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는 사람 아무나 붙들고 200, 300페이지 되는 소설책 읽으라고 일주일 정도 주면 다 읽긴 함. 원래 책 좋아하던 사람 + 준 책이 재미있는 소설책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는 사람도 드물지는 않을 거야. 좋아하는 작가 신작 나오면 나오자마자 사서 읽으려고 서점 문 여는 시간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한텐 독서가 아예 생활의 일부겠지.
근데 룰북은 딱히 그렇진 않음. '규칙' 책이다보니, 용어부터가 우리가 쓰는 용어와 다르다는 것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고, (룰북의 '공격'이 일반 공격 / 기회 공격 / 배후 공격 등등으로 세분화되어 하나 하나 판정이 붙어있는 것을 깨닫는 식으로) 그 용어 하나하나에 집중해가면서 읽어야 이해가 되는 책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지.
그리고 앞부분을 좀 설렁설렁 읽는다 하더라도 문맥상 대충 의미를 알게 되는 소설책 등 문학 작품과는 달리, 룰북은 말 그대로 규칙책이다보니 용어가 완전히 숙달되지 않는 이상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누적되는 규칙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계속 앞부분과 색인을 뒤적거려가며 읽어야 해. 이런 식으로 읽으면 집중은 자주 깨지기 마련이고, 정말 흥미가 있지 않는 이상 읽다가 한두번은 꼭 때려치기 마련이야. 근성으로 1회독을 해야 전체적인 룰의 얼개가 머릿속에 들어오고, 2회독 정도 해야 어떤 룰인지 파악이 되는데 말이야.
거기다 룰북이 영어다? 그럼 '옆에 영어 사전 두기' 라는 한 가지 단계가 거기에 더 추가가 되고, '좆노잼 규칙책'이라는 거름망에 걸러진 한줌도 안되는 티알인이 거기서 한번 더 걸러지게 되지.
그러니까 룰북 읽는거 힘들다는 애들을 좀 관대하게 바라보는건 어떨까 싶네 ㅎㅎ...
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