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팀은 이런 분위기를 원하는가
던전 스타터 치고도 대기록원의 사서들은 분위기, 넓게보면 플레이의 전체 테마를 잡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됨. 문제는 팀원들이 디아블로나 소드마스터 XXX를 생각하고 왔더니 마스터가 이거 꺼내들면 플레이가 성립이 안 됨.


반대로 던전월드 초행길인데 동화 테마나 환상적인데 씁쓸한 분위기 좋아하는 팀이면? 마스터한테 pdf값 n분의1 지불해줄 가치는 충분해. 그러니까 가급적 구인할 때 이거 돌릴거라고 공지해두거나(트위터 CoC에서 독스프 하면 다들 알아듣는거처럼) 팀원들한테 소개글 보여주면서 이거 추라이해보실? 해주자.


2. 첫 세션을 반쯤 끝낸 상태라고 생각하자
던전월드가 무슨 즉석에서 뜯어고치고 이야기 핵심 줄기도 없는 수준으로 아는 사람이 은근 많은데... 첫 세션 지나고 흉조나 국면 같은거 설정한 다음부턴 그정도까진 아님. 던전월드의 좋은 점은 레일을 까는 단계에 플레이어들 의견이 적극 반영되고 + 나중에 플레이어들이 그 레일 밖으로 날라가버려도 이야기가 진행된다는거. 던전 스타터는 그 레일 까는 단계를 빠르게/특정 테마로 진행하게 도와주는 역할이고.

그런데 다른 던전 스타터가 출발하는 데 필요한 부품들을 적당히 담아둔 상태라면, 대기록원의 사서들은 이미 출발해서 레일 위에 오른 상태로 시작함. 그래서 '비어있는 지도를 채워나간다'는 강령은 주로 동화책 세계의 묘사랑, 그걸 보면서 아 여긴 이 동화에 해당하는 것이구나! 라고 파악하는 과정 위주로 적용됨.

왜냐면 던전 스타터가 던져주는 부품들을 대기록원의 사서들에선 누구나 한번쯤 읽어봤을 동화책 내용으로 쓰거든. 그말인즉슨 던전월드 초행길에서 항상 겪는 "내 머릿속 이미지를 묘사하기 힘들어요" 문제를 훨씬 쉽게 해결해줌.


3. 느슨한 던전판타지를 지향하자
개인적으로 대기록원의 사서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게, 던전판타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첫 플레이로 쓰기 좋음. 뉴비들은 RPG하면 메이플스토리부터 떠올리거든. 발더스게이트나 스카이림을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진즉에 여기 자리잡고 있었겠지? 그런데 메이플스토리 속 세계는 "검은 마법사가 메이플 월드를 조지려고 해요"만 정해져 있지, 커닝시티 지하철이랑 3속성 고양이몹이 뛰어노는 하늘정원이 같이 있는 동네임. 정해진 명제에 어느 공간을 가져다 붙여도 이상할 게 없으니까.

조금 더 들어가면, 로스트아크나 검은사막을 생각하고 돌린다? 대기록원의 사서들 말고 다른 걸 찾아보자. 던전판타지라면 당연히 이래야지~ 에 집중하기보단, 동화에서라면 이럴텐데 여기선 어떨까~ 를 상상해야 될 거다. 난 이거 돌릴 때 팀원들이랑 어렸을 때 추억놀음 몇분 하다가 "그래서 이걸 돌리기로 했죠" 하면서 시작했는데, 빠르게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더라.

음 근데 킬뎀올이나 프리페어 투 다이 찍는것도 다들 재미있어하면 상관없겠...지? 아메리칸 맥기의 엘리스였나 생각하고 푹찍하는 잔혹동화 찍어도 뭐... 나름 어울리긴 할거야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