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닳을대로 닳아버려 왠만한 자극에는 눈 하나 깜짝 안하는 너덜너덜한 베테랑 마스터들이야 '파티가 광산에 안 들어가려고 함' 같은 돌발 상황에 쉽게 대처가 가능함. 아니, 애초에 '들어가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하는 상황'을 제시하겠지 애초에. 노가다 십장이 투덜거리며 은근히 야한 냄새를 풍겨대봤자 정보가 제한된 플레이어들이 거기에 얼마나 꼴려 하겠어 그게. 아예 광산 입구로 이어지는 페로몬 향수를 온 사방에 들이부어 플레이어 파티가 광산에 진입하고 싶어 안달을 내는 상황을 연출해 주는 게 마스터도 편하고 플레이어들도 편할 걸 알잖아 다들.


하지만 초보 마스터들이 처녀절륜비치도 아니고 저런 '비협조적 파티'를 만났을 때 당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야. 4인 파티에 맞춘 인카운터를 준비해놨고, 나름 야한 냄새를 풍기는 중년의 땀내나는 노가다십장까지 동원해 파티를 유혹했는데 그걸 싫다고 하다니? 그래서 아마 그 '4인 파티'에 맞춘 인카운터를 그나마 협조적이었던 사제에게 그냥 들이부었던 걸꺼야. 물론 끔-찍하게 당할걸 알고서도 그랬겠지. 사실 컴퓨터게임 하다보면 많이 만나는 상황이잖아. 진입은 1렙부터 가능한 던전인데, 적정 공략레벨은 10렙부터인 그런 함정 던전들 말야. 마스터도 그런걸 생각했겠지. 사제 혼자 들어간다고? 어...그러면 안되는데...아 그래도 준비된 인카운터는 내보내야지...아 씨발....좆같은 레인저새끼... 뭐 이런 의식의 흐름이 있었을거야. 좀 숙련된 마스터라면야 적당히 인카운터를 조절한다든가, '좆됨'의 느낌을 주는 이벤트를 준비해 남은 플레이어들의 합류를 유도했겠지만 그런 일은 쌩초보마스터에겐 버거웠을 수도 있을거야.


어쨌든 세션은 터졌고 여기에 (레인저를 향한 죽창을 기대한) 은근한 저격글이 올라왔지... 사실 난 이런 초보 마스터였던 적도 있고, 그런 초보 마스터들도 많이 만나봐서 이해가 되더라고. 알고 보면 이런 애들은 보통 정말로 악의를 담아서 파티를 끔살시킨게 아니었고, 나중에 좀 경험을 쌓으면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게 되니까 말이야.


그래서 턀갤럼 특유의 빤쓰벗고 죽창 휘두르는게 좀 과하다고 생각했어. 거기에 대응하는 첫글 올린 애도 대응이 좀 안타까웠고. 그리고 레인저 하던 애는 좀 협조적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아무리 본인 캐릭 컨셉이 쿨하고 배드애스하고 하드보일드하더라도 사제 혼자 던전 들어간다고 버르적거릴때 코나 판다는 선언은 좀 병신같긴 했어. 뻔히 세션 터질걸 알면서도 보고있는 느낌이지. 그냥 게임이 하기 싫었으면 굳이 그런 식으로 감정 싸움까지 몰고갈 필요 없이 메타적으로 '겜이 넘 노잼이라 너무 힘드네요 ㅈㅈ칠게요 1/5' 이렇게 말하는게 짧고 굵게 끝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