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년간에 걸친 턀씹덕짓을 통해 알게된 TR인들의 변모 과정을 대충 써봄
1. 입문자 시절
1-1. 적대적 입문자
- 어...TRPG? 이 시국에 무슨 종이에 숫자 적고 주사위 굴리면서 놀아 ㅋㅋㅋ
- ORPG? 그건 또 뭐야. 아 온라인으로 그 지랄을 한다고? 애123미 ㅋㅋㅋ 소꿉놀이 온라인으로 하냐?
- 아 해보자고? 아...귀찮게...알았어 일단 해보긴 함. 좆같으면 바로 탈주함
- 아 여긴 뉴들박 같은거 없음? 왜 또 룰북을 사야 해...아 알았어 산다고
1-2. 순응적 입문자
- 와...재밌겠다...어떻게 하면 되지? 카페? 따로 갤러리도 있네 ㅋㅋ 아 근데 갤러리는 좀 멀리해야겠다 ㅎㅎ
- 이거 어떻게 해요? 아 초대 감사요 ㅎㅎ
- 룰북 어디서 사요? 아 첨엔 굳이 살 필요 없다고요? 네 일단 보고 계속 하게 되면 살게요
1-1은 보통 TR판에 만연한 씹덕내 / 찐따내 / 사회부적응자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탈주함
1-2는 괜찮은 GM의 인도, 혹은 (낯선 이 앞에서 거리낌없이 낯부끄러운 RP를 한다든가하는) 개인적 재능을 개화하고 본격적으로 입문을 결심하게 된다.
2. 좆뉴비 시절
- 단편 몇개를 하거나 장편 하나를 무사히 끝내게 됨
- 이를 통해 자주 만나는 사람이 생기고, 이 사람이 속한 팀에 들어가거나 이 사람이 만드는 팀의 멤버가 됨
- 어쨌든 뉴비라 룰도 잘 모름
- RP 너무 오그라들어서 잘 못함(~라고 합니다. / 고개를 끄덕여요 같은 관찰자적 입장에서 RP를 함)
- 턀갤 념글에 박제된 각종 죽창썰, 라그나썰을 자의 반 타의 반 읽게 되고 스스로에게 목줄을 채운 단정하고 순응적인 캐릭터 제작에 몰두함 (사람들 솔직히 턀갤을 턀계의 일베라고 하면서 턀갤 념글은 다 보더라)
- 적절한 뉴들박 / 초심자의 행운 등 운이 좋은 경우 캠페인 몇 개를 순조롭게 끝내며 뉴비 딱지를 떼게 됨
- 극도의 희귀한 좆뉴비의 경우 처음부터 마스터를 (반강제적으로) 잡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3-1로 넘어가게 됨
3. 숙련자 시절
3-1. 마스터화(化)
- 뉴비 시절 이곳저곳 냄새맡고 돌아다닌 끝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룰을 발견하지만 불운하게도 좆마이너한 룰임을 깨닫게 됨
- 팀원에게 츄라이츄라이 하거나 그 룰을 돌리는 마스터를 찾아 헤매지만 보통 실패함
- 결연한 의지를 갖고 룰북을 정독함
- 팀원을 구함
- 삐걱거리지만 (보통 좆망하고 팀원들에게 도게자하기 마련인) 첫 마스터링을 수행함
3-2. 숙련된 플레이어화(化)
- 뉴비 시절부터 굴리던 룰이 취향에 맞고, 몇 개의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좆뉴비에게 자신감이 샘솟는 시기
- 룰은 룰북 안봐도 대충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 오고, 판정을 하려 할 때 바로바로 원하는 판정이 적힌 페이지를 찾아낼 수 있는 짬이 생김
- RP도 능숙해지고, 다소 돌발적인 상황에도 노련하게 즉흥적인 RP를 짜내게 됨
- 좆뉴비 시절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컨셉(독특한 빌딩, 다소 기괴한 캐릭터 설정)을 시도하려 하는 때
4. 고인물 시기
4-1. 마스터 고인물
3-1에서 이어진다. 보통 3-1에 해당하는 이들은 마스터링의 고된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플레이어가 하고 싶어 막상 플레이어로 참가해도 자신의 성에 차지 않는 마스터의 흠결만 보이게 되며, 더 운이 좋지 못한 경우 마스터링 일정이 밀려 플레이어로 뭔가를 해볼 시간도 내지 못한다. 이런 억압과 고난에 찬 마스터링을 오랫동안 한 이들의 경우 칭찬과 후기에 굶주린 망자로 변모하기 일쑤이므로 이들의 밑에서 플레이어로 있는 이들은 플레이가 끝나는 즉시 아낌없는 칭찬과 후기로 이들의 갈증을 해소해주어야 한다.
4-2. 플레이어 고인물
3-2 단계에서 좀 더 고였을 뿐인 단계이다. 룰의 숙지 정도가 높아지고, 캐릭터 이해도가 심화된 시기. 플레이어로서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을 때이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자신감 때문에 각종 끔찍한 라그나 썰이 튀어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역효과를 내는 시기인 것이다.
5. 휴지기
현실 게이트가 터지는 시기. TRPG든 ORPG든 막상 시작하면 하루 정도는 순식간에 잡아먹는 시간-흡혈괴물이다. 플레이에 신경쓰는 사람인 경우 하루의 플레이를 위해 하루나 이틀 정도 더 시간을 할애해 플레이 준비를 하기 때문에 취미에 소모되는 시간은 한없이 늘어날 위험이 있다.
플레이 두 개를 한다고? 생활이 없는 사람인 것인가?
어쨌든 현실 게이트(취업, 학업, 고시 등)가 터지는 순간 취미를 위해 그런 느긋한 생활을 즐기지 못하게 되므로, 높은 확률로 취미를 쉬게 된다. 다들 말로는 쉰다고 하지만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이다.
6. 귀환자
현실과 싸우는 이들 중 그 열정이 지나쳐 다시 이 똥통으로 돌아오는 용자들도 분명 존재한다. 어떻게든 이 악물고 시간을 내서 캐릭터를 짜고 플레이에 참여하는 이들. 이런 이들이 팀에 존재한다면 그의 결단과 용기에 박수를 쳐주자. 보통 학식, 급식충들보다 지갑이 두둑한 경우가 있어 뒤풀이에서 돈을 아낌없이 쓰는 별종도 존재한다.
갤에 첫 플레이를 끝내고 흥분한 뉴비가 보여서 쓰는 글임. 흑화하지 마!
3-1 왤케 슬픈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