아. 나는 그 분에 대해서 아는 게 그 외엔 없거든.”
“그래. 그만 입 좀 닥쳐주었으면 하는데.”
“하지만, 그러면 말이야. 이제 우린 무슨 이야기를 하지? 그 염감이 자기 입술을 간수 못해서 그토록 아끼던 벌꿀술을 모조리 자네 뒷머리에 뱉어낸 이야기? 아니, 이건 그 귀한 걸 당신 손자에게 배푼건가? 자네는 참으로 자비로우신 선조를 뒀군!”
그 순간 시드그렉은 온 성채를 뒤집어 놓을 듯한 노성을 지르며 파르커스에게 달려들었습니다. 파르커스가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본 광경은 눈이 벌게져 돌아버린 즈베르그가 내지르는, 코 앞에서 자신의 시야를 가득 채우는 주먹 뿐이었습니다.
백은의 전당, 칼날을 바닥으로 향하고 수직으로 세워 칼자루를 쥔 세인 앞에 각 클랜과 가문의 우두머리와 여러 룬 사제, 그리고 조른하르트 가문과 슈탈허츠 가문의 구성원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조른하르트 가문의 차남 시드그렉이 슈탈허츠 가문의 삼남 파르커스와 그 친척들에게 휘두른 무자비한 폭력행위와 그 처벌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였지요. 세인은 재판의 시작에 앞서, 모여있는 슈탈허츠 가문을 둘러보며 룬 사제들에게 질문했습니다.
“파르커스라 했던가? 슈탈허츠 가문의 삼남, 그리고 그 친척들은 현재 이 자리에 나와있지 않은 것 같군. 그 상태는 현재 어떠하지?”
“다른 둘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지만, 그 삼남의 부상이 가장 심각합니다. 몸 전반적으로 성한 곳은 없지만, 특히 집중적으로 노려졌던 안면은……. 치료가 다 되어도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긴 힘들어 보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피해 상황을 말하라.”
“이마와 코가 완전히 함몰되었습니다. 한쪽 눈은 터지고, 턱은 부러지고, 이빨은…….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어금니까지, 전부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맥주 외에는 그 무엇도 먹을 수 없는 수준입니다.”
세인이 무겁게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래, 망치로 두들겼다 해도 믿겠군…….”
고개를 돌리며 조른하르트 가문 방향을 슬쩍 바라보곤, 칼날으로 바닥을 찍으며 재판의 시작을 알린 세인은 슈탈허츠 가문을 향해 턱을 치켜올렸습니다.
“슈탈허츠 가문은 이에 대해 할 말이 있는가?”
“현명하신 세인이시여, 질버휘겔의 지도자시여.”
슈탈허츠 가문의 장남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습니다.
“어찌 이 산 아래서 동족에 대해 이토록 끔찍하고 무자비한 폭력이 자행될 수 있단 말입니까. 제 동생은 얼마 전에서야 오십이 된 젊은이입니다. 이제 막 기술공으로서 입문하였는데, 성채를 위해 그 뛰어난 기술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였습니다. 한 전도유망한 젊은이의 미래를 무참히 짓밟은 이 극악무도한 범죄자에게, 질버휘겔의 법전에 명시된 형벌로써 하나의 본보기를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장남은 세인에게 정중히 말하며 청원을 이어갔습니다.
“질버휘겔의 법전에 따르면, 다른 클랜의 구성원을 상대로 심한 상해를 입힌 폭력은 그 가해자를 해당 클랜으로 보내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 뒤 적당한 형벌을 해당 클랜에서 의계합니다. 가해자가 보내어짐과 함께 그 생사여탈권 또한 넘겨집니다. 법을 통하여 보장될 수 있는 우리의 명확한 권리로써, 조른하르트의 차남은…….”
“개소리 집어치워! 먼저 모우란 영감의, 영웅의 장례식장에서 고인을 모독한 자는 누구인가? 저기 무릎 꿇은 저 젊은이가 자네 형제를 그 자리에서 요절을 내버리지 않은 것은 말일세, 내 짐작컨데 자기 할아버지께서 선조들의 전당으로 가시는 길에 한 무례한 자가 끼어들어 부정이 탈까봐 관둔걸세! 다른 날이었다면 때려 죽였어도 시원치 않았어! 보게! 자기 할아버지가 그런 모욕을 당하는데 참는 손자가 어디있겠는가!”
할그라프 울프그림이 끼어들며 소리쳤습니다.
“세인이시여! 울프그림의 가주는 신성한 백은의 전당에서 재판의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고 공개적인 모욕과 더불어 근거조차 밝혀지지 않은 낭설로 죄인의 죄를 덮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법정의 모독, 세인께의 모독과 다름없습니다!”
“허! 자네는 즈베르그인가, 고블린인가? 보라고! 평소에 그렇게…….”
“그만!”
세인이 엄중한 목소리로 둘을 제지하곤, 각 가문의 가주들에게 질문했습니다.
“파르커스가 모우란 조른하르트의 장례식에서 고인을 모독했다는 내용이 사실인가?”
조른하르트 가문은 침묵했습니다. 그들은 이에 대해 증언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었기 때문입니다. 할그라프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세인에게 답했습니다.
“제가 들었나이다. 제가 증명하나이다. 분명히 파르커스와 그의 젊은 친척들이 조른하르트 가에서 모욕적인 언어로 자랑스러운 선조의 영혼을 더럽히려 했나이다.”
뒤이어 토그림 아이헨쉴트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직접 듣지는 못하였으나, 제 아들들로부터 그런 모욕이 실재하였음을 들었나이다.”
“그렇다면, 전사 클랜 외의 다른 클랜에는 그 이야기를 들은 이가 있는가?”
가빅 베르크만이 이에 입을 열었습니다.
“저 역시도, 장례식에서 파르커스와 그 무리가 불쾌한 농담으로 고인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을 들었나이다.”
세인은 눈을 깜빡하지도,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룬 사제들에게 물었습니다.
“성채의 구성원을 모욕했을 경우, 그 처벌이 어찌한가?”
“근거 없는 모욕일 경우, 이에 대한 증빙을 다른 클랜이나 가문의 일원에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가려낼 수 없다면 당사자들끼리 결투로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선조를 모욕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세인의 앞에서 결투를 시행합니다.”
“삼 대 일이었으니 결투는 아니었겠군. 맞은 쪽이 셋이긴 하지만.”
칼자루를 메만지고서 세인은 질문했습니다.
“조른하르트. 이제 생각한 바를 말해보라.”
토그란드가 한 발 앞으로 나섰습니다.
“공정하신 세인이시여, 산 아래를 통치하는 분이시여. 저는 저의 어린 형제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들을 때려눕혔으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또한 백은의 전당, 세인의 권좌 앞에 여러 클랜의 대표들께서 증언하신 바를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르커스의 죄를 통해 제 동생의 죄가 가려지거나 씻겨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세인께서 공정한 처벌을 내릴 것이라 굳게 신뢰하고 받아들이겠나이다.
허나, 앞서 난 형이면서 동생을 올바르게 인도하고 이끌 책임이 있음에도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고가 일어난 것은 동생 뿐이 아닌 저의 잘못도 크다고 여깁니다. 다만 바라건대, 동생에게 내려야 할 처벌이 있다면……. 우리의 법전에 나온 것과 같이 젊은 세대를 방조한 일에 책임이 있는, 올바르게 가르치지 못한 제게도 그 형벌을 분담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그런 조항이 있었지……. 슈탈허츠의 생각은 어떤가?”
“우리의 법대로 하시지요, 세인이시여. 당신의 공정한 결정이 곧 제가 지지하는 바일 것입니다.”
할그라프가 다시금 끼어들었습니다.
“법? 그럼 법대로 하자고! 그래, 그 파르커스인가 뭔가 하는 초주검을 이리 데려와라! 결투를 시켜! 올바른 자의 손을 게브네께서 들어주시리라! 그리고 자네도 내게 모독이다 뭐다 했는데, 그것도 이 참에 결투로 한 번 가려보자고!”
“같은 전사 클랜의 가문이라고 편 드는 꼴이 못봐주겠군, 울프그림.”
다른 기술자 클랜 가문들이 그의 태도를 지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봐, 같은 산 아래에 사는 즈베르그를 반병신 만들어놨으면 반성하고 어떤 벌이건 달게 받아야지. 싸움 좀 한다고 유세기는……. 이래서 법이 필요한 법이야.”
“맨날 싸움질만 하니 저렇게 야만적이지!”
“뭐라고!”
울프그림이 분노해 따지듯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순간, 마치 오래된 목관악기처럼 중후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가 회의장에 울려퍼졌습니다.
“세인이시어……. 슈탈허츠의……. 누른 슈탈허츠가 발언권을 요청하겠나이다.”
이제껏 침묵하고 있었던 슈탈허츠의 가주인 누른이 조용히 손을 들며 발언권을 청한 것입니다. 머리가 모조리 벗겨진 누른은 삼백이 넘는 나이의 난쟁이로, 성채의 존경받는 어른 중 하나였습니다. 스스로 거동이 어려운 그는 다른 드워프들이 짊어진 가마 위에 타고 있었죠.
“허락하고. 누른 슈탈허츠. 그대의 지혜를 경청하고자 하오.”
“감사합니다, 세인이시어.”
누른은 들어올린 손에서 손가락 하나를 천천히 폈습니다.
“지금까지 자네들이 하는 말을 다 들어보고 하는 말이네.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자네들에게 정말 실망이 크다네. 자네들 모두 말이야…….”
누른은 가마 위에서 아래로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누른이 가리키는 대상은 전사 클랜이 아니라, 기술자 클랜의 일원들이었죠.
“분명 우리 앞의 저 조른하르트의 젊은이는 끔찍한 폭력을 휘둘렀네. 무자비하고, 거칠고, 분별없는, 그런 분노를 남아서 말이야. 하지만……. 선조들을 모욕하고 그 명예를 더럽히는 것보다 끔찍한 일은 없다네.”
누른은 다시금 고개를 돌려 세인에게 향했습니다.
“세인이시여. 저는 이 사건의 우선적인 책임은 선조들의 위업을 공경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있다고 봅니다. 비록 이에 대한 보복이 적법한 절차도 따르지 않았으며 과도했다 하여도 클랜과 클랜, 가문과 가문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은 바로 제가 속한 측인 것 같습니다.
저희 슈탈허츠는 파르커스가 입은 상처를 결코 신전에 보내 재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부상을 이겨낸다 하여도, 제 조카가 육신에 입은 상처는 과거의 과오에 대한 낙인이 되어 성채의 선조들을 모욕하려는 자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슈탈허츠는 이 폭력의 정당성을 용서하고 또한 용납할 것입니다. 제 클랜과 가문의 그 누구도……. 그에게 원한을 새기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어……. 성채의 영웅의 안식을 방해한 저의 조카를 대신하여 조른하르트 가문에게 용서를 구하고자 합니다.”
“백부님! 아무리 그렇다 해도…….”
“슈탈허츠의 우두머리는 네가 아니라 나다, 이 어리고 옹졸한 놈아! 한 번만 더 입을 함부로 놀렸다간 네 동생 옆자리에 평생 같이 누워 있을 줄 알아라!”
그러자,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조른하르트의 가주 멜스란이 입을 열었습니다.
“세인이시여, 조른하르트의 멜스란이 염치없게도 당신께 발언권을 구하옵니다.”
세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멜스란은 모두를 돌아보며 말을 이었습니다.
“먼저 무거운 처벌을 받아 마땅한 제 아들의 명예, 그리고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명예를 모두 지켜주려 하신 여러 클랜과 가문의 어른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슈탈허츠의 가주이신 누른께서 보이신 자비에도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사태를 제가 보건데, 단순히 두 젊은이가 한 행동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시사점이 있음을 말하고자 합니다. 제 아들은 앞으로 다가올 환난에 맞서 다같이 방패를 맞대고 하나 되어 이겨내야 할 성채의 모든 즈베르그들을 분열시키고, 서로 대립하여 헐뜯도록 했습니다.
제 아들은 성채의 엄중한 질서에 크나큰 해악을 초래하였기에, 저는 슈탈허츠의 용서와 관계 없이 처벌을 내리기를 소망합니다. 성채의 질서를 위배한 자는 그 질서 밖에서 그 소중함을 체감하여야 합니다. 제 아들에게……. 5년간의 데어 라그나르를 그 처벌로 구형해주소서.”
세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좋다. 나 역시 슈탈허츠의 용서와는 별개로 홀드 내에서의 처벌히 필요하다 생각하였던 터. 시드그렉 조른하르트, 모우란의 손자에게 5년 동안의 데어 라그나르를 내리노라.
또한, 슈탈허츠는 장례식에서의 무례에 대해 정식으로 조른하르트에 인단을 파견하여 재차 용서를 구하고, 그 경과를 내게 보고하라. 역시 조른하르트는 만약 슈탈허츠에서 파르커스가 입은 상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경우, 그 내용에 적극적으로 응하라. 이 또한 경과를 내게 보고하라.
이견이 없다면 이것으로 재판을 마친다. 룬 사제들은 이 판결을 기록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모든 클랜과 가문의 수장들은 고개를 숙이며 재판의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시드그렉은 고개를 숙인 채 경비병들에게 이끌려 갔습니다. 토그란드는 동생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이 역력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어떤 말을 건낼 줄 모르는 것 같았지요. 멜스란은 끌려 나가는 시드그렉에게서 시선을 돌린 채 있다가, 아들이 자신의 곁을 지나쳐 갈 때 한마디를 전했습니다.
“잘했다.”
이는 시드그렉이 태어나서 첫번째로 아버지께 받은 칭찬이었습니다.
몬가 영화 같은데서 마땅한 위업이 없던 주인공이 시련의 무대로 보내질만한 프리퀄 느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