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딱이 노출도와 땀을 이유로 2급 주시대상이라 지목한 이 그림을 살펴보자.


보다시피 전투에 어울리지 않는 노출도 높은 의상+그물과 삼지창이라는 특이한 조합으로 무장하고 있다.


과연 어느 알못 씹덕 아티스트가 자신의 리비도에 따라 무작정 꼴리게 그린 캐릭터일까?




우선 삼지창과 그물이라는 특이한 무장을 보자. 온갖 해체주의적 관점으로 재해석된 검을 무기랍시고 들고 다니는 씹덕그림판에서도 특이한 무기군이다.


놀랍게도 역사적으로 이런 무장을 쓰는 직종이 있었다. 단순히 어느 사료에 이런 것도 썼다는 기록 한 줄이 있더라 수준이 아니라 그 직종의 트레이드마크, 아이콘에 가깝다.








바로 로마 검투사들이다.


로마 최고의 인기 스포츠답게 검투사들도 고도로 분화된 직종과 계급 체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개중 '레티아리우스'라 분류된 검투사들은 그물과 삼지창, 마니카라고 불리는 금속 팔보호대의 삼위일체로 유명했다. 이름 레티아리우스 자체도 어부, 그물 던지는 놈이란 뜻이다.




왼쪽이 레티아리우스, 오른쪽이 세쿠토르.


팔보호대 빼면 갑옷은커녕 옷도 거의 입지 않은 레티아리우스는 주로 세쿠토르라 불리는 검투사들을 상대했는데, 세쿠토르는 투구와 팔보호대, 오르크레아라는 정강이받이를 차고 방패와 검을 든 (상대적) 중장병들이었다.


아, 물론 '중장병'인 세쿠토르도 보다시피 가슴 배때지 허벅지는 다 훤히 까고 있었다ㅎ






한편 무장 이외의 복장은 레티아리우스 고유의 것이라기보다 각 검투사 직종의 것이 혼재되어 있다.




볏을 단 헬멧은 카시스 크리스타라 해서 무르밀로나 삼니스 등 중장 검투사들이 사용하던 헬멧에 가깝다. 물론 보다시피 실제 카시스 크리스타는 그릴형이나 판금형 안면보호부를 달아서 저렇게 훤히 뚫려 있지는 않다. 삼지창에 얼굴 뚫리거든.




그리고 왼쪽 다리에만 오크레아라고 불리는 정강이받이를 착용하는 건 마찬가지로 무르밀로, 프로보카토르, 파르물라리우스 등 중장 검투사의 특징이다.



한편 팔토시 형태의 마니카-보단 건틀릿에 가까운 형태지만-는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는 없고, 보통 갈레루스라고 하는 어깨보호구와 일체형으로 이어진 팔보호대를 사용했다. 반박하는 의견 환영함.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보카토르라는 군단병을 모사한 검투사 외에는 가슴을 보호하는 흉갑을 착용하지 않았다. 갑옷만 안 입은 게 아니라 나체로 까는 게 보통이었다.




흉갑이라고 해서 뭐 거창한 것인가 싶지만 맨살이 드러나는 건 똑같다.



즉 이 그림쟁이는 리비도에 따라 무작정 벗긴 게 아니라, 오히려 심의를 준수하여 가슴을 흉갑과 린넨 의복으로 가려주는 자체 검열까지 선보인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 존재하던 직종의 무장과 복식을 참고하여 그려낸,

그리고 고증을 어기면서까지 과한 노출을 오히려 줄여주는 배려심까지 돋보이는


이런 그림을 포트레잇으로 들고 온 플레이어는 특AA급으로서 절을 해서라도 데려오는 것이 옳다고 믿어의심치 않는 바이다.





고대에 여성 검투사가 있긴 했는지 궁금한 탈갤럼은 덧글 남기면 덧글로 썰 풀어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