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트는 플레이에서 작은 것들까지 일일이 룰로 묘사하는 것이 이야기의 개연성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체력이 대단함이면 자동차를 5분간 들 수 있다”와 같이 정의하면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인들을 무시하게 됩니다. 아드레날린을 비롯한 효과들은 사람의 힘을 증폭시키기도 하고 평소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 많은 것들을 모두 계산에 넣었다가는 테이블에서 많은 시간이 소비됩니다. 때로는 이런 점들이 토론거리가 되기도 하며, 그 결과 정작 플레이가 뒷전이 되기도 합니다.
룰에 의한 세부 묘사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양호 (+2)의 재력으로는 금화 200닢 이하의 물건을 살 수 있다고 한다면 긴장과 극적 가능성의 여지를 상당 부분 없앤 것이 됩니다. 룰이 그렇게 되어 있으면, 재력에 관한 문제가 있을 때 모든 것은 비용이 금화 200닢을 넘는가 아닌가에 좌우되게 되며, 장면의 핵심적인 면이 빛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된다/안 된다의 이분법이 되어, 주사위를 굴릴 이유도 그다지 없게 됩니다. 게다가 별로 사실적이지도 않습니다. 사람이 돈을 쓸까 말까를 결정하는 것은 물건의 가격 자체보다, 자기가 지금 그것을 살 형편이 되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룰은 한 가지 문제, 즉 “X라는 수단으로 Y라는 문제를 지금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사의 도구라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기대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 마스터와 플레이어가 사실성과 극적 흥미를 기준으로 해서, 앞서 나온 지침에 따라 그 결과를 설명하고 정당화하면 됩니다. “뇌물 주는 재력 판정에 실패했어요? 어제 술집에서 돈을 많이 써서 없나 보네요. 가만, 허리에 찬 돈주머니는 어쨌어요? 저기 방금 경비병 옆을 잰 걸음으로 스쳐지나간 그 사람 누구죠? 이쪽을 보고 윙크를 하네요! 이 자식이! 이제 어떻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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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 룰북에서 복붙만 했는데 사실상 겁스에 대한 일침.
더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원문에서 단어를 몇개 바꾸긴 했음.
일침이라기보다는 난 너희와 달라! 라는 선언 정도죠. 어느 쪽이 옳다고 할 수 없는 만큼...
연상된 김에 재밌는 거 알려줌. 페이트 코어 리드 디자이너인 레너드 발세라가 스티브 잭슨 게임스 직원임. 라이선스 담당자라서 메일도 적잖이 주고 받았음...
ㄴ 우와...! 몰랐었네요! 겁스를 잘 알기에 페이트 같은 룰도 떠올릴 수 있었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