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턀에서 원하는 건 룰 테마에 맞춘 서사임

댄디면 판타지 세계에서의 모험과 영웅 신화

크툴루면 무력한 인간이 되어 피할 수 없는 우주적 공포에 맞서, 발버둥치며 예정된 파멸로 다가가는 이야기

이러한 서사 속의 주요 인물이 되어서 능동적으로 서사를 이끌고 끝맺는 데에 즐거움을 느낌

다른 사람들의 캐릭터와 교류하고, 여러 사건을 겪음으로써 그 서사를 완성하는 게 내가 추구하는 trpg고

근데 뜨이따 coc는 서사가 아니라 철저히 인물에 조명을 맞추더라

서사의 일부로 인물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인물이 존재하기 위해 서사를 만들어 냄

이야기와 인물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다른 캐릭터와 교류하는 게 아니라

그냥 멋진 캐릭터랑 꽁냥대는 데에만 의의를 두더란 말이야

그러다보니 이야기가 알맹이가 없고 인물도 정체되는 경우가 많더라고

예시 중 하나가 트위터발 coc 공용 부활 시나리오인데

내용은 그냥 ~하면 죽은 캐릭터가 살아돌아온다 정도지만 난 이걸 보고 경악했음

죽음이라는, 인물 서사의 끝맺음이자 룰에서 전제하고 있는 예정된 파멸이 그렇게 쉽게 번복된다면

그걸 피하기 위한 발버둥이 무슨 의미가 있냐? 그런 건 시나리오도 뭣도 아니라 그냥 꼼수지.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죽었을 때 

그 인물이 왜 그렇게 죽어야만 했고,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신경도 안 쓰고

그냥 살려내달라는 팬이랑 다를 바가 뭐냐고...

아무튼 그 이후론 그쪽 동네는 쳐다도 안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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