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올렸던 짤의 플레이였어. 성벽 위에는 PC들 말고도 민병대들도 몇몇 있었지. 처음에는 별 이름도 설정도 없는 친구들이었는데, 마스터가 PL들에게 물어봤어.
"이들의 사기를 위해서 RP로 연설 같은 걸 해보시나요?"
그래서 PL들은 각자 자기 PC가 할 법한 이야기를 했어. 순서는 클레릭, 파이터, 워락, 그리고 내 캐릭터인 바바리안-레인저 순이었어. 클레릭과 파이터는 여긴 고향이니 잃을 수 없는 곳이니 지켜내자, 가족들을 구하자 같은 이야기를 했지.
워락은 자기 캐릭터는 각각의 민병대에게 따로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했어. 그래서 마스터는 즉석에서 민병대들의 설정을 생각해냈지. 이발사, 푸줏간 주인, 세 아이의 아버지, 그리고 그 장남 등... 그 중 푸줏간 주인인 빌에게 얘기할 때였어.
빌은 대략 마흔 즈음의 뚱뚱한 남성이었어. 그는 가죽 갑옷을 입고는 있었지만, 그 몸집 때문에 고정하는 끈이 묶이지 않아 대충 걸친 정도였지. 워락은 빌과 대화하면서 가죽 갑옷의 끈을 묶어줬고, 빌은 코르셋 차는 기분을 알겠다는 투로 끙끙거렸어.
나중에 성벽을 기어 올라온 고블린의 공격이 빌에게 빗나가자, 마스터는 워락이 끈을 제대로 묶어준 덕에 가죽 갑옷이 거슬리지 않았고, 그 덕에 빌은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묘사해줬어.
하지만 빌의 활약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어. 빌은 긴 장대 끝에 메달아놓은 푸줏간 칼로 고블린들을 마구 썰어댔어. PL들은 푸줏간 주인이라는게 사실 직업이 아니라 The Butcher 같은 별명 아니냐 농담을 했었지.
중간 쉬는 시간 후 플레이를 재개할 때, 마스터는 빌이 자신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본능을 깨우쳤다면서 워리어 1레벨이었던 빌의 데이터를 바바리안 1레벨로 교체해왔어. 그 덕에 다른 민병대들이 쓰러질 때 빌은 격노해 다시 생기를 되찾아 싸울 수 있었지. 1레벨 피트로 Instantanious Rage를 챙긴거야!
하지만 혼자 남는다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냐. 오거가 결국 성문을 부수고 돌입했을 때, 빌은 성벽 위에 홀로 남아 부서진 성문쪽 자락을 뒤로 하고 손에는 푸줏간 칼을 든 채 홉고블린 셋과 맞서고 있었어. 아무리 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
그 순간, 빌은 광기어린 미소를 지으며 성벽 아래로 뛰어내렸어! Tumble 체크, 성공. 빌은 떨어져내리며 오거에게 공격을 시도했고... 성공했지! 빌은 순식간에 오거의 눈에 푸줏간 칼을 박아넣고, 코까지 썰어버렸어. 오거는 얼굴을 향해 그저 헛손질만을 하다 쓰러졌고.
하지만 오거는 혼자가 아니었어. 그 옆에는 오거가 대동하고 온 버그베어들이 있었지. 버그베어들은 빌을 때려눕혔어. 빌은 빈사상태가 되었지.
버그베어들은 그렇게 쓰러진 빌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려 했어. 하지만, 죽어가는 빌은 마지막 힘을 발휘해 한 놈의 발을 잡고, 썰어내려 했어. 결국 버그베어들은 모조리 달려들어 빌에게 Coup de Grace를 날리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어.
그 순간, 태양이 빛을 발하며 떠오르기 시작했어. 그와 함께 북방에서 온 증원군이 태양을 등지고 등장했지. 푸른 빛의 염료를 몸에 칠한 그들은 타고 온 말에서 내려, 고블린들을 향해 돌격했어. 고블린들을 와해되어 도망쳤고, 거주지를 지킬 수 있었지.
도살자 빌은 그렇게 여명의 영웅이 되었어.
마장동에는 조폭들도 안덤빈다는 말의 실체를 확인했다 -킹베이 갓베이
넘모 무섭븐거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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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잖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