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에 있는 누군가를 저격하려는 의도는 아님. 걍 옛날에 했던 경험담ㅇㅇ 

내가 이 갤에서 '컴퓨터 게임 이벤트 플로우차트 마냥 플레이 상에서 PC들이 할 만한 선택지를 마련해서는 정답과 오답을 내부적으로 결정해 놓고 PC들이 어떤 이유로 그런 의사 결정을 했건 간에 무시하고 정답을 고르면 해피 엔딩, 오답을 고르면 배드 엔딩 띄우는 식의 마스터링' 핵극혐한다는 이야기를 글로건 댓글로건 몇 번 했었어. 그 텔러랑 플레이할 때 느낀 건데... 그 텔러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음.


당시 내가 했던 것도 일종의 변형 WOD였는데, 일단 베이스는 워울프였어. 워울프 아포칼립스의 전제가 뭔지는 다들 알지? 


1)원래 만물의 파괴와 소멸을 담당하는 웜이라는 존재가 위버라는 존재에 의해 미쳤습니다

2)그래서 미친 웜은 '재생을 위한 파괴'라는 자신의 원래 역할을 망각하고는 만물의 창조주이며 워울프의 어머니인 가이아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3)가이아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정령과 인간과 늑대를 3분의 1씩 스까서 워울프를 만들었습니다

4)미친 웜이 뿌리는 타락은 주로 자연 환경의 파괴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워울프는 어머니를 지키는 전사인 동시에 자연의 수호자이기도 합니다

5)근데 예언에 의하면 결국 워울프는 이 전쟁에서 패배할 거랍니다, 하지만 그래도 워울프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장렬히 싸우다 사라져 갈 겁니다


그런데 그 텔러는 자기 취향에 따라서 '절망적인 결과가 뻔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용맹히 싸운다'는 거 하나만 남기고서 카논의 설정을 대부분 무시했음. 그리고 카논과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도 말해주지 않았고. 당시는 나도 다른 플레이어들도 어차피 카논을 빠삭하게 알던 건 아니었기에 별 불만 없었어. 그래도 워울프의 그러한 비장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기에, 얼마 안 되는 파편적인 지식 정도는 당시에도 있었고(크로아탄의 희생, 화이트 하울러의 타락, 현 가루우 네이션의 지배자 실버팽 알브레히트, 알브레히트를 축출하려고 하는 섀도우로드 마그레이브, 최초의 백인 웬디고 에반, 기타 등등).


애초부터 그 텔러는 좀 쌔한 구석이 있긴 했어. 카논과는 어떤 부분이 다른지 명확히 공지하지 않은 것까진 괜찮았어. 그런데 플레이할 때 외에도 메신저나 Mirc에서 자주 이야기를 했었단 말야. 근데 내가 설정에 대해 뭔가 오해한 게 있어도(그리고 나중에 그게 오해였다는 게 밝혀져도) 그 때까지 그 텔러는 '그건 이러이러한 게 아니라 저러저러한 거다'라고 확실히 말해주지 않았음. 그리고, 플레이어로서는 몰라도 캐릭터로서는 극히 당연히 알 만한 것에 대해서도 전혀 알려주지 않다가 플레이 상에서 그걸 불쑥 끄집어 내서는 PC들에게 불리한 상황을 강요했고(그 텔러는 '워울프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싸운다는 게 주제니까 이런 식의 전개가 나와야 한다'고 얼핏 보기엔 그럴싸한 핑계를 댔었고. 씨발 지금 생각해 보면 거기에 낚인 나새끼도 병신이야).


그런데 웹서핑을 하다가 그 텔러가 전에 텔링한 다른 워울프 캠페인 로그를 봤어. 그 로그가 첨부된 게시글에는 그 텔러가 "남들은 우리 플레이보고 정석이 아니라고 하지만 우리는 잘 즐기고 있으니 괜찮다"라고 써놨었음. 근데 막상 그 로그에서 나온 플레이어 둘은 쌩 초보자였거든. 그걸 보고 의심해야 했음. "이 새끼는 '우리는 잘 즐기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지 혼자만 즐기고 있고, 플레이어 두 명한테는 원래 이런 거라고 퉁치고 넘어간 거 아냐?" 라고.



그 때 그런 의심을 했더라도 확인할 수는 없었겠지... 하지만 난 별 생각 없이 넘어갔고.... ....그로부터 1년 뒤, 난 내가 지나치게 아마이했음을 절실히 깨달았다. 썅!!!!!!!!!!!!!!!!!!!!!!!! 뒈져버려!!!!!!!!!!!!!!!!!!!!!!!!!!!!!!!!!!!!!!!!!!11111111 상대가 입 터는 대로 낚인 그 때의 나새끼도 죽여줘 도라에몽!!!!!!!!!!!!!!!!!!!!!!!!!!!!!!!!!!!!!!!!!



그 당시 플레이를, 그리고 엔딩을 떠올려 보자면 그 후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자다가도 쌍욕이 나오니 넘어가고... 아무튼 내 생각으로는, 


1)내가 플레이할 경우, 분위기와 핵심 주제만 잘 살린다면 굳이 카논을 충실히 반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2)남의 플레이의 경우, 로리 백합 뱀파이어를 하건 메이지 학원물을 하건 그 팀 내에서 익스큐즈가 되었다면 제 3자가 그건 정석이니 아니니 끼어들 필요는 없다

3)하지만 변형 WOD를 한다면, 최소한 이게 변형임을, 그리고 '분위기와 핵심 주제' 역시도 오피셜과는 좀 다르다는 걸 명확히 해야 한다

4)텔러의 경우에는 그 사실을 플레이어들에게 확실히 공지해야 하고, 플레이어들도 텔러가 말로는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하면서 사실은 지 좆대로의 변형 WOD를 하며 지 혼자 즐기고 PC들은 자위도구마냥 이용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기 싫거든 카논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다(나는 어설프게 알고 있었던 데다 당시엔 그걸 문제삼지 않는 중대한 실수를 범했다)   

         


나는 변형 WOD도 괜찮다고 생각함. 남이 하는 걸 뭐라 하고 싶지도 않고, 나 역시도 WOD 특유의 어둡고 장려하고 비극적인 분위기는 좋아하지만 디테일한 설정들을 전부 따르는 건 안 내키고. 하지만 적어도 본인들이 변형 WOD를 한다는 자각은 있었으면 좋겠음.