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Chummer들아

상시플 서버에서 메인 관리자로 승진당해서 일처리를 하느라 조금 바빴다.

난 아직 GM 경험이 하나도 없으니까 자격이 모자란다고 거절하려고 했는데 거절할 권리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대.

그래서 첫번째 업무로 모든 게임에서 밴할 퀄리티와 아이템을 정리하고 매트릭스 가이드를 적어주느라 시간이 별로 없었네.


권한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딱히 필요한 건 아니었고, 내가 한 말이 기준으로 받아들여지니까 좀 부담이 되긴 한다.

그래도 GM이나 플레이어에게 규칙을 알려줄 때 금방 납득하는 건 좋네. 어떻게 될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지.



1. 도입부

이번 런은 또다른 K모 GM이 주최한 비밀 연구소 침투 런이야. 이 GM은 줄여서 K2라고 할게.

K2 GM은 비밀 연구소와 블랙 트렌치코트 런을 좋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어. 각 연구소마다 서로 다른 보안 수칙과 직원 행동 수칙을 설정해놓고, 플레이어들이 이런 행동 수칙의 헛점을 어떻게 뚫고 들어가는지를 지켜보는 퍼즐 형식의 플레이를 좋아해. 그리고 이번 런은 자신이 그동안 돌려본 연구소 런의 총집합이라고 말했어. 당연히 발각되는 순간 런이 극도로 어려워지기 때문에 상급자 이상이 권장되었지.


아레스 소속으로 추정되는 존슨은 팀에게 매우 위험한 임무를 맡아달라고 할 것이라고 경고했어. 그럼 그에 상응하는 보수는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존슨은 성공하기만 한다면 원하는 물건 하나를 무엇이든 구해다주겠다고 했어. 델타웨어(Deltaware, 최고급 사이버웨어)도, 사이버덱이나 리거 커맨드 콘솔(RCC) 업그레이드도, 최신형 차량이나 중장갑 보안 방호복도 OK해줬지. 그만큼 위험한 임무라는 걸 확인한 팀은 일단 잠정적으로 수락하고 세부 사항을 듣기로 했어.


임무는 아즈틀란(멕시코) 남반부의 정글에 숨어있는 아즈테크놀러지의 비밀 연구소로 침투해서 연구를 사보타주하고 돌아오는 것이었어. 시애틀 밖으로 나가서 살아돌아올지 모르는 위험한 임무니까, 만약 자신이 없다면 임무가 종료될 때까지 아레스쪽 호텔에서 쉬게 해주겠다고 했고. 물론 플레이어들은 다들 무모한 성격이었기에 수락했지.


팀 구성은 아래와 같아.

라라비(Larrabee, 본인): 인간 여성, 데커/스트리트 사무라이

믹스(Mix): 인간 여성, 소셜 침투 페이스, 피지컬 어뎁트, 라라비의 여자친구

스발라(Svala): 인간 여성, 리거/피지컬 어뎁트, 라라비의 여자친구

맥그래스(McGrath): 인간 남성, 사이버 스트리트 사무라이

메데이나(Medeina): 인간 여성, 궁수 / 스트리트 사무라이

플라톤(Plato): 인간 남성, 리거


사실 연구소에 침투하기에는 그렇게까지 적합한 멤버로 보이지는 않았어. 일단 마법사가 없었고, 스발라와 플라톤은 리거인데 자기 차량을 끌고 갈 수 없었고, 그나마 말을 잘 할 수 있는 러너도 라라비와 믹스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존슨은 강제로 침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변조한 아즈테크놀러지 신입 직원 ID를 이용해서 시설 내부로 침투하는 것이니까 싸움 걱정은 크게 하지 말라고 했어. 만약 내부에서 진짜 싸움이 벌어지면 모두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난 라라비, 믹스와 스발라가 폴리아모리 관계에 있으니까 다 같이 사이 좋게 죽을 기회라고 농담했고, 평소 이런 농담을 먼저 하던 믹스의 플레이어는 자기가 왜 런 설명을 제대로 안 보고 참가 신청을 넣었냐면서 후회한다고 말했지. 보이스밖에 안 들렸지만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였지 뭐야.


시애틀을 떠나기 전 준비 시간으로 하루가 주어졌고, 임무 지점에 도착하면 역시 비행으로 인한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하루의 시간이 있을 것이고, 일단 침투하면 24시간의 제한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들었어. 준비 과정의 일환으로 팀원은 각자 아래처럼 자기 역할을 정하고, 가명을 설정하고, 적절히 변장을 하고, 역할에 맞는 장비를 챙겨가기로 했어.


라라비: 스파이더(보안 데커)

믹스: 경비원

스발라: 기술자

맥그래스: 경비원

메데이나: 경비원/저격수 (원래는 궁수지만 플라톤의 대물저격총을 대신 들어다주기로 했어.)

플라톤: 기술자


멤버 중에서 아즈테크놀러제의 공용어인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믹스밖에 없는 것을 기억한 라라비는 팀 전원이 이틀간 최대한 스페인어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고, 존슨은 이를 수락했지. 다들 존슨의 통역 요원과 교육 소프트웨어를 빌려서 이틀간 잠자는 시간을 아끼면서 공부한 끝에 직장 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회화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스페인어를 배울 수 있었어. (스페인어 등급 0 -> 2, 비용 2 카르마)


2. 현장 브리핑
시애틀을 떠나 정글에 도착한 팀은 겉보기에 울창한 숲처럼 보이는 홀로그램을 뚫고 기지에 착륙했어.
플라톤은 이 게 와칸다냐고 게임 내에서 직접 말했고, 나머지 다섯명은 또다시 런에 참가한 걸 후회하면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지.

기지에 도착한 팀은 정보 담당관과 브리핑을 했어. 팀이 침투해야 할 장소는 원래 거대한 신전이었다가 아즈테크놀러지가 발굴하고 내부를 파내서 만든 마법 연구소였어. 이 연구소에서 정확히 무슨 연구가 벌어지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팀의 목표는 연구소 내부에 침투해서 특정 연구를 사보타주하는 것이었어. 정확히 말하자면 새로운 HMHVV(뱀파이어 바이러스) 아종이 발생해서 연구되고 있으니까 이 연구를 망치는 것이 목표였어. 세부적인 목표는 아래와 같아.

1.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자료를 수집할 것.
2. 원본 연구 자료를 삭제할 것.
3. 바이러스 샘플을 훔쳐올 것.
4. 바이러스의 근원인 감염된 환자를 없앨 것.

목표를 제시한 뒤 정보 담당관은 연구소는 총 6층으로 이루어진 아르콜로지라고 했어. 정확히 어느 층에 샘플과 환자가 있는지는 모르니까 팀원들이 직접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어. 각 층의 용도는 요원들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아래와 같았어.

1층: 직원 숙소, 상업 구역, 노예 숙소
2층: 경비 구역, 매트릭스 보안 구역
3층: 실험체 보관소
4층: 저등급 실험실
5층: 고등급 실험실
6층: ???


위 지도는 고등급 연구소가 있는 5층이고, 나머지 층도 비슷한 규모였어.

내가 이 지도의 축척이 정확한 건지 물으니까 GM은 정확하다고 말했어. 격자 1칸당 20m라고.

즉, 복도처럼 보였던 것은 복도가 아니라 사실상 거리였고, 각 층을 오갈 때마다 물리적인 거리는 1km가 넘는다는 뜻이었지.


팀은 존슨이 싸움이 벌어지면 죽을 것이라 말한 이유가 무엇인지 깨달았어. 턴당 40m 이상을 뛰지 못하는데, 만약 총격전이 벌어지면 웬만한 러너들은 기관단총의 사거리는 최대 150m, 돌격 소총의 사거리는 최대 550m, 그리고 기관총의 유효 사거리는 800m. 엄폐물도 없는 거리를 달리다가 전부 수턴간 총에 맞고 죽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지. 아즈테크놀러지가 자랑하는 보안 정령들은 영적 세계에서 생각의 속도로 추격하다가 길목을 막고 뿅하고 나타나기만 하면 되었고. 마지막으로 연구소를 나가는 출구에 경비 병력을 배치하면 그대로 마무리가 될 상황이었지.


직접적인 싸움이 자살행위임을 다시 확인한 팀은 자신들이 맡은 직원 역할을 더 충실히 맡기로 다짐했어. 물론 내부 인력과 행동 수칙을 자세히 알지 못하니까 처음에는 실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실수가 발생하면 신입이라서 저지른 것으로 무마하기로 했지. 플레이어들은 베테랑 러너팀이 살아남기 위해 초보자인척 연기하는 걸 연기하게 된 거야.


3. 연구소 침투, 탐색

다음 날 팀은 스케쥴에 맞춰서 기지에 진입했어. 인솔자인 경비의 말에 따라 주된 교통 수단인 세그웨이를 타고 초짜인 척 하면서 따라갔지.


경비원 역할인 믹스, 맥그래스와 메데이나는 경비대장인 여성 원사의 욕설을 들으면서 오리엔테이션을 마쳤어. 그리고 각자 부사수 역할로 먼저 와있었던 사수에게 붙여주었어. 부사수는 지하 2층까지, 사수는 지하 5층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확인했지. 사수들은 부사수들이 갈굼당하는 걸 보고 동정심이 들어서 오리엔테이션을 도와줬어. 3층과 5층은 위험하니까 정신 바짝 차리라고 계속 말해줬지.


기술자 역할인 스발라와 플라톤은 60살이 넘은 기술부장 할아버지의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자기 ID를 시스템에 등록했어. 시스템에 등록된 직원은 작업 명령에 따라 최대 4층까지, 긴급 상황에서는 5층 입구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어.


라라비는 정확히 말하자면 매트릭스 보안 담당이지만, 매트릭스 부장을 싫어했던 기술부장은 라라비의 오리엔테이션까지 마쳐줬어. 그래도 매트릭스 부장과 안면을 터야겠다는 생각에 매트릭스 부장을 찾아가 자기 소개를 했어. 즉석에서 매트릭스 부장은 라라비를 호스트(중앙 서버)로 불러들여 테스트했어.


호스트의 내부 가상현실 구조는 사원의 지상층을 그대로 본딴 형태였어. 한 아바타는 호화로운 제사장 옷을 입고 있었고, 라라비와 나머지 아바타는 평범한 아마포 옷을 입고 있었지. 직원들은 벽에 글귀를 정으로 새기고 있었어. 사원 내부에는 깃털뱀 석상, 통로 위에 자리잡거나 통로를 막은 바윗덩이, 그리고 순찰을 도는 깃털뱀 아이콘이 있었어. 라라비는 자신이 배운 호스트 구조론에 의하면 이 아이콘은 다음과 같은 의미일 것이라고 대답했어.


제사장 - 매트릭스 부장의 페르소나

아마포 옷 아이콘 - 일반 직원 페르소나

글귀 - 작업 파일

깃털뱀 석상 - 센서 디바이스

바윗덩이 - 보안문 디바이스 및 개폐여부

깃털뱀 - 순찰 IC 페르소나


라라비가 신입인데도 호스트의 구조를 잘 있는 걸 본 매트릭스 부장은 지난번 부적격자보다는 쓸모있겠다고 말하고 호스트에 대한 접근 권한, 저등급 파일 접근 권한, 그리고 기지 보수를 돕기 위해 고장이 발생한 지점에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 권한을 부여했어.


기술부장 노인네가 스케쥴을 일부러 내일부터 시작하도록 짠 걸 보고 매트릭스 부장이 투덜거리자, 라라비는 (내일이면 연구소에서 탈출해야 하니까) 일찍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으니 오늘부터 순찰을 돌아봐도 되겠냐고 물었어. 신입인데 열의가 있어서 좋다고 말한 매트릭스 부장은 오후 점심을 먹은 직후 시작하라고 했지.


직원 카드에 입금된 첫달 월급으로 연구소 내의 편의점 체인에서 점심을 사먹은 일행은 다시 자기 위치로 되돌아가서 첫날 기지를 돌아본다는 명목하에 탐색을 시작했어.


경비들은 자기 사수의 인솔을 받으면서 2층까지의 구조와 순찰 현황을 배우고, 경비원들의 태도가 어떤지 가늠해봤어. 연구소가 설립된지 1년이 지났는데 별다른 사건이 없었고, 원사가 경비병들을 갈구느라 역으로 근무 태도가 살짝 해이해져있는 걸 확인했어. 순찰 훈련 도중에는 라라비가 호스트에 접속해있을 2층 보안실의 위치를 파악했어.


기술자들은 세그웨이를 타고 4층까지 기지를 돌아봤어. 기술자 일행은 3층에서 온갖 실험체들이 독방에 갇혀있는 것을 확인했고, 신입이라 겁을 먹은 척 하면서 실험체가 난동을 부리면 격리와 정화 조치는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지. 근처에서 일하던 연구원이 둘을 안심시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만약 통제가 불가능해지면 인화성 가스를 채운 뒤 점화시켜서 정화하면 된다고 이야기했어. 그 대답을 들으면서 둘은 가스의 조작 계통을 눈여겨보고 나머지 팀에게 무전기로 전달했어.


라라비는 호스트에 접속해서 내부 순찰을 돌았어. 파일 사이를 순찰하면서 파일의 제목을 확인했는데, 이 연구소에서 뱀파이어 바이러스 실험을 한 기록은 단 하나의 극비 파일밖에 없다는 걸 확인했지. 처음에는 은닉 모드(Run Silent)로 전환해서 파일을 먼저 빼내볼 생각을 했지만, 신입이 접근 권한이 없는 파일을 건드리면 수상하게 보일테고, 은닉 상태에서 발각되면 역시 매트릭스 부장이 수상하게 보일테니까 일단 보류했어. 그 대신 일반 모드 상태에서 카메라와 잠금장치를 비롯한 보안 장치들이 연구소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시간을 보냈어.


수상한 행위를 일부러 하지 않으면서 대략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파악한 팀은 스케쥴에 따라 휴식 시간을 가지고, 나머지 인력이 슬슬 졸려하기 시작하는 새벽 당번 시간에 임무를 수행하기로 했어.


4. 런 실행

새벽 2시에 업무를 시작한 라라비는 점찍어둔 파일의 암호화를 무력화하고 목표에 대한 정보를 확인했어.


파일 제목: HM00-53

실험 대상: 혈석(블러드 크리스탈)이 이식된 나가(Naga).

실험 내용: 이종에 대한 HMHVV Type 1 감염 및 혈석 반응 실험.


실험 결과:

HMHVV Type 1 감염 성공. 나가는 라미아(Lamia)로 변이됨.

HMHVV Type 1이 라미아의 에센스가 담긴 혈석과 반응하여 변이를 일으킴.

변이 결과 새로운 HMHVV 변종이 확인됨.


실험 대상 위치: 3층 실험 대상 보관소 53호실. 격리중.

샘플 위치: 5층 고등급 실험실 5호, 냉동 보관중.


이 정보를 확인한 라라비는 목표 파일을 복사해서 데이터칩에 집어넣고 팀에게 실험 대상인 라미아와 바이러스 샘플의 위치를 알려줬어.


경비병 담당인 맥그래스는 사이버암에 숨겨진 락픽으로 자기 사수의 락커를 열어서 5층 고등급 실험실까지 들어갈 수 있는 카드키를 훔쳤어. 감시 카메라가 있었지만 라라비가 카메라 시스템을 살펴보는 척 하면서 해킹으로 무력화시켜서 발각되지 않았지.


이후 라라비는 5층 실험실 입구 잠금장치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었다는 이유로 수리 요청을 작성하고, 팀의 기술자 2명(스발라, 플라톤)을 내려보내고, 안전을 위해 경비병 2명(메데이나, 맥그래스)을 같이 내려보냈어. 이 요청을 본 매트릭스 부장은 호스트 내부로 들어와서 라라비에게 따지기 시작했어.


부장: "신참... 아니지... 가브리엘라. 갑자기 이런 수리 요청을 보낸 이유라도 있습니까?"

(영어니까 존댓말은 아니지만 상당히 정중하게 말하길래 존댓말 캐릭터로 상상했어.)


가브리엘라(라라비): "주무시는데 깨워서 죄송합니다, 부장님. 5층 입구의 보안 리더기에서 이상 신호를 감지해서 수리 팀을 내려보냈습니다."

부장: "이상 신호?" (부장이 리더기의 상태를 체크합니다.) "시스템에는 정상으로 뜨는데요?"

가브리엘라(라라비): "순간적인 에너지 출력 과다처럼 보였어요. 5층은 고등급 실험실이 있는 곳이니까 만약을 대비하려고 했습니다.

부장: "그럼 왜 초짜 4명을 5층으로 보낸 거죠."

가브리엘라(라라비): "훈련 목적으로 내려보냈습니다."

부장: "훈련 목적이라고 하셨나요? 기술진은 첫달 동안 4층 까지만 진입할 수 있는 건 알고 있었습니까?"

가브리엘라(라라비): "예... 정확히 말하자면 5층 입구의 스캐너로 보낸 거니까 5층 내부로 들여보낸 건 아니었죠."

가브리엘라(라라비): "그리고 신입들이 다른 경비로부터 3층과 5층에 대해 무서운 소문을 들어서 무서워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순찰 경험도 쌓게 하고 담력 시험도 할 겸 5층 근처까지 내려보냈습니다."

부장: "그렇다라... 그럼 일반적인 수리 작업에는 경비 하나와 기술자 하나면 충분할텐데, 왜 두 쌍을 보낸 거죠?"

가브리엘라(라라비): "안전 때문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내려보낸 팀은 초보자니까, 겁을 먹어서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서로 안전을 봐주는 팀원이 있으면 더 안심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GM: "사기(Con) 굴림 굴려주세요."

라라비: "알리바이(Alibi) 퀄리티 적용 가능합니까?"

(알리바이(Alibi): 손쉬운 사기 증거 확보 가능, 증거 확보시 사기 굴림 +2. Cutting Aces p.150)


GM: "RP로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고 수리 팀을 파견할 권한이 있으므로 적용 가능합니다. +2 보너스 드리겠습니다."

GM: ("사실 제 데커에도 이 퀄리티가 있거든요.")

라라비: "그럼 총 11 다이스 굴립니다... 6 성공. 사회 리미트는 6이므로 6 성공 전부 반영됩니다."

GM: "잘 떴네요. 아까 시험했을 때 성적과 근태가 좋았으니까 어느정도 신뢰한다고 가정하고, 피로를 반영하면..."


부장: "하아... 그래요.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만일에 대비한 것은 칭찬할만 하지만, 당분간은 재량권이 필요한 일이다 싶으면 저나 다른 선임에게 문의를 넣으세요. 일이 벌어졌을 때 신입에게 책임을 물리기는 곤란하니까요."

가브리엘라(라라비):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장님. 다음부터 명심하겠습니다."

GM: "그리고 부장은 시스템에서 로그아웃합니다."


이렇게 매트릭스 부장은 라라비에게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부르라고 말하고 다시 자러 갔어.


믹스는 시설에 더 깊이 들어가지 않고 라라비가 있는 2층에서 계속 순찰을 봤어. 믹스는 아즈테크놀러지로부터 현상금이 붙은 몸이었기 때문이야. 3층에 있는 혈정령(Blood Spirits) 실험체들이 믹스를 알아보면 큰 난리가 날테니까. 그래서 라라비가 있는 보안실을 눈여겨보면서 여차하면 라라비를 탈출시킬 준비를 했어.


3층에 도달한 나머지 팀들은 4층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라미아가 있는 53호실을 눈으로 확인했어.


팀원이 5층 입구에 도달했을 때 라라비는 입구 카메라의 영상을 변조하면서 5호 실험실 내부 카메라를 살펴봤어. 그런데 아뿔싸... 실험실 내부에는 마법 연구원 5명이 사스쿼치(Sasquatch)에 혈석을 심는 의식을 치르고 있었던 거야. 만약 그냥 문을 따고 들어가면 블러드 메이지 5명의 주목을 받아 망할 상황이었지.


이 말을 들은 팀원과 라라비는 블러드 메이지를 소리 없이 무력화할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어. 메데이나는 경비병이라는 미명하에 뉴로스턴 X(Neurostun X) 기절 가스 수류탄을 챙겨왔다고 말했어. 이 때 라라비와 스발라, 플라톤은 산업공학(Industrial Mechanic) 스킬이 있었고, 이 스킬을 굴린 결과 실험실의 환풍기 시스템은 중앙 시스템으로 서로 연결되어있겠다고 생각했지. 그 결과 5호 실험실은 화학 실험실을 겸하니까, 다른 화학 실험실에서 가스를 터뜨리고 환풍기를 역류시켜 5호 실험실에 가스를 채울 수 있겠다는 계획을 즉석에서 세웠지.


가스를 채우기 전 라라비는 3호와 5호 실험실의 화학 센서, 그리고 선임 연구원이 달고 있는 생체 신호 모니터(Biomonitor)를 무력화시켰어. 그리고 혹시 다른 사람들이 오고 있는지 다른 카메라로 확인하려 아바타의 머리를 든 순간...


선임 데커가 바로 옆에 서있었어.


다행히도 선임 데커는 라라비가 무슨 카메라를 보고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고, 그래서 경보를 울리거나 의도를 캐묻지는 않았어. 그 대신 심심한 건 이해하지만 카메라 시스템은 허가가 있어야 볼 수 있다고 핀잔을 줬지. 그리고 허가를 받아 카메라를 보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하면서 라라비를 호스트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갔어. 선임 데커는 여성 원사가 다른 신입과 스쿼시를 하면서 공을 계속 신입의 얼굴로 날리는 영상을 중계해줬어.


선임 데커는 신입이 공을 얼굴에 맞을 때마다 수초씩 깔깔대면서 배가 찢어지게 웃었어. 이렇게 선임 데커가 웃는 순간에 맞춰서 라라비는 환풍기를 해킹해서 역류시켰고, 팀에게 자기는 다른 데커가 지켜보고 있지만 카메라를 보는 사람은 없으니까 남이 오기 전에 빨리 처리하자고 메세지를 보냈어. 팀은 3호 실험실에 뉴로스턴 가스를 터뜨렸고, 5호 실험실은 곧 역류된 뉴로스턴으로 가득 찼지.


의식을 치르던 마법사 둘은 뉴로스턴을 들이키자마자 기절했어. 이 둘이 의식 마법진 바깥으로 쓰러지자 의식을 치르던 나머지 마법사들도 의식이 망가지면서 발생한 마력 반동(Drain)에 기절하고 말았지. 주임 마법사의 생체 신호 모니터에는 경보가 켜졌지만 라라비가 경보를 막고 있어서 아무런 경보도 울리지 않았어. 의식의 대상이었던 사스쿼치는 즉시 의식을 회복하고 실험실 문을 두드렸지만, 러너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고 아무도 카메라를 보고 있지 않았기에 아무도 사스쿼치를 제지하러 오지 않았어. 사스쿼치는 초월적인 신체 능력으로 가스를 현실 시간으로 30초, 피해 10턴 분량씩이나 견뎌냈지만, 결국 가스를 이기지 못하고 기절했어.


뉴로스턴 X의 지속시간은 1분이니까 팀은 1분을 기다린 다음 실험실에 진입했어. 냉동고에 있던 바이러스 샘플을 꺼내고, 보온 밀봉 컨테이너에 집어넣고, 현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어. 4층에 도착한 팀은 3층에서 라미아 격리 구역을 정화 장치로 터뜨릴테니까 파일을 챙겨서 빠져나갈 준비를 하라고 했어.


이 때 라라비는 해킹을 실행하면서 오버워치 점수(Overwatch Score)가 25까지 올라가있었어. 오버워치 점수는 보안 시스템이 불법 액션을 감지하는 척도인데, 해킹과 같은 불법 매트릭스 행위를 저지르면 점점 올라가게 되어있었지. 오버워치 점수가 40점이 되면 즉시 호스트에 경보가 울리고, 40점에 도달한 해커에게 즉시 해킹이 찍히게 되어있었어. 그런 사태가 터지면 경비 구역 깊숙히 있는 라라비와 팀 전체의 목숨이 위험하게 되겠지.


남은 오버워치 점수 15점으로는 파일을 해킹하고 확실하게 지울만한 여유가 없었어. 그래서 라라비는 잠시 화장실에 간다고 말하고 사이버덱을 재부팅해서 오버워치 점수를 초기화시켰어. 그런데...


5. 클라이막스

아뿔싸... 라라비는 자신이 생체 신호 모니터를 완전히 고장낸 것이 아니라 그냥 해킹으로 변조했을 뿐이라는 걸 깜빡했던 거야.

라라비가 재부팅을 하자 해킹이 초기화되면서 생체 신호 모니터는 정상적으로 주임 마법사가 기절했다고 알리기 시작했고, 곧 의료진이 급파되고 나머지 보안 요원들도 일어나기 시작했지.


다급해진 라라비는 팀원들에게 3층의 실험체를 빨리 처리하고 가자고 메세지를 보냈어.


4층 출구에 도달한 팀은 의료진과 정면으로 맏딱뜨렸지. 의료진은 팀이 방금 전까지 5층에 있었던 것이 아니냐, 무슨 일이 났는지 모르느냐고 추궁했고, 팀은 5층 입구까지만 가봐서 내부는 접근하지 못했다고 변명했지. 이 네명 중에서 소셜을 할 줄 아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었던 탓에 거짓말을 하느라 엣지를 사용해서 간신히 넘어갈 수 밖에 없었어.


팀이 3층 실험체 구획에 도달했을 때는 일반 경보가 전면 경보로 격상되었어. 메데이나가 실험실 문을 따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보안 시스템의 외장을 깜빡하고 다시 조립하지 않았다는 거야. 팀은 급하게 53호실의 정화장치를 작동시키고, 53호실이 전소되는 동안 빠져나오기 시작했어. 스쿠터는 속도가 너무 느렸기 때문에 다들 스쿠터를 버리고 죽어라 뛰어나올 수 밖에 없었지.


경보가 울리고 선임 데커가 의료진을 통솔하면서 한 눈이 팔린 사이, 라라비는 실험 기록 파일을 해킹하고 완전히 삭제하려고 시도했어. 그런데 삭제 시도가 번번히 빗나가기 시작한 거야. 불법 프로그램(누크 프롬 오빗, Nuke From Orb1t)을 이용한 완전 삭제는 일반적인 파일 삭제와 달리 파일 복구를 원천 차단하는 대신 대량의 오버워치 점수를 발생시키는데, 삭제 시도가 2번 빗나가면서 오버워치 점수는 27점까지 치솟았어. 다시 한번 시도하면 오버워치 점수 40점을 돌파하고 붙잡힐 위험이 있었지. 라라비는 결국 급하게 파일 분쇄(Shredder) 프로그램으로 파일을 불완전하게 지우고 믹스와 함께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어.


다행히도 일이 벌어진 시각은 새벽 3시였기 때문에 아직 경비원들은 제대로 준비를 끝마치지 못한 상태였어. 2km가 넘는 거리를 전력 질주로 달린 팀원들은 기진맥진했지만, 다행히도 그런 기진맥진한 팀을 기다리는 것은 경비원 2명과 2대의 자동화 기관총 포탑 뿐이었지. 경비원과 포탑을 처리한 팀은 존슨이 미리 준비한 스텔스 VTOL에 탑승했고, VTOL 조종사는 추격해오는 전투기 3대를 회피 기동으로 따돌렸어.


아즈테크노러지의 블랙 사이트에 침투해서 6명 전원이 임무를 수행하고 생환한 거지.


6. 임무 결산

시애틀에 돌아온 팀은 존슨에게 아래와 같이 임무를 수행했음을 알렸어.


1.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자료를 수집할 것. => 자료 수집 완료.
2. 원본 연구 자료를 삭제할 것. => 자료 불완전 삭제. 연구 최소한 2주간 지연됨.
3. 바이러스 샘플을 훔쳐올 것. => 샘플 수집 완료.
4. 바이러스의 근원인 감염된 환자를 없앨 것. => 감염된 환자 소각 완료.

바이러스 샘플과 연구 자료를 받은 존슨은 자기 뒤에 있던 무기고를 개방했어.
팀에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가져가고 원하는 사이버웨어가 있으면 자기들 병원으로 찾아오라고 했지. 각자 받은 보상은 아래와 같아.


전원 4 카르마

전원 6만 뉴엔 어치의 장비 혹은 업그레이드 제공. (차액은 본인이 최대 2만 뉴엔까지 가져가거나 지불함.) 내역은 아래와 같음.


라라비: 후치 사이버-Ex(Fuchi Cyber-Ex) 사이버덱 업그레이드, 7만 2천 뉴엔 상당. 비용 -1.2만 뉴엔

믹스: 6만 뉴엔짜리 최고급 중(重) 보안 장갑복(Heavy Security Armor)

스발라: 아레스 아콘 다목적 중(重) 레이저포(Ares Archon Heavy MP Laser), 요트에 레이저포를 장착할 마운트와 전력 설비

맥그래스: 델타웨어 와이어드 리플렉스1 (Deltaware Wired Reflexes 1), 수술비 -4만 뉴엔

메데이나: 델타웨어 인공 근육 4 (Deltaware Muscle Replacements 4), 수술비 -4만 뉴엔

플라톤: 1만 뉴엔, 5만 뉴엔짜리 최고급 전신 방탄복 (Full Body Armor)


7. 결론

새로운 GM들이 단발성 런이나 간단한 런을 주로 열던 차에 오랫만에 위험한 블랙 사이트 런을 돌려봤다.

K2 GM은 내용 준비에 시간이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다들 각자 맞는 역할을 찾아서 거의 완벽하게 임무 수행을 한 걸 보고 꽤나 흡족했대.


나 혹은 메데이나가 잠시 집중이 풀리지만 않았어도 마지막 클라이막스가 벌어질 필요 없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겠지만, 마지막에 어딘가 하나가 어긋나서 추격전이 벌어지는 것도 섀도우런의 전통적인 소재 중 하나니까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다들 괜찮다고 하더라.


사실 나는 슬슬 라라비를 은퇴시키고 다른 데커들과 세대 교체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서 런 신청서에 다른 데커나 테크노맨서가 들어오면 그 쪽을 먼저 뽑으라고 했거든. 그런데 데커들이 K2 GM의 런에 다들 겁을 먹었는지, 아니면 소셜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신청을 안 넣어서 결국 내가 선택되었네. 그래도 매트릭스 안에서 소셜이 자주 등장한 걸 보니까 소셜이 가능한 데커인 라라비가 선택된 게 이해가 가긴 가더라. 그 동안 훈련해온 사기(Con) 스킬을 잘 써먹었으니까.


만약 런의 세부 사항이나 다른 궁금한 게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고. 그럼 다음에 볼 때까지 사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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