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박힌 전개, 틀에 박힌 캐릭터, 틀에 박힌 뭐시기 뭐시기...등등이 클리셰임. 뻔히 보이는 것들 말야.


턀판엔 예비 글쟁이 / 글쟁이 / 전직 글쟁이 / 기타 등등 예술적 소양 가진 애들(=불만만 많은 너드 찐따)이 많아서 그런지 이런 클리셰만 나오면 막 경기를 일으킴


플레이어한테 '아 너무 뻔히 보이는 전개 ㅋㅋㅋㅋ 마스터님 너무 게으른거 아님?' 같은 무례하고 좆같은 말 나오면 존나 김빠지긴 한데 뭐 이런건 걍 그러려니 할 정도로 무뎌짐.


다만 아직도 무뎌지지 않는 것은 '클리셰적 캐릭터'에 대한 기이할 정도의 거부감임.


아 클리셰 캐릭터 좀 밋밋하긴 하지.


'명문가의 삼남. 각종 우선권과 특혜는 장남 차남이 다 뜯어가서 개털되어 가출함'


'모험을 동경하는 소년. 대충 성년식 치르고 바로 마을에서 빤쓰런했음'


'복수심에 불타는 남자. 옛날에 뭐시기뭐시기 해서 아내or여친이 끔살당해서 복수의 여로에 나섬'


'귀족가의 (신분을 숨긴) 영애. 집안에 갇혀 소설 너무 많이 봐서 모험에 대한 동경으로 반쯤 돌아버림. 정략결혼 전날 빤쓰런 후 모험가로 전업함'



솔직히 인카운터 부수고 npc 대가리 깨고 그러려면 캐릭터 백그라운드에 어느정도 널널함은 있어야 함. 물론 아무 것도 없으면 아 씨발 뭐야 AFK 선언임? 소리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대하 소설에 나올 법한 A4 용지 30장 짜리 단편 소설 백그라운드 보면 그 캐릭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감도 안옴.


그리고 다 떠나서, 일단 PL이 그 '클리셰적 캐릭터'도 제대로 다루기 시작하면 캐릭터는 그 틀에서 벗어나서 생동감있게 움직이기 시작함. 평범한 모험가 지망생이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진짜 영웅이 되는거지. 아 이 전개도 클리셰같다고? 이건 이 클리셰적 이야기를 체험하는 PL의 입장에선 그것보다 재밌는게 없어. 클리셰는 닳고 닳을 만큼 써먹어서 진부해진 소재지만, 정말 효과적이니까 그렇게 닳고 닳을 만큼 써댔다는 말도 돼.


근데 꼭 몇 놈은 단편 플 와서 누구나 쉽게 굴릴 만한 캐릭터가 담긴 레디메이드 시트 주면 한소리 해댐


'너무 평범한데'


'밋밋해요.'


'에픽한 맛이 없는데'


그래서 백스 짜라고 던져주고 들고오는거 보면 가관임. 뭐 누구의 혼혈에 누구의 아들인데 사실 숨겨진 혈통이 있고 그 혈통은 사실 저주받은데다가 그 저주는 사실 축복에 가깝고 근데 그 축복을 내려준 신은 사실 악마인데 그 악마는 사실 신과 천사가 떡치다가 흘린 정액에 맞은 늑대가 회임을 해서 나온 악마이고, 정말 놀랍게도 그 늑대는 펜리르의 몇 대 후손이었고 그 후손이 싸지른 늑대의 혈통엔 펜리르와 홀리-정액이 섞여 태어난 악마의 XXXX... 


거기다 모험을 떠난 이유도 신과 천사 어쩌고 저쩌고 떡치고 게다가 XXX한데다 사실 그 신앙의 끝에...


(중략)


...해서 제 쿼터 갓 데미 울프 웨어 베어 나가 하프브리드 캐릭터는 신을 무찌르기 위해서 모험을 떠났어요!


그래서 이 혼종을 캠페인에 집어넣어서 하는 꼴 보면 자신의 백그라운드의 100분의 1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캠페인 내에서 빌빌거리다가 캠페인 종료 후에 갑자기 '후일담' 제목 달고 자기 PC가 주인공인 장편 소설이 후기라고 올라옴.


사실 난 이런 욕심 부리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본인이 먼저 그런걸 실시간으로 풀어낼 수 있는 실력이 있는지 가늠해보고 먼저 그 '클리셰'적인 캐릭터를 잘 굴려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 클리셰 클리셰 욕먹지만, 사실 이것만큼 편하고 쉬운 길은 없거든. 그만큼 효과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