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세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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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세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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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그린 우드엘프 로그

직접 그린 인간 클레릭






-5-


지난 세션,

우리 파티원들은 바바리안을 제외한 두 명이 버그베어와의 일전에서 뻗어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우드엘프 로그는 3성공 1실패로 어려움 없이 사망 내성을 돌파했지만,

인간 클레릭은 사망내성에서 펌블이 뜨는 바람에 3성공 2실패라는 심장 쫄깃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특별히 허용한 긴 휴식을 통해(마침 적의 아지트는 거의 궤멸된 상태였기에) 파티원들은 무사히 풀피를 회복할 수 있었다.

……

하지만 알아두렴, 플레이어들아.

지금 이것이 너희가 적진에서 취할 수 있는 마지막 긴 휴식이란다… 흐흐흐.


전날 허리디스크와 관절염으로 여관에서 의식을 잃었던 우리의 하이엘프 소서러는,

자신을 두고 간 파티원들을 찾아 붉은낙인 패거리의 아지트에 도달했다.

그때부터 우리 플레이어 파티는 드디어 결원 없는 4인플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상황이 거의 끝난 붉은낙인 패거리의 아지트를 탐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클레릭은 소서러에게 지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지트를 돌아다니며 설명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지난 밤과 다른 의문의 흔적을 찾게 되었다.

어째선지 노틱은 죽어있었고, 그 근처에는 노틱의 몸에서 나온 붉은 피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파란 피가 범벅이 되어 흩어져 있었다.

(그들이 기억할지 모르겠으나, 여관에서 만났던 도플갱어 역시 파란 피를 흘렸었다.)


파티는 푸른 피의 흔적을 따라갔고, 감옥에 갇혀있던 덴드라르 가족을 구해주거나,

함정 발판을 피해가는 등, 여러 고난을 돌파하며 무사히 아지트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 마주친 붉은낙인 패거리의 생존자에게 라샌더를 믿을 걸 협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일행들은 아지트에서 회수한 덴드라르 씨의 시체도 장례를 치러주었다.

그렇게 그들은 판덜린에서 깡패 세력을 쫓아낸 영웅이 되었다.




-6-


지난 세션에서 우리의 우드엘프 로그는 할리아 쏜턴과 비밀스러운 임무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할리아 쏜턴은 붉은낙인 패거리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길 바랐고, 그렇기에 가능한한 패거리 단원들은 덜 해치는 선에서 우두머리를 정리해주길 요청했었다.

그리고 대망의 퀘스트 정산 타임.


할리아 쏜턴 : 약속대로 패거리는 건들지 않고 우두머리만 잘 처리했겠지?

우드엘프 로그 : 물론이지. 걔네들한텐 상처 하나 내지 않았어!


눈썹 한 올 꿈틀거리지 않고 구라치는 거 보소…?

근데 기만 굴림 성공함. 엌ㅋㅋㅋ

아무튼 그런 건 됐고, 일단 쏜턴은 전부터 염두하고 있던 영입을 시도했다.


할리아 쏜턴 : 우리 조직에 들어오지 않을래? 네가 바라는 일이 있을 때 힘을 빌려줄 수도 있을 거야.

우드엘프 로그 : 뭐하는 곳인데?

할리아 쏜턴 : 젠타림.


로그의 PL : (이름 듣자마자 꺼지라고 말할 뻔함.)


역시 PL이 경력자면 얄짤없음. 얼마나 악명이 자자한 조직인지 이미 알고있더라.


우드엘프 로그 : 미안..! 나는 어딘가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

할리아 쏜턴 : 기회가 두 번은 없을 거야. 잘 가라고.



일행은 군드렌 락시커가 납치된 곳을 찾기 위해 판덜린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알 수 있는 정보는 별로 없었고,

그저 와이번 산에서 오크들이 자주 내려와 설치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촌장의 부탁을 들었을 뿐이었다.


우리의 인간 클레릭은 철저한 수전노이기 때문에,

보상에 대한 얘기를 듣고난 뒤에, 혼쾌히 그 일을 수락했다.




-7-


일행들은 오크를 처치하기 위해 와이번 산으로 향했고,

아직 여정 중 은신에 대한 룰을 도입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오크들과 무턱대고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의 판델버 시나리오 북 대로라면 뭔가 복잡한 순서나 여러 장치가 필요했지만,

나는 그냥 기본으로 가지고 있던 맵 소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왠지 맵이 좀 넓어보였고,

나는 넓은 공간을 채우기 위해 별 생각 없이 오크들을 맵 여기저기에 배치해놓았다.


자세한 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기억하는 것은, 인간 클레릭은 말로 오크들과 마을의 분쟁을 해결하려고 했지만,

오크들은 별거 아닌 단어에 빡쳐서 일행에게 달려들었었다는 것이다.


나는 가끔 별 생각없이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르곤 한다.

후에 알게 된 건, 뻥 뚫린 맵에서 오크 8마리를 뻥 뚫린 파티 앞에 내놓는 행위는,

충분히 파티의 전멸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이엘프 소서러 : 제게 파이어볼 스크롤이 있습니다.



그리고 파이어볼은 기적을 일으킨다는 것도 알게 됐지.


스크롤 영창은 성공적이었고, 오크들은 절반 정도가 쓸려나갔다.

나는 격자 맵을 보며 20ft 반경이란 건 무지막지한 범위라는 걸 그때 처음으로 배웠다.


일행은 남은 오크들과 충분히 대적할 수 있었고, 조금 어렵긴 했지만 그들은 충분히 승리를 만끽할 수 있었다.


PL : 근데 파이어볼 스크롤 없었으면 어떻게 하려던 거였음?

DM : 에…에이~ 하하하하하..!! ㄴ…내가 그것까지 다 계산하고 내보내는 거지..!


사실 나도 궁금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하면 별 생각 없었거든.

일행은 오크들의 시체를 태워 거대한 캠프파이어를 만들었고, 클레릭과 소서러는 그 불길로 라샌더에게 제사를 올렸음. 15*15ft의 거대한 불길은 지금에 와서 다시 떠올려봐도 무섭더라.


일행들이 긴 휴식을 취하는 동안 우드엘프 로그는 감지 주사위를 성공했고,

나뭇가지들이 가리고 있던 신비한 공간을 찾아냈다.


그곳은 밴시의 둥지였으며, 나무과 수풀들이 자라 마치 작은 방처럼 보이도록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밴시 : 누구냐, 무슨 일로 여기 온 거지?

우드엘프 로그 : 우리가 당신 집 앞마당에 있는 오크들을 청소해줬어!


밴시는 사실 꽤 까칠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감사의 표시로 우리 로그에게, ‘알고싶은 것 한가지’를 물어보면 대답해주겠다고 말했다.


로그가 입을 열며 우주나 세상의 기원에 대해 물어볼까 고민할 때, 나는 솔직히 좀 무서웠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기원에 대해 딱히 생각하거나 준비한 대답이 없었거든.

훌륭한 마스터라면 그런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을 테지만, 나는 당황하고 있었음.


우드엘프 로그 : 군드렌 락시커가 어디있는지 알아?

밴시 : 그는 크래그마우 성에 있지. 거기엔 부엉이 얼굴을 한 거대한 곰이나, 버그베어, 그리고 홉고블린 녀석들이 있어. 그리고 네가 묻는 드워프도 보이는군. 하지만 네가 알고 싶은 건… 크래그마우 성의 정확한 위치겠지?


여러분은 절대로 플레이어가 정말로 알고싶은 게 뭔지 혼자서 확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나는, 나 혼자만의 확신이 부끄러운 실수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의 우드엘프 로그는 때때로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또 어떤 때는 순수한 말괄량이라는 느낌을 받곤 한다.

어쨌거나 확실한 건 그 캐릭터는 대단히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라는 것이다.


밴시가 되물자, 우드엘프 로그는 몇 마디를 덧붙이며 물었다.


우드엘프 로그 : …우리 엄마랑 아빠가 지금 잘 지내는지 알 수 있어?



밴시는 눈을 감고 우드엘프 로그가 떠나온 고향의 이미지를 정신감응으로 직접 보여주었다.

나는 평화로운 숲, 따뜻한 일상의 풍경, 그리고 때때로 떠나온 그녀를 그리워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해설했다.


나는 로그에게 기꺼이 고양감을 제공했다.

그리고 앞으로 그 어떤 플레이어라 하더라도,

그런 만족스러운 RP에는 기꺼이 고양감을 제공할 생각이다.




일행은 와이번 산에서도 결국 크래그마우 성의 위치를 알 수 없었기에,

나는 드디어 “썬더트리 폐허”로 그들을 이끌기로 했다.


기대하렴, 애송이들.

드래곤은 무서운 생명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