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유입들이 늘고 실제 플이 돌아가는 것 같아 기쁘다.
저번에는 캐릭터 아키타입을 올렸는데, 당연하지만 아키타입만으로는 캐릭터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내가 생각하는 3X3 캐릭터 메이킹 이론을 적어본다.
여기서 캐릭터는 (위, 곁, 앞)X(내면, 관계, 세상)로 정해진다. 사실 좀 어거지스럽게 만든 부분도 있긴 있지만...
위: 테이블의 위, 즉 플레이어들과 마스터들이 있는 곳이다. 다음 세 질문은 플레이 메타적인 캐릭터의 위치를 나타낸다. 거꾸로 말하면, 메타적 논리는 여기서 끝내고 다른 여섯 질문에서는 되도록 테이블 내적 논리로 답하도록 하자.
1. 위X내면. 캐릭터는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플레이어인 당신에게 캐릭터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준비한 빌드를 실전에서 검증하기 위한 테스트 머신인가? 이야기를 써나가는 붓인가? 자신의 트라우마와 판타지를 녹여 넣은 분신인가? 특별히 흥미는 없지만 파티가 돌아가야 하도록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는 아교인가? 자신이 캐릭터에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얻었는지를 확실히 하자.
2. 위X관계. 다른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그들의 캐릭터의 역할을 침범하지 않는가? 다른 플레이어를 불쾌하게 하지 않는가? 다른 플레이어 캐릭터들과 파워 레벨은 비슷하나? 이 질문은 캐릭터를 만든다기 보다, 완성된 캐릭터를 점검하는 질문에 가깝다.
3. 위X세상. 캐릭터는 마스터에게 어떤 존재인가?
이 캠페인에 무리없이 녹아들 수 있는 존재인가? 마스터가 써먹기 좋은 떡밥을 배경에서 제공하는가? 지나치게 스토리에서 겉돌지 않는가? 자신이 마스터라면 이 캐릭터에 얼마나 흥미가 있을지 생각해보자.
곁: 캐릭터 곁에 있는 것은 다른 PC들이다.
다음 세 질문은 캐릭터 스스로와, 함께 모험하는 다른 플레이어 캐릭터들 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다. 가장 오래 마주치게 될 캐릭터들이니 만큼, 신중하게 답하자.
4. 곁X내면. 캐릭터는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캐릭터의 정체성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무엇인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나? 중요한 인물이나 사건이 있었나? 그 정체성에 만족하는가? 캐릭터 시트를 짤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5. 곁X관계. 캐릭터는 다른 PC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뭉뚱그려 말하지 말고 하나하나 말하자. 어떤 점을 존경하고 어떤 점을 싫어하는가? 선입견을 가지는 대상이 있나? 과거에 엮였거나 미래에 엮일 것 같은 캐릭터는? 이 질문을 정할 때는 당연하지만 다른 플레이어와 상의하자.
6. 곁X세상. 캐릭터는 함께 모험을 할 일행 전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왜 이들과 어울리나? 어울리게 된 계기가 있나? 이 일행에서 자신은 어떤 역할인가? 앞으로도 일행이 계속 유지되었으면 좋겠나? 개개인이 아니라 일행 전체를 뭉뚱그려서 말하는 질문들이다. 캐릭터가 모험을 하는 동기와도 관련이 되어 있다.
앞: 스토리가 앞으로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될 질문들이다.
다음 세 질문은 캐릭터의 향후 행동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될 질문들이다. 이 질문들이 빈약하면 캠페인도 캐릭터 개인의 서사도 공회전을 하게 된다.
7. 앞X내면. 캐릭터의 목표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행동하는가? 장기적 목표와 단기적 목표가 모두 있나? 계획이 있는가 아니면 단순한 희망사항인가? 최종적으로 목표로 하는 삶이 있는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디까지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 이 또한 모험을 하는 동기와 밀접한 연관이 되어 있다.
8. 앞X관계. 캐릭터는 다른 사람과 어떻게 교감하는가?
다른 사람과 지내는 것이 익숙한가? 특별히 마음에 두는 NPC나 조직이 있는가? 어떤 기술과 능력으로 그들과 관계하는가? 완전히 모르는 사람과는 어떻게 소통하는가? 특별한 말투나 버릇이 있는가? 캐릭터의 RP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들이다.
9. 앞X세상. 캐릭터는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캐릭터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믿는 종교나 따르는 신념이 있는가? 어떤 방식이 가장 잘 먹힌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세계관은 어떤 계기로 형성되었는가? 캐릭터가 선택을 할 때 계속해서 불려나올 질문들이다.
이렇게 9가지 질문에 다 답하고, 그 답변을 당당하게 팀원들 앞에서 말할 수 있으면 최소한 라그나 소리는 안 들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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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어떤 설정을 갖고 있던지 자기 플레이 외에는 보통 관심이 없는거 같아서 설정은 적당히 짜고 시나리오 따라서 유동적으로 움직이는데
최소한 남한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정도면 됨. 캐릭터간 관계는 던전월드 인연처럼 한 문장으로 퉁쳐도 되지만, 신경 좀 써주는 게 장기적으로는 좋더라. - dc App
좋네요
시작할때는 저 9가지를 다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보통인듯....그러니 마스터 입장에선 플레이어들이 시작할때부터 저걸터 모조리 채우게 하기보다는, 플레이 몇차레 진행해보면서 플레이어들이 못 채운부분 마저 채우게 해주고 얼추 다 채워졌다 싶을때 본격적인 메인 스토리로 들어가는 식으로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봄.
ㅇㅇ. 그건 동의. 특히 다른 캐릭터와의 관계나 RP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플레이를 해봐야 익숙한 걸 찾아지기 마련임. - dc App
이게 어려워? 나 존나 trpg 천잰가봄 ㅎㅎ 앙기무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